″출범이후, 울산조경 하나됐다″

[인터뷰] 이상칠 (사)한국조경사회 울산시회 회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9-24
한 단체의 출범은 변화를 가져온다. (사)한국조경사회 울산시회의 출범이 울산에 가져온 변화는 매우 크다. 각개전투 하던 울산의 조경인들이 상생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저가수주경쟁이 사라지고, 정보가 공유되며,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이상칠 울산시회 회장의 숨은 노력이 있다. 출범 이전부터 울산 조경인들의 단합을 위해 1년여 간 발 벗고 나섰던 결실이 맺힌 것이다. 특히나 울산에는 조경학과가 없어 타 사회와 달리 학계에 자문을 얻는 것 하나에도 어려움을 겪은 만큼 울산 조경계의 새 바람은 그 의미가 크다.

2014년 12월 1일 출범이후 10개월이 지난 지금, 울산 조경계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 이상칠 회장에게 들어보았다.
이상칠 회장((사)한국조경사회 울산시회)


울산지역 조경은 타 지역과 어떠한 차별성을 갖고 있는가?

울산은 산업도시이자 우리나라 최대 공업도시이다. 소득이 가장 많은 도시이고, 지방자립도 역시 타 광역단체보다는 앞서고 있다. 1,000고지가 넘는 산 네 개가 시를 둘러싸고 있으며 한 면은 바다와 면하는 임해도시다. 산이 있어 사시사철 흐르는 수원이 확보되고 해안을 끼고 있는 입지적인 조건 때문에 공업도시가 들어섰다. 그러나 결국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남겼다.

울산은 조경이 필요한 도시이다. 시에서도 정책적으로 많이 개선하고 있으며, 조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울산 태화강, 완충녹지 등이 그 모범사례이다. 그러나 조경인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

건설경기가 불황이다. 울산지역 조경산업 체감 경기는?

건설경기가 어렵다보니 조경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울산은 혁신도시 개발이 끝났기 때문에 대형공사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유일하게 관에서 발주되는 것들이 있지만 울산대공원, 태화강 등 큰 공사는 마무리 되어 다들 어려운 실정이다. 일감이 있다고 해도 수주단가가 타이트해 이윤창출이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조경인 모두가 같을 거라 생각한다.

울산시회를 창립한 계기가 무엇이며, 현재까지 변동사항은?

지난해 8월, 조경수협회 울산지부 회의에서 울산 조경계 대표단체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이후 서울, 부산, 대구의 조경관련 단체 활동을 벤치마킹 한 뒤 서울본회와 울산시회 창립을 합의했다.

출범당시에 비해 현재 법인체가 62개사에서 66개사로, 회원 수는 220명에서 320명 정도로 늘었다. 이제 울산에서 큰 업체들은 거의 다 가입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역에 조경학과가 없어 울산시회 창립에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울산에는 대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경학과가 없다. 서울이나 대구, 부산 등은 지역에 조경학과가 있어 교수들의 참여가 시회 출범에 큰 힘이 되는데, 울산은 그게 안 되어서 힘들었다. 설립과정에서도 그렇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타 지역 대학에서 늘 도움을 받고 있다. 창립에 있어서도 본회(서울)와 부산을 많이 오가며 도움을 받았다.

조경학과가 개설될 가능성은?

현재로서 학과개설은 어렵다. 울산과학대학에 두어 번 건의를 하기도 했다. 울산의 경우는 조경업체가 100개사가 넘기 때문에 1년에 20~30명 배출되는 졸업생들은 분야 내에서 다 채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교 입장에서는 조경학과를 개설하면 상대적으로 다른 학과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한다. 

울산시 근교의 대학들에게도 건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울산은 인구 100만 도시이고, 조경수요면에서 기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학과가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당장 직원을 구한다고 해도 전부 다 타 지역출신이다. 지역 사람들조차 다른 도시에서 조경 전공을 한 이후 굳이 고향에 돌아와 취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를 선호하기 때문에 직원채용에 어려움이 있다. 지역 내 조경학과의 개설은 시회가 할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계속 건의할 예정이다.

초대 회장으로서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시회 창립 전에는 각자 나름대로 영업활동을 해왔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뭉쳐야 한다. 그리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다고 바로 혜택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5년, 10년을 내다보자. 함께하는 것이 우리 조경인 전체가 살아갈 길이다.
울산에는 조경수협회 울산지회, 울산조경협의회, 울산공단지역 조경협의회 등 작은 모임들이 너무 많아 이를 하나로 모을 수가 없었다. 모으려고 해도 사업으로 생긴 이해관계들이 얽혀서 모으기가 힘들었다. 본인 같은 경우는 다행히 이해관계에 얽혀 있지 않았다. 회사도 외곽에 위치하고, 수주경쟁에 크게 관여하지 않다보니 설득하는 것이 그나마 덜 힘들었다.

같은 지역 안에서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끼리 이해관계를 털어내고 결집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다행히 회원사들이 이해하고 따라와 주어 고맙다.

진통이 있었던 만큼 구성원 간 단결이 잘될 것 같다.

올 봄에 단합대회 겸 체육대회를 열었는데 300명 넘게 모여 성황리에 끝났다. 종일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4시까지 남아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확신을 했다. 회장으로서 보람 있는 일이다.

다들 단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출범이 되다 보니까 이 조직만큼은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9개 분과가 각자의 사업들을 열정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자주 모여 함께 고민하고 조경업계의 활로에 대해 이야기한다.

울산에 활성화된 단체는 조경사회가 있고 조경수협회가 있는데 중복되는 멤버도 많다. 조경수협회에서도 상해를 견학을 다녀왔고, 일본 박람회도 계획 중에 있다. 앞으로도 국내외 견학일정도 많이 잡을 예정이다. 함께 모이는 일이 많아 단합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다.


‘제1회 조경기술인 체육대회’가 6월 5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선암호수공원 내 축구장에서 개최했다.

조경단체를 구성함으로써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전에는 학교 출신 등으로 유대관계가 형성됐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함께 커간다. 이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다.

모일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나누고, 보유하고 있는 수목들을 나눠쓰고, 서로 좋은 관련업체들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본인들만 알고 있으려 했던 정보들이 함께 공유가 되는 것이다. 

수주활동을 하다보면 일반 건설사에 하도급 받는 공사는 업체 간 과열경쟁이 일어난다. 전에는 수주경쟁을 하다보면 저가수주로 서로 힘들어지고, 이윤이 남지 않아도 오기로 수주하기도 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지금은 입찰에 들어간 업체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되, 무리한 저가 수주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본다.

한 달 전쯤 본인의 농장에 만든 펜션에서 단합대회를 했다. 이전 같으면 그렇게 모이지 않았을 텐데 이번에는 다함께 모였다. 서로 서먹서먹하던 것들도 다 사라졌다. 함께 어울리고 터놓고 이야기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 이제 울산시회가 자리를 잡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러한 변화가 생겨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는 모임을 할 때마다 자신감도 생긴다.

이런 변화가 있기까지는 박태영 사무국장의 노력이 크다. 굉장히 능력 있는 분이다. 따로 본인의 회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국장을 맡아서 대구, 부산, 서울과 가교역할을 하면서 헌신했다.

구성원 중 누군가 사업적으로 욕심을 부리면 하나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박태영 사무국장이 먼저 본인의 욕심을 버리고 헌신적으로 하니 회원사들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훗날 그 분이 회장을 맡아서 본인 마인드대로 이끈다면 울산시회는 기대해도 된다. 그런 열정적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우리시회의 행운이다.

박태영 (사)한국조경사회 울산시회 사무국장


체육대회도 열고, 학교가~꿈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그밖에 올해의 사업계획은?

가장 큰 사안은 조경 분리발주이다. 건설협회나 시청에 분리발주를 요구하고 있다. 조경공사는 전문분야인데도 불구하고 토목이나 건축에 포함되어 발주되는 경우가 많다. 행정에서 예산을 정상적으로 잡아도 건설에서 하도급을 받으면 50~60% 받기 때문에 이윤이 창출될 수가 없다.

올봄에도 시장실을 방문하여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설명드렸다. 세부적인 공사도 분리하고, 설계도 처음부터 조경으로 발주해 조경업체에 전문성 있게 맡기는 것을 요구했다. 시에서도 한, 두개 종합건설업체 도와주려다 밑에 작은 업체들이 다 어려워지는 상황에 공감을 하면서 상당히 많은 변화가 왔다.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단체가 설립되고 조직이 뭉쳐져서 할 수 있는 일이다.

향후 울산시회의 사업방향은?

울산은 산업도시인 만큼 모두가 조경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완충녹지’를 통해 공해차단효과를 내고 있어 조경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앞으로 시민‧기업과 함께 조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가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구상하고 있는 중 하나가 ‘시상제도’ 이다. 회사나 아파트 단지 등 조경이 잘 되어 있는 곳을 시와 의논해서 시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시민들의 조경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아름답게 가꾸려 하며, 관련사업도 생길 것이라 내다본다. 이 부분은 시와 조금씩 논의 중에 있다.

또한 회원사의 직원들 교육과 격려 차원에서 선진지 견학도 보내는 방안도 고려중에 있다. 올해 1박2일 일정으로 초청강사를 초빙해 회원사를 대상으로 역량개발을 위한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자재 공동구매도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울산 시내에 소모되는 관목들을 회원사에게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안이다.

단체를 지속하려면 앞으로도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함께 가야 한다. 이런 분위기가 침체되지 않고 이어지기 위해서 어떤 사업을 펼쳐야 하는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조경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경기가 어려운 것은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조경인들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찾아보고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건이 되고 여력이 된다면 조경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도 눈을 돌릴 때가 됐다고 본다.

본인의 경우는 가지고 있는 농장과 수목을 활용해 캠핑사업을 시작했다. 혹시라도 생길지 모를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비이자, 1명의 직원도 이탈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물론 새로운 수입창출도 가능하다고 본다. 강가나 바다만 가던 시민들도 숲속에서의 캠핑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자본이 있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숲이 우거지려면 10년, 20년 세월이 흘러야 하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변화를 갖는 업체들은 꾸준히 성장한다.


이상칠 회장((사)한국조경사회 울산시회)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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