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 6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경관’ - 72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04-24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일본의 봄을 만나다'
오늘은 가쓰라리큐(계리궁)가 오전 9시에 예약이 되어있답니다. 그래서 새벽 5시에 준비를 합니다. 흐리고 비가 온다니 걱정입니다. 아라시야마가 그곳에서 가깝기 때문에 오늘은 교토의 서부지역에서 머물 예정이지요.
오늘의 첫 답사지인 가쓰라리큐에서부터 봄비를 만나 저녁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종일토록 동행하였습니다. 우산을 들고 카메라와 휴대폰을 번갈아 가며 기록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건축가로 보이는 또 다른 2~3명이 저와 비슷한 처지로 보였습니다. 비를 우려 했는데 불편은 따르지만 운치는 있었어요. 봄비에 젖은 정원의 꽃과 신록은 환상적이었답니다. 이런 분위기와의 만남도 예사롭지 않다는 긍정적 생각이 오늘의 발걸음을 보다 가볍게 하였답니다.
계리궁에 올 때 마다 즐겨 찾는 단골 떡집. 아침이라 먹지는 못하고 구입을 하였지요. 전통을 자랑하는 친절한 맛집입니다.
이동중의 마을에 있는 노거수. 목질부가 텅텅 비었네요. 충진재나 외과수술 흔적도 없이 통풍이 되도록 합니다. 일본의 노거수는 지지대 설치가 필수적 보호 조치로 보입니다.
계리궁(가쓰라리큐) 입구에 도착.
입구 주변의 녹지.
정원 외곽의 다양한 울타리. 대나무를 이용한 생울타리도 인상적입니다.
실내 대기실의 조감도
간단한 영상물 상영과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이동합니다. 예약인원 30명입니다.
이동하며 정신없이 기록. 이곳에도 다섯 차례 이상 답사한 경험으로 촬영 포인트를 읽고 움직입니다.
아직은 비가 적게 옵니다. 곳곳에 철쭉이 피어 공간이 훨씬 화사합니다. 이곳도 공간을 분절하는 담장과 중간문이 여러 개 나옵니다.
출입 통제선
중간 기착지. 차와 관련된 기능의 정자에서 많은 설명이 있습니다. 교토는 소철이 윌동할 수 있는 따뜻한 기후입니다.
제주에서는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소철나무
차와 연관된 이곳 정자는 소박하면서도 주변의 정원과 잘 어울리는 멋스런 분위기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며 정원을 감상하는 대표적인 회유식정원입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경관이 변화되는 요술과 같은 산책코스지요. 디딤돌과 오르막 산길, 돌다리도 건너며 산새들과 폭포소리도 듣습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정원요소들이 모두 등장하는 숙성된 정원입니다. 계리궁은 일본의 건축과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교토의 자존심으로 곧잘 표현되는 명소입니다.
차를 마시며 감상하는 정원입니다. 차실에서 바라본 모습.
다실은 사방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창이 넓게 나 있습니다.
숲속의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번에는 흙으로 만들어진 운치있는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또 다른 전망이 좋은 높은 위치에 자리한 다실(다옥). 이곳에서 정원의 다양한 모습들을 감상하며 담소하고 글을 짓거나 책을 읽고 차를 즐깁니다.
철쭉꽃으로 장식된 옛 왕족들의 정원을 거닐어 봅니다.
철쭉이 피고 봄비가 운치를 더해주는 가쓰라리큐는 역시 명품정원입니다.
일본 최고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이곳의 노거수도 지지대에 의존한 채 병원신세를 지지 않고 있네요.
또 다른 다실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건너편 다실이 자연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경관요소가 됩니다.
차실은 경관이 가장 수려한 곳에 위치하지요. 사방으로 큰 창이 있는 게 특징입니다.
한 시간에 걸친 정원 순례가 끝났습니다. 사진도 설명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가쓰라리큐는 일본은 물론, 세계의 명품정원임에 손식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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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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