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기행] 신기자의 호주 탐험기, 시드니편 - 2

수공간이 인상적인 달링하버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6-10-12

역동적으로 흘러가는 물줄기를 따라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더위를 식히려는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1984년 시드니가 위치한 뉴사우스웨일드가 200주년을 맞이하여 조선소가 즐비한 퇴폐한 공간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아이맥스, 쇼핑센터, 박물관 등 관광명소로써 자리매김 했다.


항구를 중심으로 레스토랑과 카페가 즐비해 있어 낮부터 밤까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런 상업 시설들은 자연스레 도시경제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항구의 기능은 현대에 들어 설수록 교통의 수단에서 여가와 상업의 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다. 시드니의 마지막 이야기는 항구도시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풀어가고자 한다.


수변공간이 인상적인 달링하버



시드니 위치도



달링하버 Darling Harbour





달링 하버는 세계 최대 규모 스크린을 자랑하는 아이맥스 극장, 쇼핑센터, 박물관, 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선 관광지이다. 물가를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과 카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은 1984년 전만 해도 발전소와 조선소가 있던 곳이였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건국 200주년을 맞이하여 달링 하버를 대대적으로 보수하게 됐다. 이후 달링하버 건설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 복합체건물들이 조성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워터프론트의 가장 좋은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달링 하버는 조경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추천해줄만 한 장소이기도 하다. 하버를 등지고 마주보는 방향으로 걷다보면 커다란 광장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텀바롱 공원이다. 



텀바롱 공원 Tumbalong Park 










물을 사용한 설계가 인상적인 텀바롱 공원은 분수와 도시하천을 통합한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텀바롱은 '해산물이 발견된 장소'라는 의미의 'Dharug' 발음을 본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텀바롱 공원은 주로 호주의 날 기념 행사 장소로 사용되며, 영화 촬영지로도 사용된바 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형태의 수변 시설을 만나게 된다. 녹슨 강판과 갈색톤의 석자재가 물과의 조화를 만들어내고, 잔잔함과 활력 넘치는 공간이 연이어 나타난다. 수로는 주 보행로를 따라 이어지는데, 시원하게 흘러가는 물소리는 관광지의 성격을 더욱 부각시킨다.










특히나 역동적인 분수를 활용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의 흐름을 따라 늘어선 석자재는 자연스럽게 수변 공간으로 시선을 유도시킨다. 텀바롱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 하천은 우리나라의 청계천을 연상시킨다.


청계천은 10.84km 길이로 2003년 청계천복원사업을 걸쳐 세계적으로 큰 방향을 몰고 왔다. 청계천을 따라 걷다 보면 역동적인 물 흐름부터 생태적 공간까지 다양한 경관을 만나볼 수 있다. 역사적 흐름이나 형태적 측면까지 텀바롱 공원과 공통점이 많은거 같다.


조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물'이다. 물은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키고,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물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내어주기 때문에 잘 발달된 수변공간 일수록 도시의 기능을 극대화해 시킨다.



달링 쿼터 어린이놀이터 Darling Quarter Playground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달링 쿼터 어린이 놀이터는 물을 활용해 이색적인 놀이공간을 형성한다. 어린이들은 신기하게 생긴 놀이시설물에 호기심을 느끼는지 연신 빙글빙글 돌려도 보고 펌프질을 하고 있다. 물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시설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이들의 심리를 이처럼 잘 파악할 수 있을까.


최근 순천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기적의 놀이터가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지형을 활용한 시설물 때문이다. 진짜 흙을 만져보고 언덕을 기어올라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큰 흥미를 불러온다. 이에 더불어 최근에는 다시 자연으로 회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진다.


놀이터는 점차적으로 자연과 접촉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서양에서는 십년 전부터 이런 움직임이 보이는 듯 싶다. 앞서 멜버른 편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이들은 미끄럼틀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를 잘 살려내는 것이 바로 조경의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어른들의 눈높이가 아닌 진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물길이나 바위와 언덕을 배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어린이 놀이터의 이용자는 결국 어린이들이지 않은가.



중국 우호 정원 Chinese Garden of Friendship







호주 시드니 달링하버 남쪽 끝에 위치한 중국 우호 정원은 중국 명나라의 전통 양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시드니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 광저우 시가 시드니 200주년을 기념하고 중국과 호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1988년 완공된 정원이다. 


내부는 호수, 폭포, 탑, 정자 등으로 꾸며져 있다. 서양식 정원과 다른 점은 화단이나 잔디밭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산, 폭포, 호수, 숲 등이 풍경을 재현한다.


정원은 동양의 음과 양, 수금목토화(물·금속·나무·흙·불) 5원소를 바탕으로 중국인 조경가에 의해 설계됐다. 조화와 균형의 엄격한 규칙에 의해 지어진 이 정원은 도시에 있다는 것을 잊게 만든다.






4백만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만난 고대 중국 양식은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곳곳에 놓인 중국식 건축물에서 바라본 풍경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설계자의 의도를 따라 방문객들의 시선은 움직인다. 연못 주변에는 연꽃과 수양 버드나무가 늘어서 있고, 중국정원의 상징인 태호석이 배치해 있다.


중국 정원 역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연못이다. 모든 동선은 결국 연못으로 향한다. 항구도시인 시드니의 수변공간은 대체로 역동적인 반면, 동양식 정원인 중국 정원은 정적이고 고요하다. 상반된 분위기 때문인지 입구에 들어선 순간부터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정원은 바닥 포장부터 붉은 건축물까지 중국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 동선을 따라 걷다보니 문뜻 고층 빌딩들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서양과 동양의 공존이자 현대와 전통의 조화가 공간 안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시드니는 항구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한 대도시이다. 사람들의 유입이 많은 만큼 여가와 휴식을 위한 조경 공간들이 많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워터프론트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례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수변공간들이 최근들어 조성된 만큼 현대적 느낌 또한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여건이 된다면 페리를 타고 인근 도시로 이동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페리를 타고 멀어져가는 도시를 보다보면 살아 있는 도시가 무엇인지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은 퀸즐랜드 주에 위치한 골드코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ssinkija@naver.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