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세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38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7-23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독일&북유럽편,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세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5박 6일을 머물며 인접한 오덴세로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들을 추억하며 안데르센의 고향을 찾았답니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열차로 1시간 반에서 2시간(보통과 특급의 차이)정도 소요되네요.

주로 채소와 밀밭 등 농경지가 끝없이 펼쳐지는 한적한 전원지역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하기야 지금까지는 매일같이 하루 8-12시간 도보에 의한 답사가 이루어졌지요. 그러니 오늘은 안데르센 덕분에 특별 휴가를 받은 날입니다. 특히 유럽에서의 열차는 모두 1등칸으로 예약되어, 음료와 간식이 제공되네요. 너무 편하게 첫 반공일을 즐겨봅니다.







1등실 분위기와 차창가의 밀밭.



인천대교 비슷한 바다를 지납니다. 바다에 설치된 풍력 발전시설도 특이하네요.



오덴세에 도착하여 답사코스를 점검.



중앙역을 나오자 마주한 대형조각. 무슨 의미일까요? 궁금하네요.



광장에 식재된 등나무. 곳곳이 공원이고 숲인데...



역전 광장을 가득 메운 자전거.









역에서 나와 길을 건너면 잔디광장과 거목들로 이루어진 왕의 공원입니다. 이름값을 기대했는데 특별함이 없이 다소 썰렁하네요. 장소성이나 역사적 의미를 모르니, 우선 시각적 판단에 의존하게 되지요.









공원에서 가까이 보행자 Mall이 연결됩니다. 환경조각이 골목의 분위기와 운치를 더해주네요. 인구 17만 정도의 작은 도시라 복잡하지 않고 정감이 갑니다. 이러한 장소에 유아들을 위한 놀이공간도 특이하지요.



어린이들의 놀이시설로 활용되는 환경조각. 놀이터보다 더 인기가 있네요.















13C 건설된 고딕양식의 성 크누트 교회 주변.







아동 문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되는 안데르센(1805-1875)의 동상. 오덴세에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비록 가난했지만,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던 고향입니다. 그의 이름을 딴 공원이 생기고 동상이 세워진 것이지요.



안데르센의 엄마가 빨래하던 개울엔 동화 마을처럼 작은 배(조형물)가 떠 있습니다.













안데르센 공원은 그의 동상 외에 특별함이 없어 보입니다. 주민들을 위한 근린공원 같이 느껴지네요.







공원은 작은 개울 사이에 있는 섬이 중심 공간입니다. 양측으로 잇는 작은 다리가 기교 없이 편안하고 옛 스럽게 보입니다.











공원 규모는 작지만 접근이 좋고 잘 가꾸어져 있네요.



공원에서 반갑게 마주한 주유소(카페).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지요. 하루 3-4만보를 작동하게 되는 원동력의 비밀은 양질의 곡차랍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카메라와 또 한손엔 가득 찬 잔을 들어봅니다. 오늘이 15일째, 앞으로 일정이 14일 남았군요. 파이팅!!

이 카페에서 특별한 만남이 있었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이곳으로 입양되어 양부모와 함께 나들이 나온 건장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변호사라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이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찡 하네요. 젊은이도 우리를 반가워하며 따뜻한 관심을 보이네요. 국내에서 준비해간 장고 모양의 액세서리를 선물했지요. 보잘 것 없는 소품이지만, 애틋하게 집착하는 모습과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젊은이의 앞날에 부디 행운과 건승이 있길...



코펜하겐 시내 중심에 있는 공원에 마련된 안데르센 기념상. 그는 15세 때 배우의 꿈을 안고 무일푼 홀로 코펜하겐으로 진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초의 꿈은 사라지고 어려움을 겪다가, 이곳에서 평생의 후견인을 만나게 되지요. 이후 1870년경까지 인어공주를 비롯하여 미운 오리새끼, 성냥팔이 소녀,  벌거숭이 임금님, 그림 없는 그림책, 빨간 구두 등 불멸의 130여 작품을 남겼지요. 그의 작품은 상식적 생각을 초월한 환상의 세계를 꿈꾸거나, 보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것은 유년기 시절 오덴세에서의 풍요로운 자연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줄에 묶은 공을 엄마와 아들이 서로 받아치며 신나게 놀이하네요.







공원과 교회로 통하는 계단 그리고 카페.











안데르센 공원을 끼고 흐르는 개울 주변은 울창한 숲과 공원입니다.











물길을 따라 멋지고 상쾌한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주변의 집들도 동화마을을 연상케 하네요.













불과 몇 백 미터 하류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습니다. 울창한 숲으로 뻗은 물길이 매력적이네요. 여유롭게 걷고도 싶고, 유람선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예쁘고 작은 보트들이 그림같이 오갑니다.





선착장 주변은 많은 이용객들이지만 모두가 한가로워 보입니다. 숲과 평화로운 개울 그리고 호수의 덕분이겠지요.





유람선에 몸을 싣기로 결정. 오늘은 반공일(오전에만 근무하는)이 된 셈이네요.











2㎞ 남짓한 거리를 천천히 다녀오는 코스가 너무 한가롭고 좋았습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도 많네요. 우리는 이제 걷을 수 있는 길 만들기에 눈을 뜬 형편인데... 선진도시들은 도심 속 차 없는 보행 Mall이나 숲속 트레킹 코스를 이미 조성하여 숙성된 문화를 향유하고 있지요. 실로 부럽답니다.





1시간가량의 꿀맛 같은 유람을 마쳤습니다. 대부분 노인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 단위의 나들이랍니다. 의외로 아기들이 많네요.







한가롭고 여유로운 모습들이지요. 일상이 쫓기지 않고 가족이나 자연과 더불어 많은 시간을 갖습니다. 이네들의 조상들은 수백 년 동안의 뺏고 빼앗기는 목숨 건 쟁탈의 아픈 과거를 갖고 있지요.



물가에서 만난 책 읽는 노인. 깊은 생각과 맑은 영혼을 지녔던 안데르센의 후예같이 느껴집니다.











여유롭고 운치 있는 강변을 산책. 안데르센을 느끼게 하는 흔적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됩니다.







공원을 거쳐 시내로 복귀. 작은 도시의 골목길도 소담스럽네요.







오전에 본 조형물.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의 놀이시설로 관심을 끄네요. 어린이들의 행태나 눈높이를 가늠할 수 있는 환경 심리를 고민하게 합니다.



차 없는 도심거리. 독일이나 덴마크의 도심에서는 차가 불편할 정도로 제약이 많지요. 어딜가나 자전거가 온통 지배합니다. 온종일 다녀도 시야에서 자전거가 잠시도 벗어나질 않지요. 심지어 열차나 트램, 버스에서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성숙된 녹색교통을 눈으로 보고 체험하며 기록하는 게 이번 답사의 큰 줄기이지요.







특이하고 예쁜 건축물이나 운치 있고 정감 나는 골목길을 만나도 ‘안데르센’과 연관 지어 생각하게 됩니다.



안데르센의 초상화.







안데르센의 행적을 살필 수 있는 박물관은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지역의 명소랍니다. 한 사람의 유명세가 고향은 물론, 코펜하겐과 덴마크를 알리고 홍보하며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지요. 문화의 힘은 결코 일시적이지 않으며, 강렬하고 지속가능함을 어렴풋이나마 읽을 수 있답니다. 



유년기를 보냈던 그의 생가 방문을 끝으로, 덴마크 중부 퓐(Funen)주의 주도인 오덴세 답사를 마무리합니다.

독일북부 지방과 북유럽 답사 계획서

주제 : 세계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기간 : 2017. 6. 28~7. 27(28박 30일)

2017년 7월 14일 금요일 (당일코스)
코펜하겐→오덴세

09:07-11:01

dep. Koebenhavn H 7번홈 / arr. Odense st.

09:34-11:16

dep. Koebenhavn H 7번홈 / arr. Odense st.


17:54-19:28

dep. Odense st. / arr. Kobenhavn H

18:20-19:57

dep. Odense st. / arr. Kobenhavn H

18:54-20:28

dep. Odense st. / arr. Kobenhavn H


*오덴세 관광
중앙역에서 시내까지는 도보로 이동 한다. 역 앞에 있는 왕립공원(Kongens Have)을 지나면 나오는 시청사에서 관광을 시작하면 된다. 도시 규모는 작지만 관광지가 오밀조밀 모여 있어 걸어서 돌아보는데 무리가 없다. 오덴세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시청사를 기준으로 주요 볼거리인 안데르센 박물관과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집. 성 크누트교회가 걸어서 10~15분 거리에 모여 있다.

*시청사(Radhus)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 이탈리안 고딕 양식으로 1880년 허울트Herholdt와 렌도르트Lendort, 두 건축가에 의해 설계 되었다. 1937년 건축가 헬베그 뮐러에 의해 확장되었고, 이후 1942년 붕괴된 정문 위쪽 탑의 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성 크누트 교회(St. Knuds Kirke)
오덴세를 대표하는 교회. 고딕양식의 교회로 시청사 바로 옆에 있다. 덴마크 왕 크누트 르 생의 이름에서 교회의 이름을 땄다. 1086년 7월 10일 오덴세에서 암살당한 성 크누트 왕과 그의 형제 브누아를 포함한 17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안데르센 박물관(H.C Andersens Hus)
안데르센의 일생을 조명하다. 구둣방 주인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던 소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전 세계에서 출간된 그의 도서와 삽화와 사진 등 다양한 자료확보.

*안데르센의 유년 시절 집(H.C Andersens Bamdomshjem)
가난했던 유년기의 생활을 볼 수 있는 장소. 그는 이곳에서 2~14세까지 살았다. 그의 자서전에 서술된 집 그대로. 아버지가 작업하던 구두 수선 도구들과 안데르센이 사용하던 침대가 전시돼 있다. 당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마치 그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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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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