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명호 환경부 생태서비스진흥과 과장

‘생태계서비스의 주류화’가 생태계서비스진흥과의 궁극적 목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8-09

올해 3월, 환경부에 ‘생태서비스진흥과’가 신설됐다. 생태서비스진흥과는 생태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각종 생태복원사업들 수행하는 부서이다. 또한 8월 17일 국내에 발효되는 나고야의정서의 이행체계를 수립하는 등 생물자원 확보에 대한 업무도 맡고 있다.


진명호 생태서비스진흥과 과장을 만나 생태계서비스와 주요 사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진명호 환경부 생태서비스진흥과 과장



과장님께서 걸어오신 길이 궁금하다.


2002년도 기술고시에 합격해 2003년 말에 환경부에 왔다. 환경직렬이고, 대학 전공은 정밀화학이다. 화학공학과 환경은 상반된 의미로 인식되고 있는데, 화공은 화학약품을 합성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반면, 환경은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오폐수 등의 부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미에서 현세대에 이어 미래세대까지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했고,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환경직 공무원이 되었다.


환경부의 화학물질안전과에 첫 발을 들여놓고, 화학제품안전에 관한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06~2008년도까지 자연자원과에 근무했다. 당시 대국대과로 조직개편을 했었기에 생태과와 공원과를 합한 과였다. 자연자원과에서 2년 반 동안 근무하며 수행했던 생물자원보존 종합대책, 야생동식물 관련 업무 등이 현재 생태서비스진흥과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후 환경산업업무를 했었다. 오염물질 처리기술, 대기정화기술, 폐기물로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 등 환경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을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업무였다. 생태서비스진흥과의 환경복원기술이나 생물자원기술, 유전자원기술 등과도 관련이 있다.



생태서비스진흥과가 올해 신설됐다. 과의 이름이 된 ‘생태계서비스’의 개념이 궁금하다.


생태계서비스는 자연으로부터 인간이 얻는 혜택을 의미한다. 종류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한다. ‘공급서비스’는 자연이 주는 직접적인 산물들을 일컫는다. 약재나 농작물, 생물자원에서 유전자원을 추출해 이용하는 것들이다. ‘조절서비스’는 자연의 공기, 토양, 수질정화능력, 기후, 재배, 질병조절 능력 등 환경적 기능에 대한 서비스이다. 산림의 탄소저장용량을 산출하여, 배출권거래제도나 국제적 탄소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로 환산이 가능하다. 물 저장능력도 마찬가지로 조절서비스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 ‘문화서비스’는 자연에서 얻어오는 비물질적인 편익을 포함하는 미적, 정신적, 심리적 편익으로 생태관광 등이 있다. 경제적으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기에 주로 사용하는 것이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등이 있다. ‘지원서비스’는 생태계 유지 자체를 자연적 가치로 보는 것이다.


생태계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생물다양성협약(CBD)의 과학적 자문을 위해 2012년 설립된 정부 간 연구협의체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평가영역에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에서는 지식 및 데이터 기술전담반(TSU)을 운영, 평가의 지표개발이나 기술적 지원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영향평가나 관련 정책수립,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제도,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등 우리나라도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사업을 산발적으로 해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생태계서비스를 전략적․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3월 12일 생태서비스진흥과가 신설된 것이다.



부서의 주된 업무와 직원 현황은?


나고야의정서와 관련한 이행․지원체계 구축과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에 대한 사항, 생태계서비스전략 수립 등 생물주권 확보 및 활용기반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생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생태관광,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생태놀이터, 도시소생태계 조성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자연보전이용시설 설치, 환경지킴이 등 일자리 창출, 국가생태탐방로, 자연환경해설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생태서비스진흥과는 과장인 저를 포함해 총 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주력하는 사업 및 예산은?


주요 사업으로는 ‘생태계서비스 국가전략’ 작성이 있다. 환경부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5년마다 생물다양성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전략 안에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내용이 개념적으로 표현돼 있다. 이에 따라 생태계서비스평가 방법과 정책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담은 ‘생태계서비스 국가전략’을 새롭게 작성하고 있으며, 이를 ‘생물다양성전략’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생태계서비스 국가전략은 생태계서비스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을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가, 그리고 평가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정책에 반영을 할 것인가, 정책의 의사결정도구로서 어떻게 활용을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전략에 따른 법적인 작업들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생태계서비스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예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기획재정부에서 시행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들 수 있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B/C분석(비용/편익분석)이다. 그러나 비용부분에 경제적 가치만 반영될 뿐 ‘생태적 가치’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생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생태적 가치가 평가된다면 하나의 잣대로서 활용이 될 수 있고, 생태적 가치에 따라 개발사업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우리 과에서는 생태자연도에 근거해 해당 지역의 생태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지역평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올해 국가전략이 수립되면 내년에는 평가체계를 가지고 시행할 방침이다. 지금은 출발단계이지만 앞으로는 생태계서비스평가가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태계서비스가 모든 국민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혀 국가 주도로 정책을 시행하지 않더라도 국민 스스로가 생태계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서비스의 주류화’가 저희 과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사업적으로는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생태놀이터, 도시소생태계 조성사업 등 생태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자연생태체험관, 생태교육관 등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설치 지원비용 400억을 포함해 약 1,000억 정도가 투입된다.





8월 17일 국내에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된다. 나고야의정서의 내용과 국내발효 후 변화양상이 궁금하다.


1993년 발효된 대표적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에서 제시한 3대 목표 ‘생물자원의 보전’, ‘지속가능한 이용’, ‘유전자원의 이용’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Sharing, ABS)가 나고야의정서의 내용으로,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BD COP10)에서 채택됐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가가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에 사전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유전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한 이익은 양 국가간 합의된 계약조건에 따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2014년부터 국제적으로 발효됐다. 이익 공유 비율은 정해져있지 않고 각국의 계약에 따라 달라지며 통상적으로 1~5% 정도 공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올해 8월 17일 98번째로 나고야의정서 당사국이 된다. 이로써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생물자원을 가지고 갈 때는 우리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계약에 따라서 발생하는 이익은 공유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외국에서 우리 생물자원을 이용해도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


당사국이 되면 이행법을 만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8월 17일에 「유전자원 접근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동시에 발효된다.


전 세계 생물종은 1,400만 종 정도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는 약 10만종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조사 발굴한 종은 4만7천3종이며, 이 종에 대해서는 우리가 주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4만7천3종이 모두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국가에도 같이 살고 있는 자생종이다. 그 중 2,500여 종은 우리나라에서만 살고 있는 ‘고유종’이며 이 종들에 한해서는 배타적 주권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연간 약 20억이 투입되는 ‘자생생물조사․발굴사업’을 통해 새로운 종을 발굴하고 있다. 찾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물종을 연구하고, 분류하고, 연구한 기록을 책자로 만들어 국제적으로 공포하게 되면 우리 종이 되는 것이다. 혹 누군가가 몰래 우리 생물종을 사용했다가 나중에 밝혀진다면, 우리 종이라고 공포했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ABS를 적용시킬 수 있다.


사업에서 가장 좋은 성과는 신종을 발굴하는 것이다. 신종은 전 세계적으로 단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종을 말한다. 그 다음이 고유종과 미기록종을 찾아내는 일이다. 


발굴뿐만이 아니라 해당 종에서 유용성분을 찾아내는 작업을 같이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생물 유용성분 연구를 각자의 연구소에서 수행하지만, 연구소가 없고 R&D 비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국립생물자원관에서 하는 작업들이 도움이 된다. 한 생물에서 유용성분이 밝혀지면 중소기업에서는 추가적인 연구에 투자를 하고 제품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해외생물자원조사’라고 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유전자원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생물자원 부국과 정부간, 기업간 관계를 맺고 생물을 가져와 연구하고 국내 기업들에게 제공한다. 이 사업은 호혜적 사업으로 가져온 표본 중 한 두 개 정도는 그 나라에 돌려주거나 도감을 만들어서 주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 및 조경분야가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의 생물학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생물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스피린의 경우도 버드나무에서 추출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발견이었다. 아직까지도 독일의 국가적 수익이 되고 있다. 타미플루 또한 중국에 살고 있는 팔각회향나무에서 추출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10만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추정되는데 이중 매우 유용한 성분을 찾아 의약분야나 미용분야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나고야의정서 국내 발효를 앞두고 ‘생물산업 육성·지원방안’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생물산업이 4차 산업의 핵심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생태서비스진흥과가 새롭게 신설됐다. 올해 주력 업무인 ‘생태계서비스 국가전략’을 성공적으로 수립하고,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는 것을 대비해서 국내 생물산업이 4차산업의 핵심산업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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