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환경도시로 변신하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 - 2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46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8-24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독일&북유럽편,

환경도시로 변신하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 - 2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다시 찾은 베를린은 실로 새롭기만 하네요. 몇몇 유적과 역사의 흔적들만 아련하게 기억될 뿐 모든 게 새로울 따름입니다. 주변이 획기적으로 정비됨으로써 기존의 공간들이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답니다. 그래서 신비스럽게 베일을 벗기는 재미를 느끼게 되지요.



도심의 녹지가 여유롭네요. 의자와 조각이 배치되고 적절하게 위요되어 잠시 머물며 쉬었다 가기에 좋답니다.





고층빌딩 숲속에 자리한 또 다른 숲이지요. 하나하나가 기능적이고 불편함 없이 잘 정비되고 가꾸어져 있습니다. 도시의 오아시스로 손색이 없네요.





도심 건축군 사이에 채워진 녹지 때문에 도시가 삭막하지 않고 보다 여유롭고 윤택해 보이네요. 한 그루의 반엽종(황색의 무늬 잎 수종)이 평범한 녹색공간에 활력소가 되어줍니다.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입니다. 구멍가게 수준의 작은 마트에서도 취급하지요. 그래서 누구나 손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답니다.



도시의 주요 명소와 거점을 순회하는 관광객을 위한 버스. 독일은 물론, 유럽 대부분의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이지요. 교통 흐름이 원활하고 공기질이 좋으며, 일정 수준의 도시경관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지요. 서울시에서도 얼마 전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속적이고 정상적으로 운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아름다운 광장이네요. 도시 공간도 열림과 닫힘, 수직적 요소와 수평적 요소, 인공적인 요소와 자연성, 이용 밀도의 강약 등 상반된  요소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멋지고 정감 있게 느껴지지요.





도시 분위기가 중세의 모습 같지요. 여유로운 그늘쉼터가 잘 어우러집니다. 갈 길이 바쁜 목마른 이방인을 유혹하네요. 역시 이번 답사에서 새삼스럽게 깨닫고 확인한 것은 ‘맥주의 맛은 흘린 땀에 비례한다’는 사실이랍니다.







중세풍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이 고풍스럽고 여유롭네요. 이러한 분위기가 이 도시의 정체성이요 경쟁력이 아닐까요.





딱딱한 도시 광장에 식재된 녹음수. 단풍나무과 수종입니다. 자연은 어떠한 물리적 환경과도 조화를 이루지요.





한 블록을 지나니 다시 현대적 분위기로 바뀌네요. 시공을 초월하는 느낌입니다. 현대적 건축물에 적용되는 녹색화장술은 심심찮게 인기를 끄네요. 요란스럽고 현란한 분위기보다는 차분하고 반갑게 다가옵니다.









거리의 모습이 다양하네요. 담장을 겸한 빌딩의 외벽이며, 휴게시설과 자전거 대여소가 눈길을 끕니다.



깜찍한 자동차가 또 다른 호객용 상품이랍니다. 애교스럽고 좋네요.



홀로코스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묘석을 연상시키는 크고 작은 육면체 콘크리트 기념물 2,711기가 정연하게 배치되어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시인하고 반성하는 곳이지요. 지하에는 정보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있을 수 없고, 잊을 수 없는 암울했던 과거의 사실들을 숨김없이 전시하고 있답니다. 위안부 만행에 대한 일본의 태도가 겹쳐집니다. 아픈 역사의 교훈이 새겨진 값진 장소이기에 많은 이방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네요.





잠시 역사의 뒤안길에 젖어 숙연해진 마음을 추스르고 떠나는 행선지는 포츠담 광장이랍니다. 가는 길목의 울타리 사이로 훔쳐 본 모습들이지요.





모든 게 새롭네요. 옛날의 기억이 전혀 없답니다.



역시 투시형 펜스 사이로 훔쳐 본 모습이지요. 경관의 수집 경위가 사실이라면 이것도 장물(불법으로 거래된)에 해당되는지 궁금하네요.



도시녹지의 경사면에 식재된 포도나무 시렁.



보관대와 모델자전거.



지하철 역.



포츠담 광장입니다. 이곳에 대한 기억이라곤 세련된 분위기의 Sony센터와 몇 점의 콘크리트 장벽이 전부이지요.

















동서독이 대치했던 분단의 현장입니다. 이곳에 한국의 통일을 염원하는 기념물이 자리합니다. 다름 아닌 한국의 정자이지요.

‘통일정자’로 불리는 이 조형물은 독일 통일 25주년이 되던 2015년 건립되었다지요. 그 해가 마침 광복 70주년이라니 그 의미가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외국의 도시에서 한국적인 무언가를 만나면 무척 벅차고 반갑지요. 그러나 그런 경우가 퍽 드물답니다. 이웃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세계 곳곳의 명소에 자국을 상징하는 축조물이나 전통정원을 맵시 있게 조성하여, 국가와 민족의 홍보를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아쉽다 못해 답답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지요. 그래서 이곳의 정자가 더욱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진답니다.

‘통일정자’는 창덕궁의 상량정(폭 3m에 높이 6m 육각형)을 재현하였는데, 강원도 화천의 한옥학교에서 가공하여 현지 제작하였다고 하네요. 부지는 분단과 통일을 먼저 경험한 베를린시로 부터 제공받아 예산 4억 원으로 완성하였답니다.

원래 이곳은 건축물 건립이 불가능한 장소라, 정자를 3예품으로 승화시켰다니 참 지혜롭네요. 모든 부품과 자재는 국내서 가공한 후, 2015년 광복절에 평택항을 출발하여 베를린 인근 함부르크항으로 운송되었다고 합니다. 장소와 의미도 좋고, 정자의 단청과 조형미도 수려하고 빼어나 너무 감동적이었답니다. 아픈 분단의 역사가 슬기롭게 단절되길 기원해봅니다.















포츠담광장(Potsdamer Platz)은 한때 유럽에서도 가장 번화했던 베를린의 중심지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교통신호등이 설치된 곳이랍니다. 한국의 ‘통일정자’가 위치한 이곳 주변은 지금도 매력적인 초현대적 도시경관을 자랑하지요. 주로 쇼핑센터와 카지노, 호텔, 오피스, 소니센터 등이 자리합니다.









둔덕의 경사지가 노출되었네요. 토양 심부에 안정용 와이어가 보이네요. 그냥 성토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독일답게 내실 있고 철저하네요.


토양의 안정을 위하여 잔디가 피복된 표토 아래에 설치된 기초시설입니다.





과거 독일 분단의 상징물이 된 콘크리트 옹벽체 구조물. 통일정과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초현대적 도심 공간에도 어울리는 자전거. 포츠담광장 주변입니다.







분위기가 생소하지 않고 반갑네요. 15년 전 모습을 발견한 곳이 소니센터입니다.

















소니센터 입구 주변의 모습은 전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자전거 보관대, 바닥포장, 시설물의 색상까지 모두 기억이 생생하네요.

포츠담 광장변에 입지한 7개의 건물군으로 이뤄진 소니센터. 이곳에는 쇼핑몰과 극장 국제회의장 호텔 영화박물관 문화공간과 오피스 기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베를린의 명소입니다. 일본 소니사의 투자로 4년간의 공사 끝에 2000년 완공되었습니다.

건물 사이에 삼각형 모양의 광장을 덮은 막구조 형상을 연상시키는 돔이 천창처럼 느껴집니다. 이는 후지산을 상징한답니다. 이 건물은 2008년 매각되었는데 독일과 미국 합작회사가 인수했다네요. 무엇이든 영원하지는 않은가봅니다.







볼라드와 자작나무도 옛날 그대로입니다.





시설과 공간을 다시 만나니 정겹고 반갑네요.











그립고 반가운 기분에 많은 시간을 바깥의 자작나무들과 함께했네요.











반겨주는 미루나무 가로수길을 지나 천창(돔) 아래로 들어왔답니다.



천창으로 보이는 돔이지요. 지금도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하물며 그때는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답니다.















경영 주체가 바뀐 지금은 보다 상업화된 인상이네요. 돔 아래 실내공간의 밀도도 매우 높아진 느낌입니다.





다시 만난 모습에 왠지 집착하게 되네요. 번잡하게 변해버린 실내를 빠져나와 주변을 서성거리며 잠시 옛 생각에 젖어본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다른기사 보기
lafent@naver.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