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 6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61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10-24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61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독일&북유럽편,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 6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2017년 7월 13일. 이번 답사도 이미 중반을 지났네요. 독일에서도 이곳 덴마크에서도 날씨가 좋아 하루도 휴식을 못한 채 강행군은 이어집니다. 가끔씩 군대시절 훈련에서 힘차게 외치던 구호가 떠오릅니다. ‘훈련에서 땀 흘리고, 전투에서 피 아끼자’

답사의 결과는 땀과 발품(걸음)의 양에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땀에 젖고 발품을 많이 팔아 몸이 지쳐야 머리가 맑아지고 컨디션 살아나는 특이한 체질이랍니다. 오늘도 코펜하겐은 아침부터 화창하네요. 특히 습도가 낮아 답사하기에 퍽 좋은 상쾌한 날씨랍니다.





인어공주를 만나고 바닷가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첨탑 교회가 나타나지요. 영국 성공회 소속의 성 알반스(St. Albans) 교회입니다.







‘계피온 분수’입니다. 코펜하겐 전설속의 ‘성 아반스’ 여신이 자신의 아들 넷을 황소로 변신시켜 땅을 일구는 역동적인 모습이지요. 이 조각 작품은 덴마크 조각가 Anders Bundgard에 의해 1908년 제작되었답니다.

주요 관광지로 통하는 연결 동선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지요. 4마리의 황소가 끄는 힘찬 모습의 계피온 조각상은 오스트리아에서도 인상 깊게 감상하고 기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기서 원조를 만나니 더욱 반갑네요.



인공적으로 조성된 별 모양의 카스텔레(Kastellet) 성채입니다. 17C 건설되어 제2차 세계대전까지 방어진지로 활용되었답니다.







성벽을 따라 둘러진 해자를 건너 성문으로 들어갑니다. 평화롭기만 느껴지는 이곳도 지난 세기까지 치열한 전투 현장이었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숲이 울창한 도시공원으로 변신하여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차지네요.

















성에 오르니 주변은 큰 나무들이 마치 오래된 공원을 방불케 합니다. 한편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수려하고 바람도 시원하네요. 온통 숲이요 잔디와 물(해자)이 시야를 가득 채워줍니다. 매력이 넘치는 환경이지요. 성을 따라 걷지만 면적이 넓어 별 모양의 요새는 느낄 수가 없답니다. 그저 시민공원으로만 인식되지요. 그러나 거대한 토성(둔덕)으로 위요된 중심부의 평지에는 아직도 많은 건물들과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네요.





요새를 신명나게 한 바퀴 돌고 시가지로 이동합니다. 시내에서도 풍성한 녹지와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정원을 쉽게 만날 수 있답니다.



요새에서 내려와 철길 육교를 건너 시가지를 무심코 걷습니다. 이 때 숲이 있는 예쁜 정원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답니다. 계획에도 없는 생각지도 않은 예쁜 정원이라 다소 긴장된 기분으로 들어갔지요. 안내 사인은 있지만 글(지식)도 짧고 눈도 침침한 처지라...

매력적이고 화사하게 잘 가꾸어진 이곳은 도심 속 주거지 한 가운데 자리한 묘지공원입니다. 공원이기 보다 정원에 훨씬 가까운 분위기네요.















주변은 낮은 공동주택가로 보입니다. 웬만한 공원이나 식물원에서 보다 더 다양한 꽃과 수목들을 관찰할 수 있네요. 관리 수준도 주택정원 못지않답니다. 산책 나온 시민들도 보이네요. 매우 다양한 모습의 묘비들이 조각공원을 연상시킵니다. 혐오시설과는 거리가 멀지요. 조용하고 편안한 식물원 같은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쉼터랍니다.



















꽃향기와 새소리에 이끌려 곳곳을 살펴봅니다. 어제의 테마파크에서는 꽃이 만개한 정원과 카페가 혼합되어 잘 어울렸는데, 오늘은 조각과 꽃으로 장식된 정원속의 묘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다가서네요. 동서양 묘지 문화의 차이가 읽혀집니다.



















도심에 위치한 묘지정원의 정적인 분위기는 의외로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정교하게 손질된 생울타리를 이용하여 영역의 사생활을 지켜주고 있음이 인상적입니다. 격자형의 정연한 땅 가름이지만, 다양한 식물들을 활용하여 보다 자연스런 정원으로 가꾸어 놓았네요.



묘지공원을 나오니 곧바로 자연이 풍성한 숲이 눈에 띄었답니다. 복개되지 않고 보존된 소하천을 따라 조성된 근린공원 같네요. 이 도시는 곳곳에 크고 작은 녹지와 공원이 존재하고 있답니다.













도시로 흐르는 소하천변의 녹지를 보존하여 가꾼 공원이라 주변지역 보다 다소 낮은 습지대입니다. 때로는 유수지 기능도 가능할 듯 싶네요. 맑고 푸른 숲속의 호수에서 백조 부부가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이 더욱 여유롭게 보입니다.



모처럼 한가롭게 백조 가족들의 나들이를 지켜봅니다. 철저하게 아이들(병아리)을 부부 사이에 두고 경계를 늦추지 않네요. 오래전 일본 홋카이도 근교의 구시로 습지에서 목격한 황새의 습성과 너무 닮았답니다.









수변 산책로를 따라 이동합니다. 물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걷습니다. 놀이시설과 시가지가 나타나네요. 수변의 산책로가 너무 조용하고 한적하여 도시를 벗어난 교외 같습니다.





곧바로 도착한 곳이 공원 미술관이네요. 도시공원과 녹지가 이어지고 미술관과 박물관이 연속해서 등장합니다.















공원미술관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시장이 정갈하고 깔끔하네요. 무료 개방인데도 친절한 도우미가 상주합니다.



공원미술관.















미술관이나 박물관 나들이에도 자전거가 이동수단이지요.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의 입구광장.



자연사박물관의 실내 전시관은 시간이 여의치 않아 포기하고 식물원지역으로 입장합니다.





기획전이 한창이네요.

















식물원은 덴마크 자연사박물관에 소속되어 있으며 규모는 10ha. 연구와 교육의 장소이자 시민들의 나들이 공간으로 인기가 높단다. 이곳 식물원은 1870년 조성되었답니다.

한편, 1874년 건립된 대형 온실은 Carlsberg 맥주회사의 재정 지원으로 영국의 크리스털 팰리스를 모델로 설계되었다고 전합니다.



























도시의 중심부에 식물원이 존재한다는 게 부럽습니다.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20여개의 온실과 다양한 주제원까지 알찬 내용으로 가꾸어져 있습니다.

마침 버드나무과 수종의 열매가 성숙하여 하얀 눈이 내린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열매 털실에 대한 민원 때문에 수양버들이나 갯버들이 뭇매를 맡고 매도되며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실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도시 가로수의 수난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공익적 역할과 가치는 무시된 채, 사사로운 이해관계 때문에 매도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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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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