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몽에 드리워진 낚싯대, 김영준 작가의 ‘사색의 끈’

‘2018 쇼몽 국제가든페스티벌’ 24일 개막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8-04-26

ⓒ김영준

‘2018 쇼몽 국제가든페스티벌’의 지난 24일 막이 올랐다. ‘사색의 정원’을 주제로 한 27개의 정원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하루동안 시인이 된다.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 김영준 작가(게이트준 대표)의 정원 ‘사색의 끈(A string of Thoughts)’은 낚싯대를 형상화한 정원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조선시대(1392~1897) 유배제도에서 착안한 ‘사색의 끈’은 제약된 공간 안에서 길고 지루한 참회의 시간을 보내는 유배자들의 낚시하는 모습에서 착안했다. 이들의 낚시는 ‘세월’과 ‘생각’을 잡는 행위로, ‘세월을 낚는’ 행위이다. 드리워진 낚시줄은 유배지의 수면 아래를 탐색하지만 유배자의 마음속은 ‘사색의 끈’을 통해 속박된 공간을 벗어나 시공을 초월한다.

속박된 공간에서 한껏 휘어진 낚시대는 자유에 대한 갈망을, 바깥세상에 당겨진 낚시줄은 수많은 생각의 갈래를 표현한다. 유배지에서 바깥세상을 향해 뻗은 낚싯대는 단절된 공간에서의 ‘사색’의 확장성과 간절함을 담고 있다.

문학가나 사상가들은 유배지에 독특한 문화적 자취, 문학과 철학적 결과들을 남겼다. 이를 ‘유배문학’이라 일컫는다.

정원은 대상지를 제약된 공간의 유배지와 바깥세상으로 구분하고 있다. 공간을 구분 짓는 열주와 가벽은 심적 단절을 의미한다. 유배지를 의미하는 자갈공간 한쪽 구석의 색다른 정원은 구속된 곳에서 이루어낸 문학적 결실을 표현하고 있다.

이밖에도 쇼몽 국제가든페스티벌에 출품된 작품들은 조경가뿐만 아니라 건축가, 인류학자, 그래픽 디자이너, 지리학자, 캐비닛 제작자, 사진가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참여해 저마다의 개성으로 정원을 표현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프랑스는 물론이고, 한국, 독일,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에서 출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이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은 11월 4일까지 프랑스 쇼몽성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김영준 작가의 ‘사색의 끈’은 대우건설과 나노템코리아에서 후원했으며, 이를 공동주택 휴게공간에 맞게 재해석해 김포 풍무 2차 푸르지오에 작가정원으로 조성 중에 있다.


정원의 입구는 심플한 형태의 가벽으로 막혀있어 정원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김영준


ⓒ김영준

ⓒ김영준

ⓒ김영준

ⓒ김영준

ⓒ김영준

ⓒ김영준

ⓒ김영준


프랑스 작업자들과 김영준 작가(가장 오른쪽) ⓒ김영준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jj870904@nate.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