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발자취를 찾다

라펜트l기사입력2018-08-07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00


스페인 편 - 3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발자취를 찾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20C 미켈란젤로’, ‘천재 건축가, 조각가, 예술가’로 평가받는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Gaudi(1852-1926). 그가 남긴 주옥같이 빛나는 작품들은 신이 내린 능력의 결과가 아니라, 처절한 노력이 빚어낸 결정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가우디는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예술가로 기존 양식이나 관렴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독창적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매사에 임했답니다. 그가 남긴 작품은 카사비센스, 구엘저택과 별장, 카사바트요, 카사밀라와 구엘공원과 그리고 아직도 건설 중인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생애 최고의 걸작 성가족 성당 등이 바르셀로나를 수놓고 있지요.

필자는 이 도시에서 일주일을 머물게 됩니다. 가우디가 남긴 많은 공간들을 욕심내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아쉽네요. 그래서 우선적으로 구엘공원과 성가족 성당, 그리고 카사바트요와 가까이 있는 카사밀라를 답사하기로 하였답니다.









세 식구는 지하철로 이동하여 15분을 도보로 이동하는 코스를 선택하였답니다. 정원 입구 매표소 도착시각이 10시. 예약을 하지 못했으니 14시 표가 있네요. 4시간을 어떻게 지내나 고심을 하게 됩니다. 16년 전 표를 샀는지 조차 생각이 없네요. 시간상 다시 시내로 들어오기도 여의치 않아 공원 외곽을 산책하며 운동을 하기로 결심. 유료 입장되는 공원의 외곽으로 돌며 산책에 나섭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날씨는 쾌청하네요. 땀이 연방 쏟아집니다. 그러나 이곳은 그늘이 많아 대피하기가 좋습니다. 하루 3만보 걷기가 목표인데, 오늘은 무난하리라...













우선 유료화된 공원구역의 펜스를 따라 주변을 살피며 한 바퀴를 돌았네요. 담장과 가우디 특유의 시설물을 보는 순간 옛날 기억들이 아주 생생하게 돌아왔답니다. 제가 답사하고 기록할 시설과 공간은 오히려 무료인 바깥쪽에 더 많이 흩어져 있네요. 결코 4시간이 길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갑자기 마음이 바빠집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필자에겐 더위와 땀은 큰 장애가 되지 않지요.









나중에 입장할 정문 주변입니다. 내부에도 보수공사가 한창이네요.














계단과 경사로를 따라 숲속으로 이동합니다. 곳곳에서 가우디의 느낌과 냄새가 풍긴답니다. 구엘공원은 가우디의 후원자이자 파트너였던 구엘백작이 도시의 번잡함과 소음을 벗어나고자 가우디에게 영국풍의 조용한 전원주택 단지를 가우디에게 의뢰하게 됩니다.

1900-1914년까지 공사가 진행되었으나, 이후 자금난과 구엘의 사망으로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가우디는 중앙광장과 도로, 경비실과 관리실만 마무리하게 됩니다. 훗날 구엘의 가족들이 바르셀로나 시당국에 기증하면서 지금의 공원으로 탄생한 것이지요. 당초 건축물 계획은 60여 채였으나, 고작 3개만 완성되었습니다. 14년간 구릉지 정원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가우디가 계획하고 실천한 생태적 접근은 시사하는 바가 실로 크고 중요합니다. 가우디는 자연미를 살린 단지 조성을 위하여 통상적인 도로건설 방식을 버렸습니다. 산을 절개하고 계곡을 메우는 대신, 자연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하여 등고선을 따라 도로를 내고, 계곡부는 다리를 놓는 방식을 선택하였지요.

















구릉지 요소요소에 배치된 가우디 특유의 조형요소들이 보물들이네요. 아이디어는 물론,  설계와 시공 모두가 돋보입니다.





바깥 정원의 능선 끝자락에 위치한 돌탑과 그곳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무더위에도 정원사들의 손길은 바쁘네요.











계곡부는 다리를 놓아 도로를 연결하였다. 교량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아치형 화분 난간이 고상하고 이채롭네요.







예약 이후 4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등산을 겸한 구릉지 답사도 좋았습니다. 예약을 했는데도 줄을 서서 들어갑니다. 평일에도 수많은 관람객이 구엘정원을 찾네요.






유료 구역은 면적이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 때문에 사진촬영이 쉽지 않지요. 특히 주 통로인 중앙 계단은 그늘도 없어 느긋하게 찬스를 기다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유럽의 여름 직사광 위력은 대단하지요.







어렵게 중앙계단 주변의 명물을 기록하게 되었네요. 16년 전에는 무척 한산했었다는 기억뿐입니다.


이곳이 구엘정원의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 공간이라 생각되는데, 사람들은 많이 오질 않네요. 정원수와 야생화로 가꾸어진 비탈면입니다. 안내판의 형태와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원에는 여름 꽃이 한창이네요. 정원의 출입문은 4곳인데, 두 곳은 개인, 두 곳은 단체 관람객이 이용한답니다.









출입문 마다 분위기가 다르네요.















당초 계획했던 생태주거촌이 무산되고 3개의 건축물만 완성되었습니다. 옥상이 중앙광장으로 불리는 이 건물이 가장 넓고 큰 건물이랍니다. 옥상 가장자리를 따라 둘러진 모자이크 타일로 마감된 벤치가 가장 인기를 누립니다. 이는 옥상의 안전 난간 기능을 겸하고 있지요. 대단한 발상입니다. 역시 창의적이고 유연한 생각으로 가득한 가우디답네요. 지금은 옥상 정비공사가 한창이라 무더위와 함께 다소 어수선합니다.





옥상광장 건물의 천정화입니다. 화려한 모습의 모자이크 문양이 압도하네요. 이 건물은 당초 주거촌의 시장 기능으로 설계되었고, 옥상에서는 파밀리아 성당과 바다가 조망되도록 설계되었답니다. 이 단지의 당초 테마가 지상낙원 이었다지요. 완성된 3개의 건물은 수위실과 관리실, 시장입니다. 모두가 부대시설에 해당되지요. 시공되지 못하고 무산된 건물들이 아쉽기만 합니다. 과연 단지가 완성되었다면 그 섬세함과 화려함 그리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현대적 개념의 생태 주거단지 조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우디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하여 이 주택에서 20년간 살았답니다. 소나무 숲속에 위치하며 별도의 입장료를 받네요. 저는 주택 외관만 감상하였습니다.






장식벽에도 이미지가 들어있네요.











무려 6시간을 구엘공원에서 머물렀네요. 지난번 1-2시간에 비하여 많은 배려를 하였습니다. 그래도 아쉬워 책도 구입하였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평지를 걷다가 약간의 고개를 올라야 정원이 나오는데, 옥외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네요.









카사바트요Casa Batllo는 사업가 바트요의 요청으로 1904-1906년 기존 건축물을 재건축 했답니다. 연분홍 색상이 마치 여인의 핑크빛 드레스를 연상시킨다고 하네요.







실내는 유료입장입니다. 저가 추구하는 분야와 거리가 있고, 시간과 경제가 여유가 없네요. 이곳에서 30분 정도를 서성이다, 곧바로 가까이 위치한 카사밀라로 떠납니다.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다 발견한 특이한 재료와 형상의 조형물.










카사밀라Casa Mila 1906-1912 시공. 카사바트요의 명성으로 가우디의 인기가 상승하며 의뢰받은 건물이랍니다. 스페인의 북동부 지역인 카탈루냐의 성지 몬세라트 산을 모티브로 디자인 되어 건축선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 현재 은행소유이며 주로 주거공간이라네요. 건물 앞거리의 가로등이 가우디가 건축학교 재학시절에 설계한 처녀작품이랍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Sagrda Familia는 가우디 최후의 걸작이자 바르셀로나의 상징이다. 1882년 착공당시는 네오고딕양식을 추구하였단다. 이후 가우디가 맡으면서 무데하르 양식과 초현실주의 양식으로 변경되었답니다. 주로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가우디는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요소들을 대거 도입합니다. 옥수수 모양을 한 4개의 탑은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마스코트 중 하나라네요.









지금도 초고층 타워 크레인이 작업 중이고,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네요. 미리 입장권을 예약하지 않으면 곤란하답니다. 저는 원래부터 외부만 살피기로 계획하였습니다. 더운 날씨에 야전군사령부 연병장을 연상케 합니다.











성당이 워낙 높아 가까운 곳에서는 사진이 잡히지 않습니다. 주변에 작은 호수가 있는 소공원이 있지요. 주로 이곳에서 성당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답니다. 운이 좋으면 호수에 투영된  황홀하고 매력적인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지요. 소공원 한 켠에서는 이곳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게이트볼 경기가 한창입니다. 밀려 오가는 관광객 무리와는 극과 극의 분위기네요.

건설공사 분위기는 16년 전이나 다름없는데, 공사 진척은 표가 나지 않습니다. 기부금과 입장료 수입만으로 공사가 진행되며, 준공은 가우디 사후 100년에 즈음한 2026-2030 쯤으로 예상한답니다.

근대 건축의 거장 르꼬르뷔제가 유일하게 천재라고 극찬했다는 가우디! 바르셀로나에서 그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손길로 빚어진 구엘정원을 비롯하여 몇몇 주요 건축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가진 것은 의미 있는 큰 수확이라 생각됩니다.

필자의 모교이자 25년째 몸담고 있는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4층 옥상에는 작은 정원이 하나 있지요. 그 이름이 ‘구걸정원’이랍니다. 구걸정원은 가우디의 구엘공원과 결코 무관하지 않지요. 저가 16년 전 구엘정원을 다녀온 직후, 그 분위기를 일부 모방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옥상정원을 꾸미게 하였답니다. 일부 아이디어는 가우디에게서 빌려오고, 모든 소요 자재와 경비는 선배들의 찬조와 구걸로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원의 명칭을 ‘구걸정원’이라 명명하게 되었지요. 지금까지 구걸정원은 재학생들로 부터 변함없이 사랑받고 활용되지요. 한편, 졸업생들 사이에서는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명소로 통한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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