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정원도시가 왜 필요한가?

정원도시포럼, ‘2021 정원도시 컨퍼런스’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21-01-21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정원도시에 대한 가치와 비전을 밝히고 이에 관한 담론을 주도하는 정원도시포럼(위원장 조경진)이 ‘2021 정원도시 컨퍼런스(Garden City Conference)’를 18일(월)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컨퍼런스는 유튜브채널 ‘정원도시포럼’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년간 12번에 걸쳐 논의된 정원도시 주요 이슈에 관한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1부는 ‘왜 정원도시인가’를 주제로 꾸려졌다.

조경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정원도시로의 초대’ 발제에서 “질병 위기, 기후위기, 경제 위기는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 위기의 시대에 숲, 공원, 정원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지구적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프라에서 라이프스타일까지 그린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정원도시’가 요구되는 시점임을 짚었다.

정원은 예술과 자연을 결합한 고도의 문화이며, 자연을 동거하는 인문정신의 표현이다. 정원의 가치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땅을 돌보며 경작하는 것에 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상실되는 현실감을 지켜주고, 감각성과 물질성이 살아있게 한다. 포럼은 이 모든 가치를 도시로 확산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지역적 여건, 실현가능성, 2050년 탄소중립의 시대정신을 반영해 도시 전체가 생태미학적 정원이 되는 정신을 구현하는 정원도시 선언을 공표했다. 메타콘셉트로서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고 이를 겸허하게 관리하는 ‘생태도시’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예술로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스마트 예술도시’ ▲인간성 회복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인문도시’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김인호 신구대학교 교수는 ‘정원도시와 시대적 담론’에서 “정원도시는 시대의 산물”이라며 정원도시가 담아야 할 작금의 담론들에 대해 짚었다.

▲생태계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생태문명’ ▲모든 사람이 차별없이 도시가 제공해야할 기회들에 생산적이고 긍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포용도시’ ▲물건이나 공간, 서비스를 빌리고 나눠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기반의 사회경제 모델인 ‘공유경제’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경제시스템 ‘생태순환경제’ ▲도시재 재해재난의 충격 이후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안정을 통해 원래의 기능을 복원하는 ‘회복탄력성’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지역화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등의 담론을 정원도시가 갖출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은실 추계예술대학교 교수는 ‘뉴노멀 시대의 문화도시 담론’을 통해 “토양과 환경, 자원의 변화, 기술발전, 이념의 변화, 인구변동과 산업의 변화 등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점이 우리 앞에 놓여있으며, 뉴노멀을 준비하며 도시담론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정원문화도시는 생명존중과 자연성 회복의 시대가치를 반영해 포용사회, 생태문화환경조성, 스마트한 가치경제를 지향하는 인간중심의 도시라”라고 말했다.

우선 ‘포용사회’는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시민의 문화권을 위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가 필요해짐에 따라 합치의 뉴거버넌스의 실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다양성을 위한 관용, 개방성, 생태문화환경, 양극화 해소, 인권존중 등 ‘문화생태환경’을 조성해야 함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가치경제로의 전환, ESG 경영, RE100, 신재생에너지 등 ‘4차산업혁명과 스마트 창조도시’도 요구된다.

2부에서는 ‘어떻게 정원도시가 되는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안이영노 안녕소사이어티 대표는 ‘정원도시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도시를 정원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공유’와 ‘공정’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관의 보전’ 차원에서 보존과 활용 양 차원의 시민활동이 필요하며, 미래세대 유산전수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녹지의 활용도 효과적인 이용고 효율적 운영 양면에서 시민이 주도해야 하며, 공정 생태경영의 실험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유도하고, 공유재 경영으로 시민들이 연대해 공동체의 공유경제 실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속가능한 정원도시를 위해서는 ‘보전활용’과 ‘적정조경’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전통유산의 보전과 활용, 자연경관의 보전과 활용, 보전-활용-회복의 3등분 관리로 지속가능한 유지와 발전, 적정한 조경 개념의 도입으로 적소조성 최소개발을 해야 한다.

특히 시민들은 시민 펀딩, 정원 본드 등 창의적 실험이나 기타 기업활동이 가치와 시민활동의 연결방식 등을 추구하는 등 실패를 허용하는 실험에 도전하고, 기업은 기업간 콜라보, 시민일자리를 만드는 공정 프랜차이즈, 산업체간 건강한 카르텔 구성 등 기술과 산업과 시장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작은 경제로 생태와 소비가 이어지고, 생산과 생활을 이어진다면 정원도시는 자기충족적이고 자급자족을 지향하는 생태적 순환경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 원장은 ‘숲과 정원도시의 연계’에서 “숲을 삶에 담는 것이 정원으로 이어졌다”고 말하며 “그동안 도시는 산림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했지만 이제는 숲이 가장 필요한 게 도시가 됐다. 도시의 문제를 숲과 정원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숲속의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것이 정책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하는 정원으로는 ‘숲정원’을 꼽았다. 숲정원은 숲을 비워냄으로써 햇볕이 숲의 바닥까지 닿아 매토종자를 깨워내는 정원이다. 비워내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은 다른 곳에 활용된다. 또한 곤충의 서식이 가능한 ‘폴리네이터가든’도 들었는데, 이 개념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종들이 함께 사는 재생으로서의 정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자연의 소비가 아닌 자연을 통한 도시의 안전과 생명력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기존 방치된 야산들을 주목해 비워내고, 보태주고, 연결하고, 고유의 경관과 도시, 역사적 문화적 공간을 연결한다면 큰 생태축이 돼서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윤 숨 아카데미 앤 프로젝트 대표는 ‘정원도시의 공공미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술은 항상 맨 끝자락에 넣는 콘텐츠로 생각되지만 60년대에는 건축, 예술, 도시가 같이 묻어져서 함께 논의가 돼야 한다는 새로운 지평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서양에는 초기단계부터 예술이 참여한 사례들이 많다. 그 예술이 시민이 참여하는 공공예술이라면 시민으로 하여금 도시에 보다 애착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원과 공공미술의 사례로는 미디어 아트 가든과 자연 속 공공미술, 자연을 품은 미술관 등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이규인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정원도시의 개념과 목표가 구체적이고 분명하다면 시민들에게도 쉽게 이해될 것이다. 선언에는 많은 도시 개념들이 중첩돼있지만 정원도시마다 특색이 있도록 몇 가지를 융합해 새로운 도시를 제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인호 교수는 “정원도시라는 명확한 개념과 목표, 실체에 대한 논의는 이제 시작이다. 변모, 진화시켜야 할 것이다. 솔라시도가 정원도시의 레퍼런스가 되길 바라며, 기존 도시도 정원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할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조경진 서울대학교 교수, 김인호 신구대학교 교수, 박은실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안이영노 안녕소사이어티 대표,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 원장, 이지윤 숨 아카데미 앤 프로젝트 대표, 이제승 서울대학교 교수, 이병철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전무, 정욱주 서울대학교 교수

3부에서는 ‘스마트 정원도시’를 주제로 전라남도 해남에 개발중인 스마트 정원도시 ‘솔라시도’를 소개하고 정원도시에 대해 살펴봤다.

솔라시도는 2003년 국민의 정부 ‘J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참여정부 ‘S프로젝트’로 추진됐으나 다양한 부침에 부딪혔다. 이후 향토기업의 참여로 일어난 서남해안 대표적 프로젝트이다. 대규모 염해농지 활용한 청정에너지의 보고로, 50만평 부지에 태양광 100메가와트, 전기저장시설 ESS 300메가와트 등 국내 최대 규모 친환경 태양광 발전소이다. 

도시의 70만 평 규모에 정원 4곳 조성하고 정원 한가운데 골프장이 자리하고 있다. 정원도시는 도시전체를 정원화하겠다는 포부로,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리고 거점정원과 정원은 녹지와 숲으로 연결한다. 도로와 정원 자체를 통합한 ‘정원가도’ 도로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로, 미래형 주거단지, 친환경 에너지로 구동되는 공유교통체계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한다. 도시의 환경과 시민 안전, 편리함을 추구한다. 로봇배달, 드론택배, 5G 통신, ai, 빅데이터를 통한 원격진료 노마트워킹 도시다. 대기오염관리시스템도 구축된다. 태양광 발전을 기반으로 탄소제로도리, RE100 전용단지로 발전해나가겠다는 포부다. 

이제승 서울대학교 교수는 ‘스마트정원도시의 경제적 지속가능성’ 발제에서 “스마트 정원도시는 기술자체보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서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할 것인가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도시가 갖추어야 할 특성, KPI 목표치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운영을 위한 기술로서만이 아닌 산업으로의 생태계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산업화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위해 우선 탄소제로 에너지 자립이 필요하다. 제로에너지 인증을 받은 건물이 다양한 용도의 건물에서 생겨나고 있지만 도시단위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노력은 더욱 필요하다. 스마트 그리드나 에너지 모니터링 같은 것이 활발히 발달하고 있다.

또한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술혁신, 기업유치, 창업을 통한 그린칼라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저탄소 녹색성장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친환경적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산업 기반 구축을 통해서도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다.

이 교수는 “지자체는 유지관리를 어려워한다. 서비스를 구축하는데까지는 예산이 수반되지만 유지관리는 자체 유지관리예산을 찾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의 힘으로 세금을 투여해 지속성을 가질 것인가, 산업생태계를 만들어서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에너지, 전기, 수도가 공공성을 띠고 있으니 이에 대한 확보도 필요하지만 민간에서 청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열어주고 자생적인 산업생태계가 나오도록 하는 계획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병철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전무는 ‘정원도시 솔라시도의 전체 컨셉’, 정욱주 서울대학교 교수는 ‘정원도시 솔라시도 구현방법’에 대해 발제했다.

솔라시도 정원도시는 격자형 방식으로 건물에 고립된 정원이 아닌 전체 도시를 유기체로 보고 모든 것들이 연결된 도시, 소통과 순환을 가장 중요한 콘셉트로 두고 있다.

핵심 생태축은 3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기에 수변생태축을 중심으로 잔존녹지와 도로변의 선형녹지축에 의해 9개의 거점녹지가 연결된다. 9개의 거점녹지는 ‘구성구경(九星九景)’이라는 9개의 정원을 중심으로 정원기반 자족형 로컬택트 생활권을 형성한다.

정원도시로서의 솔라시도 지향점을 ▲경관이 자원이 되는 도시 ▲오픈스페이스망 기반의 도시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로 잡았다.

경관과 오픈스페이스망은 기존 경관을 오픈스페이스 체계의 주요 축으로 설정하고 결합해 그 축의 확장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계된 도시구조의 망을 구축한다. 그리고 도시구조와 긴밀하게 연계되는 오픈스페이스 체계를 계획한다. 군도, 수로, 섬과 구릉, 도로, 구성정원, 도시진입공간 등을 결합해 그린인프라, 관광자원, 에너지자원, 농업자원으로 가꾸고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공원녹지체계도 도시 내 크고 작은 정원과 오픈스페이스, 오픈스페이스 간의 녹지 연결성과 보행 연속성을 확보하는 선형의 공원녹지공간을 포함한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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