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수상 레저활동의 거점, Toronto Island Park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2-01-28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68


캐나다 동부편 - 28

수상 레저활동의 거점, 토론토 Island Park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공원은 울창한 숲과 정성스럽고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같은 정적인 공간만으로는 만족할 수는 없나 봅니다.

이곳은 바다처럼 광활하지만 호수라 파도가 잔잔하고 위험요소가 적어 의외로 다양하고 많은 수상활동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섬 공원은 자연스러운 지형이라 여러 형상의 만(lagoon 등)이 발달하여 있고, 주변에는 소규모 섬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을 배경으로 요트가 무리 지어 멋진 풍광을 자아냅니다.

예술가에 의해 연출된 작품처럼 멋집니다. 시설이용은 관심도 적고 경제적 여유도 없어 못 하지만, 시각적 효과만으로 만족스럽지요.













섬 공원은 많은 이용객이 들어오지만, 도시 소음도 느낄 수 없고 공기도 맑고 조용하며 한적하기만 합니다. 

단체로 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팀을 구성하여 물가에서 고기를 잡고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공원에서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매우 다양한 주제공간과 시설들을 만날 수 있고, 자연과 인공의 조화로운 모습도 살필 수 있지요.

숲을 배경으로 물 위에 도열하고 있는 밝은 색상의 요트들의 모습이 환경조형물 못지않은 경관적 효과가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원이 온통 요트계류장 같네요. 이곳은 겨울이 춥고 길어서 수상에서의 활동이 제한적이라 생각되는데, 생각보다 많은 요트들이네요. 

지중해 연안도시를 비롯하여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시드니, 두바이 등 많은 해양도시를 살펴보았지만, 이곳만큼 주변이 아름답고 조화로운 곳은 경험하지 못한 것 같네요.

쾌적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에 매료되어 한적한 수변에서 한참을 머물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순간으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장소랍니다. 이곳을 지중해와 같은 바다로 착각하게 되어 물의 맛을 확인해 보았네요.











숲속 공원을 걷다가 주변을 조망하는 답사가 즐겁네요. 도심 거리를 답사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정원처럼 정교하고 맵시있게 관리된 공원지역과 때 묻지 않은 자연상태를 유지한 곳을 오가며 주변을 살피게 됩니다. 호수 건너 도심의 고층빌딩들이 연출하는 스카이라인이 멋진 배경이 되어주지요. 이렇게 훌륭한 무대를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훗날 다시 토론토를 찾게 된다면 이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인간의 손길이 느슨한 천연림 지역에도 최소한의 오솔길이 연결되어 있고, 곳곳에 안내도와 쉼터가 있어 현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요.

한편, 숲에서 조금만 나오면 자전거코스와 레스토랑을 만나게 됩니다. 한적한 야생의 분위기 속에 오아시스와 같은 쉼터가 있어 더욱 이색적이고 반갑네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쉬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도보로 움직이는 사람은 많지 않네요. 외곽으로의 이동은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이곳의 울창한 숲속의 길은 제주도 한라산의 ‘사려니숲길’을 연상시키네요. 제가 즐겨찾는 제주 사려니숲길은 지구촌 최고의 명품코스랍니다.











섬의 동남측입니다. 수평선이 보이는 트인 공간이라 꼭 바다같지요. 물놀이와 함께 모래밭에서 주로 일광욕을 즐긴답니다.

자작나무가 자생하고 있네요. 이곳의 위도를 짐작하게 됩니다. 겨울은 주변이 온통 빙판과 설원으로 바뀐다지요.











섬의 동쪽 끝에서 방파제가 설치된 남쪽 호안을 따라 이동하면 조망광장이 나옵니다. 확 트인 수평선이 압권이지요. 이곳이 호수라는 게 실감 나지 않습니다. 바람도 적고 태풍이 없는 곳으로 보이네요. 파도가 느껴지지 않고, 수면과 지면의 높이 차이가 매우 적습니다.









고운 자태를 뽐내는 야생화도 만나고, 숲속의 음습한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속새도 꽤 넓은 면적에 군락을 이루고 있네요.

실유카(실란)가 만개한 꽃밭 한 켠에는 소박하고 작은 문고(책장)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주변의 공원이나 숲속 산책로에도 이러한 시설이 흔히 목격되지요. 아직 형식적이고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많지만, 점점 생활 속 독서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그 역할이 기대됩니다.













청정한 숲속의 저택에 머물며 요트를 즐기는 이곳 부유층의 생활상을 상상해봅니다.

주택들의 규모나 디자인,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정원이 예사롭지 않네요. 이런 것이 자본주의의 강점이기도 하고, 모순으로 지적되기도 하겠습니다.

하루종일 공원에 갇혀 지내는 오늘 이 순간이 생애 가장 즐겁고 행복한 날이라 생각됩니다.

답사를 위한 외국 나들이가 이제 저의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지 오래지요. 오직 전공과 연관한 테마기행이라 사치스러운 여행과는 다르답니다. 그래도 혹자는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와 가족의 일상을 지켜본 사람들은 매우 긍정적이랍니다.

평생을 승용차도 없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골프도 전혀 못 치며, 백화점이나 명품을 모르고 지낸답니다. 그러나 꽤 오랜 기간 집착해 온 찻잔이나 차와 관련된 수집과 생활은 이어지고 있답니다. 이미 용치산방과 아파트에 비축하여 숙성되고 있는 것이 앞으로 30~50년은 이용이 가능한 분량으로 추산됩니다.











저택들이 있는 숲속 가까이 또 다른 명소가 숨어있네요.

산새 소리와 풀내음으로 가득한 자연 속의 카페랍니다.

클래식 음악과 맛깔스러운 차향이 어우러진 분위기는 어떠한 수단으로도 표현하지 못함이 실로 아쉬울 따름입니다. 오랜 세월이 빚어낸 숙성된 환경이지요.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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