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미지 스케이프

조경학 교수가 포착한 ‘지금, 여기’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2-04-04
주신하 저│ 발행일 2022년 3월 31일190*240
272쪽│ 정가 22,000│출판사 한숲

대학에서 조경을 가르치는 저자가 꼬박 5년 동안 매월 한 컷씩 조경 전문 잡지에 연재한 60컷의 사진과 그에 대한 심상을 엮은 에세이가 발간됐다.

그의 이미지는 ‘일상, 시간, 이미지, 상상, 장소’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대별된다. ‘익숙한 주변 풍경, 시간과 계절의 변화, 카메라로 표현한 시각적인 시도, 사진을 통한 엉뚱한 상상, 딱 그 장소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저자는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이다. 그는 책에서 일상을 돌아보는 새로운 방식과 사진 촬영 노하우 그리고 이미지에 담아낸 엉뚱한 상상, 특정한 장소에만 볼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일상’에서는 우리 가까이에 있지만 너무 익숙해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담았다. 익숙한 상황이나 경관에 대한 색다른 관점도 신선하고, 특정 소재나 경관에 대한 저자의 전문 지식도 유익하다. 일상적인 것을 예사롭게 지나지않고 낯설게 봄으로써 그 의미를 흘리지 않는 저자의 안목을 엿볼 수 있다.

‘시간’에서는 계절 변화와 날씨처럼 짧지만 인상적인 결정적 순간을 다뤘다. 특히 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붙은 벚꽃잎처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봄날의 찰나를 포착한 저자의 섬세한 감각은 ‘시간에 내포된 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풍경을 변화시키는 것은 시간이다. 그리고 풍경은 빛과 색에 따라 미세하게 변하며 고정됨이 없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일상에서 저자가 포착한 이미지는 시간과 장소를 대변하는 찰나의 순간이다.

‘이미지’에서는 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사진을 다룬다. 사진의 구도, 사진을 찍는 노하우와 전문 용어를 슬며시 알려주면서 저자는 늘 자신이 아마추어임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알면서 모른체 하기, 계몽된 무지의 상태는 바로 전문성을 넘은 아마추어리즘이다. 작고 특이한 피사체부터 크고 넓은 경관에 이르기까지 카메라로 맛볼 수 있는 광범위한 스펙트럼과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 

‘상상’에서는 뷰파인더를 통해 대상의 이면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를 저자 특유의 재치로 재가공한 경험을 풀어냈다. 피사체와의 우연한 조우를 기록한 저자의 실험과 시도는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보이는 것만이 사실이 아니며, 사실이 곧 진실은 아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그는 이렇게 이면을 살피고 행간에 주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장소’에서는 조경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저자가 특별히 마음에 저장한 곳들을 소개한다. 왜 그 장소 혹은 장면 혹은 풍경을 마음에 담고 있을까? 누구나 공간 속에서 살며 장소를 추억한다. 장소는 체험을 통해 의미가 부여된다. 그의 장소에는 어떤 체험이 녹아 있을까?  그의 장소에 공감한다면, 어느새 당신도 그곳에 머물고 있을 것이다.

목차
일상 ordinary
바닥 포장 이야기
두 자리
언제나 예상은 빗나간다
그거 아세요?
10년의 기록
벤치의 배려
빛으로 그린 자전거
나무, 그림자, 그림 그리고 사진
하늘을 걷다
하늘을 낚다
도시에서 하늘 바라보기
자작나무와 이야기하기
좋~을 때다

시간 time
해가 지다
가을의 끝, 겨울의 시작
가을 인증
계절은 반복된다
벚꽃 편지지
낮과 밤의 경계
태양의 퇴근

이미지 image
수평에 대하여
원형에 대하여
실-호우-에-뜨
페이퍼 플라워
공원에서 무한을 만나다
탈피하는 집
세 개의 태양
이미지 에볼루션
시선의 깊이
물이 빛을 만났을 때
담쟁이 발자국
인 앤 아웃
새들의 노래

상상 imagination
빛 꽃
숲을 보다
녹차밭 우주
칠면초의 숲
빛 자국
하늘을 나는 푸른 잉어
게들이 만드는 도시
버드-아이 뷰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전지적 작가 시점
공유, 땅 그리고 우주
무한을 체험하다

장소 place
오로라타프
영국보다 낫네!
불완전이 만든 완성품
다르게 보기
선유도에 추억이 방울방울
세븐 마일 브리지
기분 좋은 빛이 내리다
빛, 창, 공간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와 섬
크레셴도
공원을 즐기는 방법
풍경학개론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통로, 암문
돌과 철과 물과 콘크리트
모자이크 스케이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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