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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조경의 제4차 산업혁명 이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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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조경의 제4차 산업혁명 이슈 1.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시티

전진형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스마트시티의 조성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인도, 동남아, 중동 등 개발도상국 역시 도시문제 해결 및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스마트시티 조성을 경쟁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세계적으로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자원 및 인프라의 부족, 교통혼잡, 에너지 문제 등 도시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통해 사물을 지능정보기술로 제어할 수 있는 혁신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과 ‘지능’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창립자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그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의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물리적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사물인터넷의 기술이 미래의 도시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 전망하였다. 이러한 혁신적 변화는 바로 스마트시티를 통해 구체화될 수 있다.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도시경쟁력 및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도시 개념으로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4차위)를 출범하고,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現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조직을 갖추면서 국가적 대응전략을 구축하였다. 또한 기존 U시티법이 2017년 ‘스마트도시의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되면서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정부 지원 근거가 마련되었다. 올해 1월에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로 세종시 연동면 일대와 부산시 강서구 세물머리 지역에 조성 중인 에코델타시티 두 곳을 선정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스마트시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자료 : 4차 산업혁명위원회 보도자료(2018.01.28)
이처럼 정부 주도의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과 달리 미국 정부는 스마트시티 챌린지(Smart City Challenge)를 통해 후보 도시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각 도시들은 자발적으로 기업, 대학교, 연구기관 등과 협력하면서 도시문제를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제출하여 심사를 받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된 8곳의 도시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스마트시티 선정과정부터 각 도시별로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민관협력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는 미국 사례는 기술과 거버넌스의 조화를 통해 도시문제에 보다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추진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미 교통부 Smart City Challenge
자료 : https://www.transportation.gov/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부터 U-City 사업을 시작으로 스마트시티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공급자 중심의 추진방식과 기술에만 의존하는 단편적인 접근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스마트시티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기술과 솔루션이 지속적으로 발굴될 수 있는 생태계, 즉 플랫폼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주체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교류하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일상 공간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리빙랩(Living Lab)의 개념이 우선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

지역 혁신플랫폼으로서 리빙랩의 개념 범위
자료 : Santoro and Conte(2009)
리빙랩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혁신활동에 참여하는 사용자 주도형 혁신모델로서 생활 현장에서 사용자와 생산자가 공동으로 혁신을 만들어가는 실험실의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사용자와 연구개발자, 전문가가 공동으로 의사결정 틀을 갖게 되는 Public-Private-People-Partnership(PPPP)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People(주민, 지역사회)이 수동적으로 참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계획 수립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도시에 사용자의 현실 지향적 요소가 반영됨으로써 도시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증대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스마트시티의 방향은 과거U-City 사업과 같이 기술이 우선시 되는 구조에서 탈피하여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사용자 중심형 모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마트시티 구축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의 해결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

PPPP기반 협력과 상호작용의 확장
자료 : Kuronen et al.(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