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조경학회 바로가기l
국내조경의 제4차 산업혁명 이슈 2.

Issue

국내조경의 제4차 산업혁명 이슈 2.

4차 산업혁명 속 조경

김태한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최근 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대학졸업 예정자인 왕치웬(가명) 씨의 예를 통해 현재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현황을 소개하는 기사를 접했다. 이미 그는 자율주행자동차 연구회사에 일반 중국인 봉급의 15배 정도인 40만 위안(약 6천 800만원)에 취업이 확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놀라웠던 것은 그의 전공이 AI와는 관련이 적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재학 중 개인적으로 AI 관련 지식을 습득하여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에 입상한 경력만으로 이러한 기회를 얻었다고 기사는 설명하였다. 중국의 이러한 AI 산업확장에 따른 변화는 지난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이 중국과학원 제7차 전국대표대회 개회사에서 중국 인공지능산업 혁신 “AI 굴기”를 언급하며 시작되었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방향과 더불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관련기업의 전략적 연구개발 투자가 연계되었다. 2019년에는 관련 시장규모가 300억 위안을 돌파(아이미디어리서치 2017)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산업변화와 더불어 과거 중국정부의 IT 서비스 규제로 시장진입을 유보하던 구글,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IT 기업도 사업 및 연구를 재개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 연구소를 베이징에 설립하기로 공식 발표했는데, 중국이 8억 명의 네티즌, 14억 명의 모바일 사용자를 확보하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데이터 생산국가인 점이 주요한 것이다. 이렇게 데이터는 AI 경쟁시대에서 소수 연구자의 알고리즘이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위해 선점해야할 필수요소로 점차 산업적 중요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중국의 사례에서와 같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해 수집, 저장,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가 요구되는데, 이를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으로 정의할 수 있다. IoT는 1999년 프록터앤갬블(P&G) 브랜드 매니저였던 케빈 애슈턴(Kevin Ashton)에 의해 제안된 개념으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태그를 모든 사물에 부착하여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으로 구상된 것이었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 등 비교적 작고 사물 간 교환되는 데이터량이 많지 않은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소물인터넷(IoST: Internet of Small Things)으로 IoT 산업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 IoT가 실시간 영상정보처리 등의 대용량 정보처리분야까지 적용되는 반면, IoST는 저전력 장거리 통신기술(LPWA: Low Power Wide Area)기반으로 센싱, 위치 데이터 등의 소량 데이터를 장기간 안정적인 속도로 공유하는 특화된 서비스이다. 반면, 수익을 위한 IoT 비즈니스는 여기서 구축된 사물과 디바이스 간의 네트워크 연계로 바로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사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서버에 구축하고, 이를 분석하여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인터페이스가 제공되어야 비로소 수익모델이 만들어진다. 현재 국내통신사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이 중에서 차량용 IoT 기업인 콘텔라는 SK 텔레콤 IoT 파트너스 맴버로 등록되면서, 충격감지센서가 연동된 IoT 블랙박스 “에어트론”을 출시하였다. 이 서비스를 통해 많은 민원이 주차 시 ‘문콕’ 문제와 차량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반면, KT는 현대해상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Narrow Band IoT)기반의 ‘Connect Tag’를 출시하여, 어린이, 건강, 안전, 여행 등의 보험서비스를 연계한 보험융합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IoST 사업분야는 스마트 미터링, 차량관리, 위치추적, 환경산업, 스마트시티, 산업안전관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당장은 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을 저감하는 IoST 산업이지만 데이터의 양적 측면을 제고하여 수익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IoT와 IoST를 통해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구축하여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최적화된 네트워크 기술이 적용된 서버를 운용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새로운 상품 서비스 개발로 이어주는 데이터 거래소가 사회 인프라 측면에서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구글 측의 산업적 전략부재와 창업자 간의 불협화음이 원인이었지만, 2014년 구글로부터 32억 달러라는 거액의 인수합병에 성공한 Nest Labs의 부진한 성장세는 IoT 생산업체의 가치와 수익모델 제고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IoT 산업은 건설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 Social Overhead Capital)시설과 유사한 인프라 산업으로 단일 부분에서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러한 IoT 산업계에 주목할 만한 성공사례를 기상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의 정밀농업에서 찾을 수 있다. 구글 전략부서 출신의 천체물리학 전공자인 데이빗 프리드버그(David Friedberg)는 2006년에 The Climate Corporation을 설립하여, 기상정보와 관련산업 간의 보험상품을 출시하는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민감한 기후경제원리가 적용되는 농업으로 전략을 수정하게 된다. 미국 농무부와 국립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별 수확량에 대한 세부지역별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농부들에게 기상시나리오를 서비스하여 이용료 대비 높은 수확량을 제공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둔다. 이는 기상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을 농산물 수확량이라는 가시적인 경제적 요인과 결합하여 보다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제공하여 얻은 결과라 볼 수 있다. 여기에 일일기온이 36도 이상의 경우 열압박일로 구분하여 보험료가 가입농부에게 자동 입금되는 종합기후보험(Total Weather Insurance)을 출시하여 보험융합상품의 가능성도 제시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초연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IoT 기술은 기존 전통적인 SOC 산업을 고도화하는 측면에서 조경이 특히 주목해야할 IT 산업이다. 도심 내 다양한 실내·외 공간유형에서 IoT 인프라를 통해 형성되는 현실과 가상공간의 초연결로 데이터활용 가치사슬(Data Value Chain)기반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여 산업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과거 불가능했던 생태적 구성요소의 신뢰성 있는 시계열 성능계측을 가능하게 하여, 기존 건설토목 기반의 설치형 설비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 미국의 물환경연구재단(WERF: Water Environment Research Foundation)은 2014년 NOAA와 협업을 통해 우수저류조, 옥상녹화, 저류지, 투수성 포장, 생태저류지 등의 조경요소와 연계된 마이크로소프트 Azure기반의 분산실시간제어(DRTC: Distributed Real Time Control)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개발 시스템에 의한 실시간 제어로 61년 모의결과 98.9%의 대상지 유출저감효과와 더불어 저류탱크용량을 88.4% 저감하여 높은 경제성의 치수안정성을 제공하여, 부분적인 상용화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DRTC 시스템은 기존 조경관련기술을 기존 방재설비를 분담하는 경제적 생태시스템으로 고도화해주는데, 이는 센싱기반의 시계열 성능모니터링과 기상알고리즘에 의한 IoT 인프라로 조경공간이 재해석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세계는 IoT 기술 기반의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으로 도시서비스와 산업을 융합하는 스마트시티(Smart City)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까지 플로스트 앤 설리번(Frost&Sullivan)과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관련시장의 성장을 1.4~1.5조 달러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물리적·사회적 관점에서 저비용 도시와 고도화된 사회 인프라를 통해 인적자원 및 생산체계를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즉, 스마트시티가 추구하는 새로운 도시는 공간의 초연결로 집적되는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에 의해 기존 SOC가 해결하지 못한 도시 커뮤니티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정의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스마트시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데이터의 실질적인 활용과 서비스 및 제도에 취약한 국내 관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경 공간이용 및 프로그램 관점의 다양한 가치사슬 창출은 산업발전 견인에 주요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