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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놀이터, 우리가 주목할 것들]놀이터의 새로운 시도와 실험

계간 조경생태시공20081151l조경생태시공
소비자와 생산자가 같아진다

어린이 놀이터의 주인은 어린이이다. 이는 당연한 명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어른들의 손으로 계획되고 설계·시공되어졌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에 비추어 앞으로의 놀이터 제작은 어린이들, 더 나아가서는 주민들의 의견이 대다수 반영된 형태로 조성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주민참여형 어린이 놀이터의 밑그림은 ‘(사)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와 한국토지공사에서 주도하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지난 2007년 말에 상받기 사업의 일환으로서 리모델링을 실시했던 ‘씨알어린이공원’의 조성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흐름을 짚어본다. 주관사가 최초로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가기 전 인근 초등학교에 방문후 설문을 통해 대상 놀이터를 이용하고 불편했던 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면접과 설문지법을 통해 놀이터의 이용행태와 개선방안을 알아보고 대주민 홍보도 실시한다. 이러한 설문과 조사방법으로 추려진 의견들을 취합하여 놀이공원의 주요 컨셉과 디자인을 구상한 후 주민들과 의견을 서로 공유, 피드백 과정을 거쳐 전반적인 디자인과 개념을 잡아나간다. 그 다음 세부 시설과 형태를 잡아나감에 있어 어린이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주관사에서 어린이에게 본 어린이 공원의 테마를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의 손끝과 머릿속에서 발산된 드로잉과 발표, 조형물 등을 실제 어린이 공원의 구성내용에 반영하게 된다. 이어서 2차 주민회의를 통해 최종 설계안에 대해 주관사와 합의를 보고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가게 된다.
그 외에도 ‘주민참여형 한평공원 만들기 사업’으로 알려진 도시연대에서도 주민들의 바자회로 발생한 수입으로 각종 노후된 놀이터를 리모델링하거나 교체하는 사업들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의 사례들 외에도 놀이터 리모델링과 신축은 각종 NGO단체와 공사, 민간기업 등이 협조체계를 이루어서 다양한 형태로 설계와 시공을 하고 있다. 이용자가 대상지를 설계·시공 한다는 점은 이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1980년대 발표한『제3물결』에서 기술하고 있는‘프로슈머(Prosumer)’와 맥락이 맞닿아 있다. 즉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생산 소비자’, 혹은 ‘참여형 소비자’로서 이용자인 주민들이 대상지 조성에 참여한다는 말이다. 여기에 NGO단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사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이란 의미가 더해져 상기 사업들이 활기를 띠고 있는 현재이다. 결국 어린이와 주민들이 놀이터를 만든다는 사실보다, 소비자로서의 이용자가 아닌 생산자로서의 역할까지 확장되어 가고 있는 흐름을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나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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