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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 #6 르 코르뷔지에, 세상을 디자인하다

월간 환경과조경20143311l환경과조경

업적보다 명성이 앞서는 인물들이 있다. 스위스 출신의 유명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1887~1965)가 바로 그런 케이스인 듯하다. 물론 그가 20세기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비단 건축에만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1965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사실 그는 지금까지도 우리 서민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거의 모든 한국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고층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를 고안해 낸 장본인이 바로 르 코르뷔지에였다. 건축가, 건축 이론가, 도시계획가, 화가, 조각가, 가구 디자이너 등 많은 호칭으로 불린 팔방미남이었지만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상형의 공동 주택을 완성하여 온 세상의 서민들이 그 주택에서 살게 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는 건축이 아닌 새 세상을 설계한 사람이었다. 스위스계 프랑스 건축가였지만 오히려 유럽보다는 아시아에서 그의 꿈이 현실화되었다.

그가 설계했던 새 세상이 낙원이 아니었던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낙원이라거나 꿈, 행복 같은 것은 그의 용어 사전에 등장하지 않는다. 낙원은 아니지만 편리하고 기능적이며 저렴하고 건강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이런 고민을 한 것이 르 코르뷔지에만은 아니었다. 20세기 초의 거의 모든 건축가들이 건강하고 안락한 서민 주택을 개발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건 지난 세기의 산업혁명의 결과로 도시 노동자들의 생활 환경이 말도 못 하게 조악해졌기 때문이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누구보다도 먼저 새로운 기술과 소재, 즉 철근 콘크리트 공법을 이용하면 편리한 조립식 아파트 조성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철근 콘크리트 공법은 이미 19세기 말부터 개발되어 쓰이고 있었지만 그는 철근 콘크리트가 가진 보다 큰 가능성을 보았던 것 같다. 1914년, 르 코르뷔지에는 조립식 주택의 기본 단위를 고안하여 특허를 받았다.

거기서 출발하여 1927년에는 그의 유명한 주택 설계의 다섯 원칙1이 완성되었고, 1952년 드디어 50m 높이에 150m 너비의 대형 고층 아파트 한 동이 시공되었다. 프랑스의 마르세유에 처음으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것이다. 근 사십 년 가량을 부단히 노력한 결과였다. 그는 자신이 설계한 고층 아파트를 ‘주거 머신’이라고 불렀다. 공식 명칭은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éd’abitation”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주거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주택을 기계에 비교한 것은 공장에서 똑같은 모델로 생산해낸 자동차를 어느 나라에서든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처럼 어디에 세워두어도 상관없는 일정한 규격과 평면의 아파트들을 만들어 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비용을 합리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처음 발표한 것이 1922년이었으니 당시로서는 실로 획기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고정희  ·  칼 푀르스터 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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