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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학과 교과과정 ; 프랑스 조경학교

월간 환경과조경20062214l환경과조경

프랑스 조경학교 교과과정

 

양국 간의 조경학 관련 교과과정을 비교하기에 앞서, 두 나라의 본질적으로 상이한 교육 체계에 따른 프랑스 조경학교의 전반적인 교육 특수성을 먼저 간단히 살펴보았다. 오늘날 학교-사회 관계 상황에 비추어보면, 한국 대학의 조경학과 교육은 조경관련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본적 지식과 업무 능력을 배양하는 수업 위주로, 조경학문이 다른 학문 또는 다른 분야와 연계될 수 있는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는 포괄적인 성향이 있는 반면, 프랑스 조경학교는 경관 설계 전문가 즉, 조경가(paysagiste)의 양성, 배출이 목적인 만큼, 수업 내용도 설계 수업위주로 진행되며 조경과 다른 학문, 분야내용을 경관 설계를 위해 끌어들이는 집중적인 교육 방향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교육내용과 비교해서 프랑스 교과과정 중 몇 가지 구별되는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교과과정에서 구분된 과목 간의 긴밀한 연계 진행 수업 내용이다. 5과목 내의 여러 수업들은 때로는 다른 성질의 고유한 지식 내용을 전달하기도 하고, 때로는 수업 내용을 서로 관련 지어 진행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경관 설계 수업 시간의 부지와 관계된 특수한 기술공법, 법규, 또는 재료 등이 요구되는 경우, 기술 수업이나 생태학 수업 시간에 실제 설계 부지를 대상으로 구체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부지 관련 내용을 직접 다룬다. 마찬가지로, 인문과학 과목 중, ‘사회와 경관이해’ 수업 내용은 조형예술 과목의 ‘작문’ 수업과 연결되어 개인이 판단하는 경관 이해를 적절한 표현 방법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과목의 수업이지만 공통된 주제로 연결지어 수업 내용의 실질적인 이해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이 경우, 다른 분야의 몇몇 교수들이 한 수업에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4학년을 제외하고는, 매 학년 말에 의무적으로 견습 실무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1학년부터 조경 관련업종에 견습 실무로 일하며, 실무 경험과 함께 사회에서 실제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이다. 한편으로는, 경관 설계 시작과 공사 완료까지의 전반적인 실무 과정을 지켜보며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감각을 익힐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경가로서의 전문 지식을 전제로, 관련업종에 눈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편, 실무 경험 후 작성하는 학생들의 보고서는 학계와 업계 간의 활발한 관계를 알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4학년 때의 경관 작업 발표와 관련된 교수진과 학생과의 긴밀한 관계 지속이다. 물론, 한국의 조경학과 경우 역시, 졸업 작품 준비를 위해 교수와의 면담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프랑스에서는 학생이 지도 담당 교수(교내 교수, 설계 주제 관련 전문 조경가 또는 연구원 대상)를 선정하여 발표 전에 2번 이상 만나 작업에 대한 방향과 진행을 평가, 논의해야 하는 교육관계가 제도적으로 정해져 있다. 또한 최종 발표 때는 지도 담당 교수 외에 또 다른 2-3명의 교수를 선정하여 작업 평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최종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최근 경관 관련의 연구내용 또는 설계 사례에 따른 교수들의 세미나 발표에 참가하며 조별 또는 개인 작업의 질적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마지막 네 번째는,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하는 경관 설계 전개이다. 사실, 이 점은 조경학교 뿐만 아니라, 어떤 대상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보편적 가치 추구라는 교육 이념과 연결되는 프랑스 전반적인 교육 방향이다. 다양한 수업 내용이 축적된 최종 작업물을 제출하기 전, 경관 작업 부지에 대한 문제점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시각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그 작업에 대한 전개 과정을 설계 수업 평가의 중요 기준으로 삼고있다. 사실, 이러한 교육 가치관은 조경 활동이 기술의 발달과 단순한 미적 가치 추구를 넘어서, 인간과 자연 관계에서 얽혀진 인간 본연의 지적 사유에 따른 창작 활동임을 인문 과학적 사고가 뒷받침 하고 있다. 아마도, 동시대의 삶에서 경관 변화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는 활기 있는 설계 수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 도 훈 Kim, Do Hoon
파리 고등사회과학대학 박사과정, 본지 프랑스 리포터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김도훈  ·  파리 고등사회과학대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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