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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자연을 뜨개질한 ‘아르테 셀라'

월간 환경과조경20127291l환경과조경

Arte Sella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의 동쪽에 위치한 이탈리아 영토인 돌로미티(Dolomiti) 위에 예술가, 아마추어 작가들이 모여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뜨개질한 ‘Arte Sella’가 있다. 어쩌면 이러 한 모습들은 굳이 거창하게 예술을 거론하지 않고서도 교외로 조금만 나가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농부가 쌓아 놓은 짚동, 나무꾼이 가지런히 눕혀 놓은 장작, 포도주가 익어가는 술독, 향수에 젖게 하는 옛 농기구, 대장간의 연장들 속에서도 묘한 공감대를 찾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처음엔 이 마을 주민들의 반응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들을 이 깊은 산골 마을까지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것일까? 이 작품들은 일상생활에서는 무용지물이고 정말 기막히게 아름답다고 말하기에도 조금은 무색해지기 마련이다. 일부러 찾지 않는다면 그 의미 또한 없어지고 결국엔 소멸된다. 마치 아름다운 꽃이 꿀벌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뜻으로 모인 작가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를 표현하기 시작하였고 그 조용한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알프스 산이 가지고 있는 마법의 힘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작품들은 분명 이 산에서 뿌리를 박고 태어났고, 나비의 환상적인 몸짓을 기다리는 애벌레처럼 보이기도 하며 하나의 거대한 산을 닮은 대성당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1986년 철학과를 졸업한 오스트리아인인 카를로타 스트로벨레(Carlotta Strobele)는 상인이자 마을의 예술가인 엠마누엘레 몬티벨레르(Emanuele Montibeller)와 건축가이자 화가인 엔리코 페라리(Erico Ferrari)와 함께 예술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Arte Sella’로 표출하는데 그 뜻을 같이했다. 그들의 주요 목표는 자연 예술에 대한 생각을 통해 지역발전에 힘쓰고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동시대 예술가 단체로서 도덕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 위한 협회 설립에 있었다. Arte Sella가 추구하는 바는 ‘Arte povera빈(貧)한 예술. 제르마노 첼란트(Germano Celant)가 만든 용어’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1960년 중반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예술 운동으로 전통 예술학교의 조각부에서 다루는 우아한 재료인 대리석, 청동 등에 비해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는 재료인 흙, 목재, 철, 천 조각, 플라스틱, 산업폐기물 등을 이용해 작품 그 자체보다도 제작자의 의도나 과정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개념 예술(Conceptual art)을 지향한다.

 

위치 _ Borgo Valsugana (Tn), Italy
주최 _ Carlotta Strobele, Emanuele Montibeller, Enrico Ferrari
개원 _ 1986년

 

현경아  ·  본지 해외 리포터,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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