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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마술적이고 신화적인 상상력

월간 환경과조경20143311l환경과조경

누구에게나 글을 읽기 시작한 이후로 한두 권의 책은 가슴에 남아 있는 법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사실 조경이나 인접 전공 분야와 크게 관련이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초등학교 2학년 때쯤이었을 것이다. 교실에 있던 소설 전집―아마 50권 정도로 구성된 동화 및 초등학생용 문학 전집이었을 것이다―을 겨울방학 때 집에 맡아 두어야 했다. 그 해 겨울, 집으로 가져온 소설 전집을 단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마당과 우물이 내려다보이고 다시 우물 뒤 담 너머로 정월대보름 불놀이를 하던 밭과 또 다시 밭 넘어 양버들이 담벼락에 줄 맞추어 심겨있던 학교 운동장이 보이던, 내 유년의 다락방에서 남김없이 읽었다. 어찌 그리 재미있었던지. 글 읽기가 재미있어지고 나니 집 이곳저곳에 꽂혀있던 소설책들이 다음 타깃이 되었는데, 그 책이 무엇이든 종류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다. 집에는 누나들이 읽던 책들이 많았고, 특히 현재 경북대학교 사회학과에 있는 넷째 누나 진수미 교수의 책이 많았다.

아무튼 마구잡이로 읽어댔던 책들 중 지금 생각해보면 좀 이르다 싶은 것들도 많았는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집과 헤르만 헤세의 전집을 중학교 1학년을 마칠 때쯤 모두 섭렵했다. 로맹 롤랑, 서머싯 몸, 에리히 레마르크,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알베르 카뮈, 귄터 그라스, 토마스 만 등 모두 이미 중고등학교 시절 나의 무차별 폭풍 독서의 희생양이었다. 이청준, 이문열, 황석영―특히 이청준의 소설을 좋아했는데― 등 국내 작가의 소설 문집들, 『현대문학』과 『문학사상』의 수상 소설집 등도 걸려드는 족족 읽었다. 물론 만화와 무협지도 가리지 않았다.

당시 독서 목록 중 아직까지 가슴에 남아있는 몇 권의 책을 굳이 꼽으라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특히 형제들 중 막내인 알료사가 나와 닮았다고 당시에는 생각했었다―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유리알 유희』,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1 밀란 쿤데라의 『불멸』 등을 꼽고 싶다. 그 책들은 정말 나에게는 ‘불멸’의 목록으로 마음에 새겨져 있다. 그 중에서도 두 권만 꼭 추려내어야 한다면 밀란 쿤데라의 『불멸』과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정도가 아닌가 싶다. 이중 나는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모두 네 번인가 읽었는데, 다른 좋은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은 읽을 때마다 다른 향의 냄새와 다른 스펙트럼의 색을 낸다.

진양교  ·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CA조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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