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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계_현장의 봄, 두 번째 이야기

계간 조경생태시공2007533l조경생태시공

옥외공간이 내 일터

건축물 외벽과 토목 구조물 사이가 조경공사 구간이다 보니까, 봄날에 공사를 하다가 보면 자연 현상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물론 한겨울의 강추위나 장마철의 눅눅함에 비하면 봄날이 훨씬 더 편안한 날씨라고 여겨지지만, 조경공사의 대부분 물량이 봄과 가을에 이뤄지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이다.
요사이 도시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현장이라는게, 대부분 인공구조물 위에다가 식재를 하여야 하고, 조경시설물 또한 건축이나 토목 구조물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편이다. 좁아터진 현장에서 다양한 마감공종이 뒤엉켜 공사를 하다보면 제일 손해보고 피해를 보는 업종이 조경인 듯하다. 대부분 현장에서 토목이나 건축직이 현장 책임자로 있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조경분야가 홀대를 받기도 하지만, 조경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 워낙 착하고 양보심이 많아서일까? 조경 일의 성격이 생물 소재를 다뤄서 섬세하고 최종 마감공종이라 현장의 모든 어지러움을 깨끗이 치워주는 역할에 익숙해서일까? 예전에도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철근콘크리트공이나 비계공들이 가장 사납게 권리 주장을 하는데 비하여 조경공들은 조용하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편이었다.

봄날엔 안개, 황사, 심술궂은 바람과 예측 불허의 일기가 현장을 지배한다. 겨우 건축자재를 치우고 놀이터부지에 성토를 하여 기반시설을 하려하면, 일기예보에도 없는 비가 한바탕 쏟아진다. 작은 비라도 일단 한 번 오고나면, 물이 쉽게 빠질 수 없는 현장 조건에서는 3~4일은 공치기 마련이다. 빠듯한 공기를 맞추려고 섣불리 중장비나 덤프트럭을 빗물과 흙이 뒤섞인 죽탕 속으로 태웠다간 오히려 한 열흘 동안 일을 작파해야 하는 위험 때문에 아무리 봄날씨가 좋아도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침마다 마감공정표 체크하는 현장소장은 불같이 화를 내며 사장을 오라 가라 하겠지만, 한 두번 당하다보면 그 사장마저도 자취를 감추는게 그나마 덜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홍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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