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라오스 희망놀이터 시공일지①

라오스에 희망놀이터를 만들어내기까지
라펜트l기사입력2010-10-21

지난 10월 3일에서 11일까지(총 9일 간)(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위원회(위원장 변금옥)는 라오스 메콩강변 ‘CHAO ANOUVONG’ 공원 내 ‘희망놀이터’에 라오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물 설치공사를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했다. 변금옥 부사업단장과 노영일 인솔단장의 진두지휘 아래 한국의 조경의 나눔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온 13인의 이야기를 이춘홍 소장(예전조경)의 기고로 4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라오스 메콩리버사이드파크 내 어린이놀이터 조성공사
주최 _ (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위원회
장소 _ 라오스 비엔티엔 메콩강변 공원부지 내
면적 _ 어린이놀이터 면적 : 1,486㎡(놀이시설면적 1,005㎡)
설계및감리 _ (주)이산, 유신설계공단
시공자 _ (주)HHI(구, 흥화건설)
총사업비 _ 3,050만불(설계/감리비 : 460만불 별도)
공사기간 _ 총 4년 6개월(2013년 6월 14일까지 / 공원부분 2010년 10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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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메콩강 리버사이드 파크 내의 ‘희망놀이터 조성’ 기부사업을 위해 금일 (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위원회 13인의 사업단원이 라오스로 출정했다. 선발대는 변금옥 부사업단장을 포함한 여성회원 5인과 노영일 인솔단장, 그리고 놀이시설물 기부업체의 기술진 7인으로 구성되었으며, 후반부에 (사)한국조경사회 부회장인 채선엽 사업단장이 합류할 예정이다.

일행은 10월 3일 오전 8시에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진행을 기원하며 인천공항에서 발대식을 가진 후, 10시 35분발 VN 937 베트남 항공편으로 출발하여 현지시각 오후 1시 5분, 하노이 공항에 도착하였다. 약 4시간여 공항에서 대기한 이후, 오후 4시 30분 QV 322 라오 항공편으로 하노이를 출발, 오후 5시 40분경 비엔티안 공항에 도착하는 여정을 가졌다.


▲출정식

출발하기 전 9월 30일 조경사회 사무국에서 예비모임을 갖고 잠시 인사를 나누기는 했었지만, 공항 라운지에서 다시 얼굴을 대하는 일행들의 얼굴에는 약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놀이시설물 기부업체에서 파견된 기술진들은 모두 현업에서는 경쟁업체일 수 있으나 이번 사업에서는 서로 하나된 마음으로 임해야 하기 때문인 듯 했다. 그러나 그것은 서로의 서먹함에 따른 기우였을 뿐 이내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출국수속을 하면서 단체로 짐을 부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개인 짐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줄 티셔츠, 현장에서 사용될 공구 등 현지에서 사용될 물품들을 챙긴 수화물의 무게와 양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한 가방의 중량 분배를 위하여 개인 여행가방 속의 물건을 꺼내어 중량을 나누는 것은 정말 손이 많이가는 작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번거로움에도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 일행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라오스 일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짐을 나누는 작은 일이었지만 서로 마음을 합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모두 다른 업체에서 파견되었으나, 라오스로 향하는 마음은 성공적인 사업이 되길 바라는 하나로 뭉쳐진 마음이었다.

라오스 비엔티안 도착
라오스의 공식 명칭은 라오 인민민주공화국(Lao People's Democratic Republic)이다. 국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있는 나라로서 인구는 약 670만 정도에 이른다. 한편 우리가 머물게 되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Vientiane)에는 약 20만 정도가 거주하고 있어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인구밀집 현상과는 대조적이며, 이곳 현지인들의 평균수명이 약 56세 정도라고 하니 우리나라와 삶의 질이 얼마나 격차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비엔티안 테라스와 가로경관                       ▲호텔앞전경
 
 
▲좌,우_가로경관

비엔티안의 와타이(Wattay) 공항에 도착했을 때에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메콩강변 종합개발사업’ 프로젝트의 감리단장님과 직원들이 공항에 나와 우리 사업단 일행을 환영하였다. 현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의 버스에 탑승한 후 라오스의 개괄적인 안내를 받았다. 우리가 탑승했던 버스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했던 차량으로서, 버스의자에 부착된 한국어로 된 광고문구가 라오스의 현실을 나타내는 듯 했다. 그러나 버스를 제외하고 거리를 주행하는 차량들은 비교적 고급 승용차였고, 대부분 신형 모델로서 빈부격차를 느낄 수 있었다.
현지에서 일을 하고 있는 (주)이산과 (주)유신코퍼레이션 감리단 직원들과 자리를 같이 한 저녁식사 시간에는 현지의 기상상태, 라오스인들과 일을 하는 고충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국생활을 하는 외로움 등 다양한 화제들이 함께했다.
식사를 마친 사업단 일행은 공사현장과 불과 100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랑쌍(Lane Xang) 호텔에 투숙, 하루 여정에 의한 피곤을 풀고 휴식에 들어갔다. 랑쌍은 ‘백만마리 코끼리’라는 뜻인데, 라오스가 한 때 보유했던 코끼리 숫자가 백만마리 정도였다는 옛이야기가 있다. 과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는 코끼리 보유 숫자가 그 나라의 국력을 나타냈었다고 하니 한 때 막강한 국력을 지녔던 라오스를 상징하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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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현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 첫날이다. 우리나라와는 2시간의 시차를 지니고 있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우리가 일어나야만 하는 아침시각에 한국에서는 이미 출근해 직장에 있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뷔페식 아침식사를 마치고, 현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오전 8시 정각, 호텔로비에서 모여 현장으로 출발을 하는 단원들의 모습에는 강한 의지가 실려 있는 듯 했다. 현지사정에 의해 컨테이너로 선적한 놀이시설물이 도착하지 않았으나, 먼저 현장의 상태를 점검하고, 우리의 일정에 대해 준비하기로 했다. 메콩강변의 ‘CHAO ANOUVONG’ 공원 내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희망놀이터’에 놀이시설물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우리 일행은 이곳까지 온 것이다. 

‘희망어린이 놀이터 기부사업’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2006년부터 시작된 ‘비엔티안시 메콩강변 종합개발사업 - Mekong River Integrated Management Project in Vientiane-'을 알아야만, 우리의 ‘희망어린이 놀이터 기부사업’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를 알 수 있다. ‘메콩강변 종합개발사업’은 타당성조사에서부터 설계, 시공, 감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한국의 지원 하에 진행되는 것으로, 타당성조사는 2006년 6월 ~ 12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무상원조로 시작되었고, 본 공사의 설계, 시공 및 감리는 2008년 5월~2013년 7월까지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 협력기금인 EDCF 차관을 재원으로 비엔티안 시청에서 수행하고 있다.

‘메콩강변 종합개발사업’은 단순한 제방조성 사업이 아닌, 하천의 안전성 향상과 함께 메콩강변의 수려한 경관조성과 관광사업의 활성화 및 쾌적한 도시환경 형성을 위해 착수된 사업으로, 총공사비가 3,100만 달러이며, 이 중에 공원조성비는 약 200만 달러이다. 
이 프로젝트의 설계 및 감리를 수행한 용역업체는 (주)이산과 (주)유신코퍼레이션으로, ‘CHAO ANOUVONG’공원내에 계획되었던 시설로는 워터프론트 테라스, 수변데크, 야외무대와 운동공간, 그리고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배치될 예정이었다. 
이 계획은 PS(Provisional Sum)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서, 한정된 총 공사비 내에서 설계를 진행하다 보니 당초 구상했던 다른 조경시설물 일부와 어린이놀이시설은 라오스 정부와 협의과정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되었다.

 
▲좌,우_놀이터 현장전경

(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위원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의미있는 사업이 논의되어 왔었다. 이에 지난 7월 시행된 간담회에서 놀이환경이 전무한 라오스 어린이들을 위하여 ‘CHAO ANOUVONG’ 공원 내에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하고, 한국에서 생산되는 놀이시설물을 기부하는 행사를 계획하게 되었다. 국내 놀이시설물 생산회사의 시설물 기부와 여성조경인과 관련 업체 등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수행하게 됨으로써 놀이터 이름을 자체적으로 ‘희망놀이터’로 명명했다.

현장을 돌아보다
라오스의 마지막 왕을 기리기 위해 ‘CHAO ANOUVONG (쟈누 아누봉) 공원’ 이라 불리는 공원은 라오스 대통령궁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면적 14.5ha 규모로서 준공을 앞두고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린이 놀이터의 면적은 1,486㎡(놀이시설면적 : 1,005㎡)로서 공원 중심부 내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콘크리트 블록의 경계석이 계획안대로 태극무늬 형태를 갖추고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놀이터 바닥면에는 배수를 돕기 위한 유공관 설치공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어린이 놀이터 사업에 대하여 알리기 위해 한국에서 준비해온 플래카드를 공사현장에 걸고 각 업체의 시설물이 위치할 장소에 대해 세밀하게 현장 확인 작업을 수행했다. 터파기 등의 본격적인 작업은 5일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오후에는 기술진과 여성회원 일부가 라오스를 돌아보는 문화관광 체험을 위해 비엔티안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았다.
도심에서 약 30분 이상을 달려 Budapark를 방문했는데 이 공원은 여러 가지 형태로 구도적인 자세와 온화한 미소를 지니고 있는 부처상들이 배치된 곳이다. 그 이후에는 도심 중앙에 위치한 빠뚜싸이(독립문)와 재래시장 등을 돌아보면서 라오스 역사문화와 일상생활에 대한 체험을 했다. 첫날부터 현장작업을 곧바로 시행하는 것보다 반나절의 문화체험은 이곳 현지인들과 작업을 같이 진행하기에 오히려 더 유익했다고 생각된다.


▲플랜카드설치

대사관과 감리단 사무실 방문
변금옥 부사업단장과 노영일 인솔단장 등은 한국대사관을 방문하고 우리 사업에 관한 주요 내용을 전했다. 자리를 같이 했던 강수연 참사관에게는 놀이터 조감도를 전하면서 앞으로 진행될 일정 등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했다. 강 참사관은 한국과 라오스간의 외교관계를 위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희망어린이 놀이터 기부사업’이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 다며 우리 일행을 격려했다. 뿐만 아니라 외교통상부 차원에서 관심을 지니고 있음을 전하면서, 사업의 진행사항과 그 결과에 대한 내용을 전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 일행은 ‘메콩강변 종합개발사업’ 감리단 사무실을 방문하여 고마운 인사를 전했다. 사업단 일행이 라오스에 오기까지, 영문으로 된 수많은 문서들이 비엔티안 시청과 오고 갔으며, 현지에서 일을 하고 계신 감리단의 긴밀한 협조가 없었다면 (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위원회의 ‘희망놀이터’ 기부사업은 불가능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2회에 계속)

글 _ 이춘홍 소장(예전조경)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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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키워드l한국조경사회여성분과위원회, 한국조경사회, 라오스 희망놀이터, 이춘홍, 변금옥, 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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