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라오스 희망놀이터 시공일지③

라오스에 희망놀이터를 만들어내기까지
라펜트l기사입력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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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설치되는 조합놀이대
오늘은 비엔티안에 도착한 지 5일째 되는 날이다.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려 새벽 5시 40분부터 놀이터 설치를 시작한 팀들도 있었고, 정해진 기간 내에 준공을 시켜야 한다는 현장기술진들의 책임감은 단결을 결속하는 듯 했다.  기술진들은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진행순서를 미리 정한 듯, 자기 회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시설물 조립에도 손발이 척척 맞는 아주 협조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조합놀이대 시설물들은 빠르게 설치되고 있었다. 개별 회사제품의 조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진이 라오스에 설치하고 있는 어린이놀이터 시공현장 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여름보다 더 높은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땀방울을 뚝뚝 흘리면서 작업에 임하는 현장기술진들에게서 힘들다는 이야기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모두가 놀이시설물의 조립에 열심이었으며 현지인들과 함께 하는 작업에도 마치 오랜 기간 그들과 일을 해 온 사람들처럼 현장을 잘 이끌어내고 있었다. body language 뿐만 아니라 간단한 영어, 그리고 간단한 라오스 말을 익혀 현지인들을 시켜가면서 작업에 임하는 기술진들에게 감사할 뿐이었다.

놀이대 설치
 


현장까지 배달된 한국음식
외국 여행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그 나라의 음식문화이다.
혹 입맛에 맞지 않은 것조차 그 나라에서 겪는 새로운 경험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여행을 온 것이 아니다. 놀이터 현장에서 시설물을 설치하는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기 위해서 온 것이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에 건강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침의 호텔식을 제외하고는 현장작업이 끝날 때까지 한국음식으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오늘 점심은 한국관 주인아주머니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보양식이었다. 이곳 돼지고기는 육질이 쫄깃쫄깃해서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제육볶음과 상추쌈이 점심식사의 주 메뉴였다. 그 동안의 식사도 모두 맛있게 했었지만, 어제 저녁부터 현장작업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기술진들의 땀 흘림을 고려한 음식임을 알 수 있었다. 음식배달이라는 것이 라오스에서 행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나, 우리의 놀이터 시공현장까지 차로 음식을 배달해 식탁을 차려주신 아주머니의 노고에 일행은 모두 감사했다.

PMU 직원들의 놀라운 반응
라오스의 PMU(Project Management Unit) 직원들이 현장에 나와, 우리 기술진들이 빠른 속도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현장을 지켜보는 그들의 눈길에는 놀라움이 역력했다.
우리는 작업의 빠른 진행을 위해서 기초콘크리트까지 한국에서 타설, 조형하여 시설물과 조립할 수 있도록 해 온 것이다. 짧은 기간 내에 완성될 수 있도록 아주 철저한 사전 준비 작업을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기초콘크리트 설치물들이 크레인으로 옮겨지는 것을 지켜보며, 라오스의 현지가 아닌 한국에서 이루어진 작업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각 놀이시설물 업체들은 서울 근교에서 부산까지 전국에 흩어져 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만들어진 시설물들이 부산항으로 옮겨져 배에 하역되기까지의 그 복잡한 과정들이 어떻게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드러나지 않게 수고한 이들의 노고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라오스에 파견된 사업단 일원으로 각 놀이시설물 업체에서 최고의 능력을 지닌 기술진을 파견한 듯, 현장은 일사분란하고 아주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놀이시설물은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하다. 자칫 기울어지면 안전을 유지하는데 치명적이다. 기술진들은 측량도 직접하고, 수준기로 평형을 맞추며 아주 꼼꼼하게 작업을 하면서도, 그 속도는 무척 날렵했다.
그밖에도 모두 합력하여 작업에 임하여, 7일 오후에는 이미 세 개의 조합놀이대가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야간에도 불을 밝히며 밤 10시까지 현장작업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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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a day
오늘은 현지인들이 노동을 하지 않고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린다고 하는 Buddha day!
어제월지만 해도 우리 기술진들과 함께 시설물을 나르고 기초터파기 작업을 도왔던 라오스인부들이 현장에 투입되지 않자, 우리 현장기술진들의 작업에 부담이 갔다. 그들의 도움 없이 모두 직접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새벽부터 현장작업에 들어갔던 우리 기술진들의 작업완성도는 예정공기에 맞춰 진행되고 있었다. 오전 8시경이 되자 (주)유니온랜드/(주)아이엔에스랜드의 조합놀이대는 이미 조립을 맞춰 완성되었는데, 이 조합놀이대의 특징인 화려한 색상이 지나는 행인의 시선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주)에넥스트의 조합놀이대도 이어 완성되었다. (주)비엔지의 배 형태를 지닌 조합놀이대도 곧 마무리 단계가 되었다. 조합놀이대의 완성을 앞두자, 이제는 단위 시설인 과학놀이와 흔들말 등이 그 포장을 벗고 설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쳐가는 현장기술진
기술진들은 일상적으로 하던 놀이시설물의 조립과 설치작업이 아닌 나르기, 터파기 등을 직접 하고 있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함께 하다 보니 더욱 피곤했을 뿐만 아니라, 구름 한 점 없이 유난히 작열하는 태양은 작업속도를 점차 느리게 했다. 기술진들은 지쳐 가고 있었다. 걸음이 느려지는 것이 눈에 뜨일 정도이고, 근육통 때문에 압박붕대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힘든 작업을 하면서도 모두 정해진 기간 내에 작업을 완수해야 한다는 의지와 열정이 현장을 지켜보는 이에게 전달되었다.

반원구로 되어 있는 과학놀이대에 앉으면 우주의 소리가 모여지는 재미있는 효과를 느낄 수 있는데, 겉 표면이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어 거울의 반사효과와 같이 재미있는 형상들이 만들어져 놀이터 내에 다른 조형효과를 나타낸다. 흔들말은 반동에 의해 움직여야 하므로 특히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흔들말의 기초 콘크리트 구조물은 유난히도 크고 무거워, 크레인으로 옮겨 정확한 위치를 잡아야만 했다. 여성분과위원회의 단원들은 현장에서 지쳐가는 우리 기술진들을 지켜보면서 직접 나서서 설치작업을 돕지는 못하나 현장이 원활하게 마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고 있었다. 한편, 노영일 인솔단장은 현장의 순간순간이 잘 기록되어, 모든 조경인들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 직접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하며 일행을 격려했다.

 

여성회원들도 현장을 도우며
놀이터 개장식에 어린이들에게 티셔츠를 선물로 주는 계획을 했다.
미리 준비해 왔으나, 현지에 와 보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필요로 하는 티셔츠의 수요가 많아 라오스에서 직접 구입해 (사)한국조경사회 글씨를 쓰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라오스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상희 회원은 놀랍게도 아주 소소한 것까지 구입하는 능력을 발휘하였다. 어린이들의 연령에 맞는 다양한 규격의 티셔츠는 물론이고, 글씨를 새기기 위한 아크릴 물감, 코팅용 비닐 등을 구입, 현장에서 티셔츠에 글씨를 새기는 작업을 했다. 뿐만 아니라 라오스 현지에서 소요되는 모든 경비를 꼼꼼하게 적어가며 회계작업을 맡았던 한상희 회원의 업무는 아마도 호텔객실에서 야간작업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한편, 유난히 까르륵 잘 웃어서 현장의 분위기를 띄워주던 박지현과 이현정은 물과 얼음 등을 사서 날라, 아이스박스에 채워가며 각자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었다.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의 이건태 대사 현장방문
라오스의 이건태 한국대사가 강수연 참사관과 함께 오후 4시에 놀이터 현장을 방문하였다.이 대사는 한국과 라오스의 친교를 위해 중요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희망놀이터 기부사업’을 치하하면서 사업단 일행을 격려하였다. 2010년 12월부터는 하노이를 경유하지 않고, 한국과 라오스를 직접 운항하는 비행기가 일주일에 두 번, 시험적으로 운행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험운행기간동안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더욱 많은 한국인들이 라오스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대사가 방문했던 8일 저녁 7시에는 비엔티안 문화회관에서 ‘Beautiful Friends Concerts’라고 하는 음악회가 개최되었다. 이 음악회는 한국과 라오스간의 외교수립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의 후원 하에 우리 음악인들에 의해 개최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인 10일에는 우리나라 정부가 49% 지분으로 참여한 투자한 증권거래소 건물의 완공으로 인해 우리나라 고위층 인사들이 대거 증권거래소 준공기념식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증권거래소 개장은 앞으로 많은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채선엽 단장 라오스 도착
‘희망놀이터 기부사업’의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채선엽 (사)한국조경사회 부회장이 라오 항공편으로 오후 5시 30분경 도착했다. 위트있는 대화를 잘 이끌어 내는 채선엽 부회장이 일행에 합류하자 여성회원들 모두가 그를 반겼다. 자리를 같이한 저녁식사에는 다양한 화제로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일행의 총무 겸 회계역할을 하며 사업단 살림을 맡고 있는 한상희 씨는 그가 지닌 또 다른 숨은 재능을 보여 우리 일행의 결속을 다지게 했다.  모든 경비를 책임져야 하는 힘든 일을 맡으면서도 피곤한 기색을 전혀 나타내지 않던 슈퍼우먼 한상희 씨는 일행 모두에게 닉네임을 선물하여 의미있고 즐거운 저녁식사시간으로 이끌었다. 예건산업의 신동원 씨는 현지 라오스 인들과도 잘 지낼 뿐만 아니라, 더위와 힘든 일에 지치지 않고 마음이 하나로 합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는 것이 모두에게 전달되어 ‘분위기 메이커’라는 애칭을 얻었다.

(4회에 계속)

글 _ 이춘홍 소장(예전조경)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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