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라는 꽃말을 가진 우리 토종꽃 산자고

기술인신문l서영금 전문기자l기사입력2020-03-06
키가 큰 여름꽃들에 비해 첫봄의 꽃대들은 대개 지면 가까이에 붙어 따스한 지열의 도움을 받는다. 산자고는 햇살이 좋은 아침에는 눈 깜작할 사이에 활짝 피었다가도 구름이 덮이거나 비바람이 불고 어두워지면 꽃부리를 다슬기처럼 길쭉하게 오무려 버린다.


▲햇살 가득 담고 계곡 따뜻한 땅위에 산자고가 활짝 피어있다.

산자고에서 자고(慈姑)는 자비로운 시어머니라는 말이다. 이 식물이 산자고라 불리게 된 데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옛날 홀로 삼남매를 키운 여인이 있었는데 가난하여 막내아들에게 아무도 시집을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해 봄날 한 처녀가 보따리를 들고 나타났다.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다가 아버지가 죽자 유언에 따라 그 그곳으로 왔다는 그 처녀를 며느리로 삼았다. 그들은 아주 행복했지만 하늘이 시기했는지 그만 며느리가 등창이 나고 말았다. 돈이 없어 의원을 찾아갈 수도 없었던 시어머니는 오직 며느리의 병을 고치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약초를 구하러 산을 헤매다 우연히 이 꽃을 발견해 며느리의 등창을 낫게 했다는 이야기이다.

산자고는 중부 이남의 산과 들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양지쪽의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 잘 자란다. 키는 15~30㎝이다. 잎은 백록색으로 2장이 뿌리에서 나오며 길이는 15~30㎝, 폭은 0.4~0.5㎝이며 끝이 날카롭다.

꽃은 4~5월에 흰색으로 핀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아주 이른 봄인 3월 초에 꽃이 피기도 한다. 꽃의 지름은 1㎝ 내외이고, 위를 향해 벌어지고 넓은 종 모양으로 줄기 끝에 한 송이가 달린다. 꽃잎 뒷부분은 자주색 선이 선명하고 개화하기 전에는 붉은색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열매는 7~8월경에 삼각형으로 달린다.


▲산자고의 꽃은 위를 향해 벌어지고 넓은 종모양으로 자주색 선이 선명하고 개화하기 전에는 붉은 색이 강하다.

백합과에 속하며, 물구, 물굿이라고도 한다. 잎의 모양이 무릇과 아주 흡사하고 꽃이 알록달록해서 흔히 까치무릇이라고도 부른다. 산자고는 세계에 약 50종이 분포하고 중앙아시아에 많으며 우리나라에는 1종이 자란다.

산자고의 꽃말은 ‘가녀린 미소’, ‘봄처녀’이다. 
_ 서영금 전문기자  ·  기술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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