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20주년, 토문엔지니어링을 이끈 주역

[CEO 인터뷰] 김기성 토문엔지니어링 대표
라펜트l손미란l기사입력2010-01-22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급박한 시대에 진화론자들의 '적자생존', '약육강식'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닌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TV에는 CEO 초청 강연이 편성되고, CEO 전문 잡지가 발간되는가 하면, 서점에는 CEO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CEO들을 위한 관련 서적이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습니다. CEO의 경영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성공한 CEO의 경영철학, 마인드는 물론이고 작은 습관 하나까지도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것으로 익히려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 조경분야 역시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끄는 CEO의 역할과 자질은 더욱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이에 라펜트는 조경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의 CEO를 집중조명하여 CEO가 걸어온 길, 경영마인드,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CEO 인터뷰] 기획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CEO는 ▲올해의 조경인 수상자, ▲자랑스러운 조경인 수상자, ▲조경 외 다른 사업 겸임(사업다각화), ▲조경실적 등으로 선정하였습니다. [CEO 인터뷰]를 통해 현재 나는 어떤 CEO이며, 어떤 CEO가 되고 싶은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CEO 인터뷰'에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편집자 주-


첫 직장인 주택공사 근무기를 이야기해 달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를 졸업해 77년도 조경기사 시험을 합격하고 다음해인 78년도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입사했다. 첫 발령지인 단지계획과는 처음으로 조경직이 생겼고, 조경분야는 나 혼자였다. 당시 故윤국병 교수의 일본편저 '조원학'이 유일한 조경교과서였고, '나무 심는 것이 조경이다'라는 인식이 대다수일 정도로 조경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나 역시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생활인데다 유일한 조경전공자 였기에 건축, 토목, 설비, 전기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단지계획과에서 3년 동안 근무하며 주택단지형성과 관련해 다분야 전공자들과의 교류로 가장 최상의 방법을 찾게 되었고, 타분야의 업무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 후, 조경과로 발령이 나 과천신도시 단지배치를 맡게 되었다. 당시 건축직을 설득해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연보존지구의 훼손을 막기 위해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되 건물을 삽입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또한 도시기반시설(도로, 공원, 하천 등)에서 단지 내 보행자 전용도로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주공에서의 10년은 조경 하나의 분야만이 아닌 다른 직종과의 융합, 협업을 배운 시기였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극복 과정에 대하여..
1990년 9월 15일 토문엔지니어링이 창립했다. 주공 단지계획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 5명과 함께 직원 40명으로 시작했다. 건축, 조경, 도시계획 전문가가 모여 같은 비용으로 조경까지 설계를 함으로써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창업 초기 5년은 대출받아 직원들의 월급을 주는 등 애로사항이 많았다. 이후 현상설계에 매진한 결과, 94년 SH공사 신례지구 9단지 아파트 현상설계 당선을 계기로 상당금액을 수주하게 되었다. 이후 95년부터 대출금을 갚기 시작해 1년 만에 모든 빚을 갚았다. 그렇게 창업 7년 후인 97년도에 처음으로 배당을 받게 되었다. 토문을 경영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일이었다. 기업은 5년을 견디기 가장 힘들고, 5년을 견디면 10년을, 10년을 견디면 20년을 견딘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IMF 시기에 더욱 활기를 띠었고 10개의 현상을 응모하면 7-8개는 당선되었다. 그렇게 위기는 기회로 바뀌었다.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토문엔지니어링은 현재 4명의 CEO가 경영을 하며, 4년씩 돌아가며 총괄사장을 맡는다. 2002년 6월말, 총괄사장이 끝나고 나는 1년간의 안식년을 제안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아이다호 주립대학 조경학과 학과장의 제안으로 급여를 받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처음 수업은 주 3회 4시간의 스튜디오 과목으로 시작했지만, 2학기에 들어서 동양조경설계과목 신설을 제의 받아 강의를 진행했다. 물론 언어의 벽은 있었다. 학생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제스처는 물론이고, 질문을 받아 다음 수업시간에 답변을 작성해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학과장은 파티에 나를 초대하고, 교수실을 따로 마련해주는 등 교수그룹(패컬티)의 대우로 나를 대했다. 그들과 공유할 수 있고 그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언어의 벽이 있더라도 여행이든 연수든 해외 진출을 권하고 싶다.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고 시야가 넓어짐은 물론 회사의 위상도 높아지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아이다호 주립대학 조경학과로 수여받은 감사패(좌) / 김기성 대표의 가족(우)
 
2010년, 토문엔지니어링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것이 있나?
2010년은 토문엔지니어링이 창립 20주년이 된 해이다. 지난해 가든파이브에 약 9천3백평방미터(2,800평)를 분양받아 사옥을 이전했고, 지난 5일 새로운 CI선포식으로 창립 20주년의 의의를 더했다. 올 봄에는 분야별 새로운 CEO를 공개모집 할 예정이며, 창립 20주년에 걸맞은 기념행사를 준비중에 있다. 현 경영진은 새로운 CEO에게 지금까지의 경영을 이행하는 작업과 시간을 두고 문화재단을 만들어서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하며, 새롭고 창의적인 일을 찾아갈 것이다. 새로운 CEO 선발로 인해 과도기적으로 주춤할 수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회사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지향하는 경영마인드는 무엇인가?
직원이 중심이 되는 경영을 해야한다. 경영자의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직원들의 능력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 직원이 곧 회사를 평가하는 시금석이다. 직원을 채용할 때, "회사에 무슨 보탬이 될 수 있는가? 회사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많은 입사지원자는 "시켜만 준다면 열심히 하겠다"는 대답을 한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자신의 재능을 응용해 회사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남의 머리를 빌려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은 본인뿐만 아니라 회사의 발전도 저해시킨다. "직원이 곧 회사이며, 재산이다"라는 생각으로 직원들을 능동적으로 움직이도록 이끌어야 한다.



CEO를 꿈꾸는 학생·사원,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CEO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첫째, 원칙에 충실하라! 원칙이 아닌 거짓으로 합리화 시키려 한다면 악순환의 반복이 되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둘째, 내부의 경쟁력을 키워라! 직원들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각 개인이 자신의 위치와 경력에서 대한민국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부의 경쟁력이 있는 시스템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 셋째, 생각하는 경영자가 되어라! 현재, 자신이 사원이라면 고용주 입장에서 생각하며, 스스로 찾아서 일하는 사원이, 경영자라면 능력있는 사원을 배출시켜 경영노하우를 물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미래 조경산업의 흐름을 예측한다면?
"타분야를 이해하고, 타분야의 기술을 익혀라. 타분야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 분야를 인정하라"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토목분야가 강세가 되었고, 4대강 유역 일대의 공간 조성을 위해서 조경분야도 더불어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는 분야의 벽을 넘어 모두가 융화되는 시기이다. 자신의 분야만 고집하기 보다는 타분야와의 융합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확장된 조경업을 위해서는 동종업계의 경쟁이 아닌 하나가 되어 조경계의 힘을 키워야 한다. 


"나는 일을 하는데 선택받은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조경분야 대표 CEO 김기성. 최근 4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이끌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하고, '변화', '창의성', '전문성'을 컨셉으로 한 새로운 CI 선포까지.. 2010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할 토문의 앞날이 기대된다.

손미란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s-mr@hanmail.net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