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간 중심의 생태복원 모니터링, 한계를 뛰어넘다
글_박민규 ㈜디에이치엔이앤씨 환경생태팀 이사인간 중심의 생태복원 모니터링, 한계를 뛰어넘다
글_박민규 ㈜디에이치엔이앤씨 환경생태팀 이사
생태복원 사업은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모니터링이다. 모니터링은 생태계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복원 활동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복원활동의 방향성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생태복원 모니터링은 아래와 같은 항목을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 생태계 조사
생태계 조사는 복원 대상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물 다양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후속 모니터링 및 복원 활동의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2. 지형 조사
지형 조사는 지역의 지형, 토양 및 지하수 조건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지형 조사는 지역의 수계 계획 수립 및 생태계 복원 방안에 대한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다.
3. 모니터링 네트워크 구축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생태계의 건강상태, 복원활동의 효과 및 생태계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통해 복원 활동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4. 생태계 건강 지표 측정
생태계 건강 지표 측정은 생태계의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표는 대기, 물, 토양 및 생물 다양성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5. 생태계 모델링
생태계 모델링은 생태계 내부의 생물 교류, 에너지 및 물질 순환을 모사하여 생태계의 건강상태와 생태계 관리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원 활동의 방향성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시행되는 생태복원 모니터링은 생태계조사, 지형조사, 생태계 건강 지표(대기, 토양 등)가 대표적이다.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생태계 조사를 수행하면 인간의 한계를 체감하게 된다. 생태계 조사가 전문적 지식과 식견을 가진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다 보니 연 단위로 연속되는 모니터링 결과의 다양성이 존재한다.
여기서 조사 결과의 다양성이란 모니터링 수행 중 인적 조성이 변함에 따라 결과의 연속성이 상실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류 번식지의 개체수, 산란수, 둥지수 등은 조사자의 시각에 의존한다. 그래서 같은 공간에서 다양한 인원이 조사를 해도 조사 결과의 편차가 크다.
양서류도 마찬가지다.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맹꽁이,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서식처 이주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양서류 전문가는 개체수 또는 서식지를 청각에 의해 조사하고 도면에 그려내는 “신공(?)”을 발휘한다. 물론 VIE(Visible Implant Elastomer) Tags으로 포획-재포획 방법을 통한 개체수를 추정하기도 하지만, 생태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서식지를 공간적으로 특정하는 것은 그들의 “신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인간의 눈과 귀에 의존하는 이러한 모니터링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눈과 귀를 ①공중 부양하고 ②조사 결과를 객관화할 수 있는 “무엇”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찾은 “무엇”은 ①공중 부양은 경관 사진 촬영용 드론(초소형 무인비행 장치), ②조사 결과 객관화는 GIS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간분석, R·Python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이었다. 아래의 내용은 필자가 생태계 모니터링을 수행하면서 조사 방법론을 개선한 사례이며, 논문, 특허 등으로 공개된 내용이다.
왜가리야 백로야
사례 지역은 경기도 여주시 소재 백로·왜가리 번식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연속 모니터링으로 필자가 신규 투입된 경우이다. 모니터링 항목은 번식 둥지, 개체수, 산란수 등이다.
번식지 전경. 숲 가운데 백로와 왜가리가 포란하고 있다. ⓒ박민규
번식지를 촬영한 정사영상의 확대사진, 번식에 사용되는 둥지 구분이 가능하다. ⓒ박민규
백로와 왜가리 산란 특성상 수목의 상부에 둥지를 만들고 동틀 무렵에 수컷은 먹이활동, 암컷은 포란한다. 필자는 모니터링 항목을 조사하기 위해 산란지 아래에서 번식 둥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카운팅을 했다. 그때부터 멘탈 붕괴가 시작되었다. 어떤 둥지를 카운팅 했는지 기억이 소멸되었다. 그뿐만 아니다. 산란지 전체가 조망되는 곳에서 4명이 전체 개체수를 조사했다. 143개체, 251개체, 98개체, 187개체. 육두문자가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몇 개월 고민 끝에 드론을 투입하였다. 산란지 밑에서 약 1시간을 조사하고 왜가리를 괴롭히느니, 드론으로 3분 괴롭히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
드론으로 번식지를 분할 촬영하고 정사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정사영상에서 암컷이 포란하고 있는 둥지를 마킹했다. 그리고, GIS를 이용하여 둥지의 위치의 밀도 분석을 하고 시계열 자료를 작성했다. 이 자료를 통해 번식 둥지의 선호 수종과 둥지 위치의 연도별 변화 분석이 가능했다. 또한 일부 둥지에서 산란, 부화한 개체까지 촬영되어 좋은 자료가 되었고, 산란지의 3D 모델을 생성하여 관찰 타워 설치를 위한 적지 분석까지 할 수 있었다.(백로류 집단번식지의 개체수 모니터링을 위한 무인항공기 활용 연구 :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지 22(1): 73-84, 2019)
번식 둥지의 커널밀도 시계열 분석 : 번식 둥지의 변화 경향을 알 수 있다(QGIS 사용). ⓒ박민규
인간의 육안 관측과 드론 종류, 촬영고도에 따른 개체수 판별 능력을 비교한 그래프 : 인간의 육안 관측은 편차가 크고, 드론의 촬영고도가 높아져도 개체수 판독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박민규
꽁아 꽁아 맹꽁아....
개발사업이 계획 지역에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의 서식이 확인되었다. 개발사업을 위해 맹꽁이 포획 및 이주가 결정되었다. 맹꽁이는 성체를 확인하기 어렵고, 번식기에 특유의 번식음(mating call)으로 개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포획지역을 공간적으로 특정하는 것이었다. 전문가가 투입되었다. 비가 오는 밤에 번식음을 듣더니, A4 용지에 출력해온 위성사진에 네임 팬으로 동그라미 두 개를 그린다. 동그라미 지역의 포획 및 대체서식지 이주는 끝났다. 일 년 후 중장비가 토공을 위해 투입되었다. 동그라미 이외 지역에 번식을 이 집단으로 발생했다. 공사는 중단되었다.
맹꽁이. 멸종위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법정보호종이다. ⓒ박민규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고 연구에 돌입하였다. 이번에는 소리 데이터를 공간 정보로 변환하는 신공을 발휘해야 한다. 연구의 결론으로 드론 + 극지향성 녹음기 조합을 만들고, 드론의 비행경로에서 녹음된 맹꽁이 번식음을 비행경로와 동기화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청개구리가 우는 계절에 파일럿 실험을 실시했다. 시스템은 정상 작동했다.
저자가 개발한 시스템 개요 : 드론은 지정된 경로를 비행하고 동시에 하부에 연결된 극지향성 마이크는 지상의 생물 음향을 녹음한다. 녹음된 음향과 드론 비행 로그 파일을 1초 단위로 동기화하고, 녹음 원본에서 배경소음을 제거하여 순수하게 타깃 생물 음향만 남긴다. 그리고 그것을 2차원 평면에 확률밀도로 시각화하여 서식지를 공간적으로 특정할 수 있다. ⓒ박민규
파일럿 실험 결과 : 청개구리 소리가 발생하는 지역을 시각화할 수 있다. ⓒ박민규
드론에 극지향성 마이크를 연결하고 미리 설정한 경로로 비행하면서 지상의 생물음향을 녹음한다. ⓒ박민규
그러나 시스템의 정확성을 규명해야 한다. 가상의 번식음 발생지역을 지정하고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번식음 발생지역 정확성을 측정하였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양서류 번식음 맵핑을 위한 무인비행장치 시스템의 정확성 검증 :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지 30(3) : 155-163, 2022; 특허출원번호 제10-2021-0051444호, 공중 음향 포집 장치를 이용한 생물 번식음 맵핑 시스템 및 방법과 이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A)는 지상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번식음 밀도, (B)는 위 시스템으로 측정한 번식음 밀도다, (C)는 두 밀도를 상관 분석한 결과로 시스템의 번식음 위치 정확성은 양호(상관계수 0.77)하였다.
여기 나무가 몇 주에요???
식물의 개체수 모니터링은 동물에 비해 쉽다. 우선 식물은 움직이지 않고, 시각적으로 통제된 집단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규모가 큰 산림의 특정 수목 개체수의 모집단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임목축적의 개념을 빌려서 표본조사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본조사 위치에 따라 모집단 추정량은 달라진다. 왜냐하면 수목의 입목밀도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일 집단에 다수의 조사자가 투입하여 많은 표본을 추출하면 정규분포에 수렴하겠지만, 현실적으로 한두 명이 투입되어 표본조사를 시행한다.
이번에도 드론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사영상도 찍었다. 정사영상에서 나무를 하나하나 마킹하였지만, 이 또한 품이 많이 들어갔다. 자동으로 나무 수를 알 수 없을까?
각종 논문과 관련 사이트에서 CHM(Canopy Heigh Model) 개념을 알게 되었다. CHM은 DSM(수치표면모델)에서 DTM(수치표고모델)을 뺀 값으로 온전히 수목의 높이를 3차원으로 표현한 것이다. 필자는 CHM을 활용해서 각 수목의 경계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실험을 하였다.
기존의 표본조사, CHM 측정 방법을 동시 시행하고 수목의 전수조사 결과와 비교하였다. 그 결과 CHM 측정 방법이 전수조사 결과와 유사하였다.(환경영향평가의 훼손 수목량 추정을 위한 드론영상 분석 법과 방형구법의 정확성 비교, 환경영향평가학회지 30(3) ;155-163, 2021)
DTM, DSM, CHM 개념.(Jafarbiglu, H., & Pourreza, A. (2022). A comprehensive review of remote sensing platforms, sensors, and applications in nut crops. Computers and Electronics in Agriculture, 197, 106844.)
다음은 필자가 실제 사용한 R code. 드론 영상에서 분석한 DSM을 이용하여 CHM을 추출하여 위 코드를 이용하여 수목의 수관 경계를 추출하였다.
# Attach the 'ForestTools' and 'raster' libraries
library(ForestTools)
library(raster)
#define working directory
setwd(choose.dir())
# Load sample canopy height model
inCHM <- raster("./01_dsm/adj_chm_2.tif")
# Remove plot margins (optional)
par(mar = rep(0.5, 4))
# Plot CHM (extra optional arguments remove labels and tick marks from the plot)
plot(inCHM, xlab ="", ylab ="", xaxt='n', yaxt ='n')
#동적윈도우 정의 함수(자모비에서 선형회귀식)
lin <-function(x){x *0.213 –0954}
#crown point 생성
ttops <- vwf(CHM = inCHM, winFun = lin, minHeight =7)
# Add dominant treetops to the plot
plot(ttops, col ="blue", pch =20, cex =0.5, add =TRUE)
# Create crown map
crowns <- mcws(treetops = ttops, CHM = inCHM, minHeight =7, verbose =FALSE)
# Plot crowns
plot(crowns, col = sample(rainbow(50), length(unique(crowns[])), replace = TRUE), legend = FALSE, xlab = "", ylab = "", xaxt='n', yaxt = 'n')
# Create polygon crown map
crownsPoly <- mcws(treetops = ttops, CHM = inCHM, format ="polygons", minHeight =7, verbose =FALSE)
# Add crown outlines to the plot
plot(crownsPoly, border ="blue", lwd =0.5, add =TRUE)
수관 경계(Tree crown)와 수목의 정점(Tree tops). 수목의 정점 포인트 개수를 합하면 전체 수목량을 알 수 있다.
표본조사를 통해 추정한 수목은 다양한 범위로 분석된다(Quadrat). CHM분석에 의한 수목량(Aerial image analysis)은 실제 수목량(Number of real trees)에 근사한다.
생태학 실무(학술연구외 용역에 의한 조사 및 모니터링)의 조사 방법론은 발전이 없다. 생태학을 전공한 대부분의 실무자는 뉴스에 매일 나오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IoT, 머신러닝이 두렵다. 생태학 조사의 헤게모니를 가진 자들은 어깨뽕(?)을 내밀고 인간에 의한 조사가 최고라고 한다.
그러는 사이에 생태학을 전공하는 학부생, 대학원생은 헤게모니의 어깨 뽕을 그대로 답습하고 그것이 최고라고 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eDNA(물, 토양 등에서 DNA 조각을 추출하고 서식 생물종을 규명하는 분자생물학적 기술), 항공영상의 객체 탐지 기술, 곤충 소리 판독을 위한 머신러닝 등 다양한 기술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이를 연구하는 연구진의 생태학적 지식과 시각이 생태학 전공자와 달라서 생태학 실무자가 호응하지 못한다, 생태학 전공자는 최신 기술 학습의 장벽이 높다.
기술 융합의 시대다. 필자는 식물생태를 전공했지만 드론 조종, 드론영상 처리, 원격탐사, 공간정보 처리를 위한 GIS, 프로그램 코딩 등을 공부하고 생태학에 응용하고 있다(응용기술은 “칼퇴”를 가능하게 한다!). 일각에서는 특이한 놈이라 손가락질도 하지만, 어느 분야에나 변종은 있는 법!
최신 기술만이 정답은 아니다 분명 인간만이 해야 할 조사, 해야 하는 조사가 있다. 그러나 융합기술을 도입하여 인간의 노동력과 투입시간을 줄이고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조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인간 중심 모니터링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고, 최신 기술의 한계도 분명하다. 하지만 이 둘을 정확히 이해하고 융합한 조사계획을 수립할 때 조사의 목적을 100% 달성할 수 있다.
「자연환경보전법」 제34조의에 의해 시행되는 도시생태현황지도(비오톱지도)를 보자. 생태계 조사에 많은 인력을 투입지만, 생태계 조사 결과가 비오톱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아이러니, 조사 및 분석 설계가 잘못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조사에 의한 결과가 최신 개념인 비오톱 지도에 녹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생태계 조사·모니터링은 인간 중심이다. 그것을 뛰어넘자. 신세계가 기다린다.
* 필자의 응용 기술 학습 내용은 블로그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blog.naver.com/pmk_pmk)
- 글·사진 _ 박민규 이사 · ㈜디에이치엔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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