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속계약 제도가 예산집행의 신축성이라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남용사례가 많고 사업지연, 재정낭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완성에 수년을 요하는 공사나 제조 및 연구개발사업에 대해서 국회의 의결을 받아 사업비 총액과 연부액을 명기하는 계속비 제도와, 국회심의 없이 총공사금액은 명시하되 각 회계연도 사업비는 국회가 의결한 예산범위 안에서 집행하는 장기계속계약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각종 SOC사업에 대해 계속비제도 보다 장기계속계약 제도를 더 많이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도에 추진된 공공 건설사업을 보면 계속비 공사는 건수기준으로 1.5%(13/844건), 금액기준으로 8.7%(3천870억원/4조 4천28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장기계속계약 공사는 건수기준으로 18.1%(153/844건), 금액기준으로 80.3%(3조 5천540억원/4조 4천28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결과처분요구서 : 내륙 물류기반시설 확충실태 (2005)’에 따르면 장기계속계약제도로 운영된 고속도로는 당초 6.5년에서 13.4년으로, 일반국도는 6.6년에서 14년으로 각각 공기가 지연됐다.

이에 반면, 계속비로 운영된 기간국도공사는 당초 7.1년에서 7.3년으로 변경돼 대부분 공기가 준수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감사원은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한 바 있다.

건설업계 및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건설현장이 착공을 하더라도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공사가 제때 진행되지 않을뿐더러 원도급 업체는 물론 하도급업체들까지 공사지연에 따른 피해는 산출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정부가 중장기사업의 예산을 편성할 때 장기계속계약 제도보다 계속비 제도를 더 많이 활용하도록 유인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이용섭 의원이 대표발의(발의자:이용섭, 최종원, 김재윤장병완, 이석현, 강창일, 김영진, 강기정, 송민순, 박은수, 양승조 의원 <11인>)로 지난 10일 ‘국가재정법 개정안’ 및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 주요 내용으로는 ▷정부가 중장기사업 예산을 편성할 때 실시설계가 완료되고 총사업비가 확정된 사업에 대해서는 계속비 또는 국고채무부담행위로 예산안을 편성하여 국회의 의결

또한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계속비에 관해 전년도에 지출예정액 대비 집행액, 사업변동사항, 변동요인 및 관리계획에 대한 평가분석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해 국회의 계속비 심의를 강화한다. (국가재정법안 제34조제3호의2)

계약의 집행을 다루고 있는 「국가계약법」에서 장기계속계약에 대한 규정만 있고 계속비와 관련된 규정이 없어서, 이를 동법에 규정했다. (국가계약법안 제21조제1항)

특히, 현행법에서는 장기계속계약을 적용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 대통령령으로 임차·운송 등 이행에 수년을 요하는 공사나 제조 또는 용역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를 법으로 규정하여 장기계속계약의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가계약법안 제21조제2항)

이와 관련 이용섭의원은 “「국가재정법 개정안」과 「국가계약법 개정안」은 정부의 중장기사업 예산이 장기계속계약 제도 위주로 운용돼 빚어지는 재정낭비, 사업지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의한 것으로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공청회 등을 통해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시행되면 계속비제도가 활성화되어 정치권의 지역구사업 예산 챙기기 관행이 제약을 받게 되고 예산 낭비가 줄어들어 재정건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한국건설신문(www.conslo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