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희 대표, 제23대 한국조경협회장 당선···협회 최초 여성협회장

(사)한국전통조경학회는 ‘제44회 정기총회’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4-01-25

남은희 한울림조경설계사무소 대표가 (사)한국조경협회 제23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남은희 한울림조경설계사무소 대표가 (사)한국조경협회 제23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남은희 차기 회장은 “경선 과정 중에 가장 크게 느꼈던 바는 조경인 모두가 조경을 사랑하고, 조경계의 발전을 염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경협회가 조경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아 어깨가 굉장히 무거운 한편 성실히 잘 이끌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1년간 열심히 배우면서 차기 회장단을 잘 구성하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면서 준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한국조경협회는 ‘제44회 정기총회’를 24일(수)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 제23대 협회장 선거 결과를 발표했다.


협회 창립 이래 처음 치러진 이번 경선은 재적 343명 중 274명이 투표했다. 이번 경선 결과는 협회 최초의 여성 협회장이기도 하다.


남은희 차기 회장은 2025년 1월 1일부터 2년간 회장직을 맡게 되며, 차기 회장단은 차기 임시이사회를 통해 선출하기로 의결했다.


남은희 차기 회장 당선증 전달식 


이날 총회에서 안세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협회 최초로 회장 경선투표를 진행하고, 경선 결과 최초로 여성협회장이 탄생하는 뜻깊은 자리를 맞이했다”며 축하를 전하고, “지난 한 해 동안 협회 위상 강화를 위해 집행부와 경주했다. 특히 조경지원센터의 활성화를 위해 재단을 중심으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은 더욱 필요하다. 많은 조직의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심왕섭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재단은 지난해 정관개정을 통해 환경부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되고, 조경지원센터로 새롭게 지정받았다. 올해는 조경계의 현안인 조경수 가격조사 및 공표사업을 추진한다.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타성화된 조경을 버리고 조경인의 책임과 역할을 다함으로써 조경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조경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제대로 평가받고, 세계적 수준의 조경물이 대한민국 조경인을 통해 조성될 수 있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김태경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은 “조경은 실용성이 생명이다. 그렇기에 함께 협력해야 한다. 특히 인구 감소문제가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이기에 개인의 능력이 아닌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희생을 통한 협조는 상생으로 이어져 어려운 현실에 조그만 실마리가 만들어 질 것이기에 ‘함께하기’의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축사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2023년도 사업 및 결산보고, 감사보고, 운영기구 및 임원 추가 선임, 2024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 심의 등이 이어졌다.


협회는 내년도 사업계획으로 ▲한국조경자재 베트남 해외교류 프로그램 ▲월간조경기술세미나(4월 공원BF인증, 5월 콘크리트 구조물 트렌드, 6월 한국조경 정체성, 8월 BIM과 디지털트윈, 9월 한중일 설계가초청, 11월 식재기반조성) ▲2024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 ▲조경시공사례지 답사(6월) ▲2024 전국조경인체육대회(10월) ▲송년의 밤(12월) ▲조경사회보 발간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조경지원센터 협력사업으로 조경수목단가조사와 조경진흥법 개정준비 및 조경사 자격제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안세헌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심왕섭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김태경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특별강연 중인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명예교수


특별강연 중인 배정한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한편, 이날 특별강연으로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명예교수의 ‘현재미래형 한국조경의 길_비전과 전략의 나침판’ ▲배정한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의 ‘공원의 위로’가 진행됐다.


조세환 명예교수는 ‘현재미래형 한국조경의 길, 비전과 전략의 나침판’이라는 제목으로 “조경분야가 나아가고 있는 현재의 길을 더 넓혀야 하며,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조경 초창기의 족적과 경험을 기반으로 국토, 도시, 건축분야와 협력, 협업을 통해 소통하며 프로토콜을 맞춰야 한다”며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프로토콜 맞추기의 첫 번째 전략은 건축과 공간환경, 공공공간에 대한 소통이다. 건축기본법상 용어의 정의를 보면, ‘건축물’, ‘공간환경’, ‘공공공간’의 세 가지 개념이 있으며 조경은 ‘공공환경’과 ‘공공공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공원, 광장, 경관 등에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것은 조경이기 때문이다.


그는 “조경분야에서 탄생하는 작품들도 문화 상품화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조경가가 쏟아내는 훌륭한 작품들이 사회의 문화 상품으로 평가되고, 소비되고, 홍보되어 전문분야로 인정되는 길을 넓힐 가능성의 시대가 왔다”며, ▲공공환경과 공공공간이라는 공유공간에 대한 조경분야와 건축분야의 협업 ▲건축문화서비스 분야에서 조경가들의 작품이 수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 ▲국건위 국토환경디자인분과에의 참여 등을 제안했다.


둘째는 ‘국토’와 ‘도시’의 조경 필드화이다. 한국조경의 탄생부터 조경은 국토와 환경을 다루었듯, 국토와 도시를 조경의 필드로 여기고 공유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도시분야에서 녹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한다면 조경분야의 파이는 커질 것이기에, 도시분야를 통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토·도시조경’이라고 변경해 국토, 도시분야와 키 높이를 같이 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협회나 학회의 이름 역시 바꾼다면 ‘길거리 조경’에서 ‘국토·도시조경’으로 변할 수 있으며, 조경의 사회적 위상, 문화적 품격, 그리고 업역의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중앙·지방정부와의 MOU 체결 활성화이다. 정원도시를 표방하는 지자체나 쇠퇴도시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다양한 도시문제에 조경분야가 먼저 나서서 헙무협약을 체결하고, 정책을 잘 추진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용산국가공원을 조경분야의 대표 문화 상품화 하는데 역량을 결집하자는 전략이다. 용산국가공원에 대해서는 제1, 2차 ‘용산공원 및 주변부 종합정비계획’을 조경학회에서 수립했을 뿐, 더 이상의 조경 브랜드는 없으며, 용산공원추진위원회 위원장도 전부 도시계획전문가, 미술사 전문가 등이었음을 꼬집었다.


따라서 조경분야에서 (가칭)‘용산공원포럼’을 발족하고, 항구적인 독립조직으로서 용산국가공원에 대한 모든 논의가 정부든 시민사회든 포럼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컨퍼런스나 디자인 공모전 등도 개최해 조경분야에서 끝까지 지켜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녹색건설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물로 과밀화된 도시는 자연으로 회복되는 도시 재구조화가 필연적이며, 이미 도로 지하화를 통해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의 녹색건설산업이 진행되고 있다. 녹색 이니셔티브를 쥐고 기존의 회색 건설산업을 녹색건설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국토, 도시, 토목 등 건설업 분야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나가면서 조경을 ‘진흥’이 아닌 ‘산업’으로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에 대한 청사진으로 건설협회로부터 독립한 (가칭)녹색건설산업협회 결성도 언급했다.


배정한 교수는 국내외 여러 공원과 도시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을 58편의 에세이로 엮은 책 ‘공원의 위로’를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 ‘공원의 위로’는 경의선숲길공원, 광교호수공원과 같은 수도권 공원은 물론, 전주 맘껏숲놀이터나 마산 임항선 그린웨이같이 지역에 있는 공원, 뉴욕 도미노 공원, 파리 샹젤리제 같은 외국의 공원까지 약 40곳의 다양한 공간을 두루 다루며 도시 속 공원의 의미를 묻는다. 산책하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면, 공원을 걷는 것 같다가 어느새 공원의 구조와 미학, 도시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책은 ‘도시의 멀티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공원의 다채로운 면면과 역사를 세세하게 보여주면서 지금 우리의 공원은 진정 어떠한 모습인지, 우리는 이 공공 공간과 도시를 어떻게 가꾸어나가야 할지 묻는다. 이런 물음은 곧 우리가 어떤 사회와 삶을 바라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일차적으로 독자가 공원을 ‘감각으로’ 만나지만 그러면서도 공원의 역사와 철학에 대한 안내와 비평적 관점 또한 놓치지 않는다.



특별강연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명예교수의 ‘현재미래형 한국조경의 길_비전과 전략의 나침판’ 원문 보러가기 ▶클릭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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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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