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진화하는 하이라인 상업과 연결하다

김동필 논설위원(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김동필 교수l기사입력2024-05-14

진화하는 하이라인 상업과 연결하다

 

 

 

_김동필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뉴욕을 방문하면 늘 신선한 느낌과 새로운 볼거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게 한다. 다시 찾은 하이라인도 끊임없는 진화와 변화하는 공간미학을 배우게 한다. 답사하는 동안에도 하이라인 관계자들이 노후화된 일시 폐쇄지역에서 전문가 현장 점검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뉴욕 센트럴 레일로드(Central Railroad)는 노상선로를 달리는 화물열차로 보행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매우 위험한 열차였다. 여러 가지 안전조치를 하였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고가선로를 계획하였고 웨스트 사이드 고가선(West Side Elevated Line)이 운행되었지만, 60년대부터 최남단 구간이 철거를 시작하였고 80년대부터 모든 교통이 중단되었다. 

 

그 후 Chelsea 거주자인 Peter Obletz는 구조 보존을 위해 West Side Rail Line Development Foundation을 설립했다. 같은 해에 의회는 사람들이 오래된 철도 노선을 휴양지로 전환하기 위해 복잡한 토지권 문제를 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트레일 시스템법(Trail System Act)을 통과시키는 등 노력을 하였지만 일부 구간이 추가로 철거되었다.

 

1999년에 High Line 소유주인 CSX Transportation은 구조물 재사용에 대한 제안을 받아들였고 숨겨진 풍경의 아름다움에 영감을 받아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와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ond)는 비영리 보존 단체인 프렌즈 오브 더 하이 라인(Friends of the High Line)을 설립하여 공공 장소의 보존과 재사용을 위해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다.

 

이런 보물을 미리 알아보고 준비했던 선지자들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노후화된 도시 인프라들이 본래의 기능으로는 부족하겠지만 색다른 용도로 사용가능한 것들에 대한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건물사이로 만들어진 고가철도 공원 하이라인 

 

2003년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36개국 이상에서 공원 활용 방안에 대한 720건의 아이디어를 받았고, 블룸버그 시장과 시의회의 강력한 지원으로 특별 구역 지정이 제안되었다. 웨스트 첼시 특별 지구는 하이 라인을 공공 공원으로 사용하는 것을 촉진했고, 시의회가 구역 변경을 통과시켰다. 

 

철도의 개구리가 공원의 왕자가 될 것“

-The New York Times-

 

1993년 개장한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에서 영감을 얻었고, CSX Transportation이 구조물의 소유권을 뉴욕시에 기부한 지 4년 후, 2006년 4월 착공하여 2009년, 2011년, 2014년까지 세 번에 걸친 구역을 개방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이자 지역사회의 가치있는 자원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원의 모범사례가 되었다.

 

그 동안 공원이 아닌 곳을 공원으로 공적인 장소로 만든 사례가 많지 않았던 점에서 버려진 흉물공간이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새로운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대변신을 한 것이다.

 

하이라인이 생기면서 근처 부동산개발이 활발해졌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상업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였고 향토수종의 사용과 친환경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공간 설계지침도 제시하였다. 

 

고가철도라는 특수성 때문에 건물사이에 만들어져 개인의 경관권과 사생활 침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입구에 2015년 개관한 휘트니미술관을 비롯해서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를 비롯한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건물들이 들어섰고 스퍼 인근 허드슨 야드에는 베슬(The Vessel), 셰드(The Shed), 엣지 전망대 등이 들어서서 더욱 유명한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하이라인 입구의 휘트니미술관

 

그리고 이러한 거대한 물결과 함께 2008년, 원래 철도 구조물의 마지막 남은 부분을 살리기 위한 옹호 캠페인(Save the Spur)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10여 년 후, 재창조된 예술전시공간인 하이라인 스퍼가 2019년 6월 오픈했다. 기부재단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Coach Passage, 전망대가 있는 발코니, 녹색의 통로, 연결 광장과 Plinth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The Spur와 Plinth의 예술작품

 

그리고 가장 철거의 위험이 높았던 구간인 스퍼의 재창출로 2023년 6월 하이라인-모이니한 연결선인 모이니한 트레인 홀 커넥트(Moynihan Train Hall Connector)가 Empire State Development 및 Brookfield Properties, 뉴욕시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국, 지역사회와 공공-민간 파트너십으로 만들어졌으며, 이곳을 따라가면 맨해튼 웨스트(Manhattan West)의 공공공간(Public Access Area)과 연결하여 상업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게 되었다. 강철구조를 바탕으로 상부는 철재 데크와 구조용 집성판’(CLT)목재로 연결하였고 연결로의 좌우에 교목과 관목, 초화류가 식재되어 녹색이 가득한 보행자로를 만들었다.

 

모이니한 트레인 홀 커넥트

 

그리고 하이라인의 원풍경이 남아있는 웨스트 34번가로 진입하는 마지막 구간의 접근은 지금은 일시 폐쇄되었지만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준비 중이고 곧 개방이 기다려진다. 

 

여러분은 정원을 걸으며, 예술을 감상하고, 공연을 경험하고, 음식이나 음료를 즐기거나, 또는 모든 친구들과 이웃들과 연결될 수 있고, 뉴욕시의 독특한 경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연간 예산의 거의 100% 가 기부금을 통해 나옵니다.

-Friends of the High Line-

 

지금도 하이라인은 명상 산책로(A Mindful Walk), 식물입양, 토종수분 매개자로서의 식물, 빗물 저장 관리시스템, 정원 폐기물의 퇴비화, 친환경 해충관리, 자생식물, 이벤트를 위한 장소대여, 하이라인 아트(High Line Art). 흑인 커뮤니티와의 연대 등 유지관리와 운영프로그램을 연간 400개 정도 실행하고 있으며, 공적 프로그램과, 지역사회와 청소년의 참여 등을 실천하고 있으며 관광객을 포함한 참여자가 5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Friends of the High Line은 연간 예산의 거의 98%를 모금하고 있고, 뉴욕시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부와 협력하여 하이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자하 하디드의 설계 건물과 엣지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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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Line Design 

필드 오퍼레이션스의 제임스 코너(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프로젝트 리더), 리즈 딜러와 리카르도 스코피디오(Renzo Diller, Ricardo Scofidio의 딜러 스코티피오) + 렌프로(Renfro), 그리고 정원 식재 디자이너 피에트 아우돌프(Piet Oudolf)

 

High Line-Moynihan Train Hall Connector Design and Construction

Skidmore, Owings & Merrill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Turner Construction Company

글·사진 _ 김동필 교수  ·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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