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시대, 순천정원박람회 개막!
184일간의 열전... 정원문화 활성화 기폭제 될까?
순천시가 정원박람회 기본구상을 시작한지 5년만에 드디어 정원박람회 문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개막하는 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한 기대로 개막일 이전부터 많은 취재진의 플래쉬 세례가 끊이질 않았다.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원'의 대중화를 내다보는 사람도 생겼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도심의 팽창을 막아, 생태계의 보고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 개최됐다. 순천만에서 도시에 이르는 에코벨트를 완성시키겠다는 목적도 있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과 도심과의 거리는 불과 5km에 불과하다. 완충지대에 '정원'으로 생태축을 구성한 것이다.
순천만습지센터
정원박람회장에는 세계 국가 전통정원 11개를 비롯해 전문가들의 아이디어에 의한 테마정원, 국내외의 자치단체·기업체·작가들의 참여정원 등 총 23개국의 83개 정원이 조성됐다.
특히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찰스젱스가 디자인한 '순천호수정원'과 첼시플라워쇼 아티즌 가든에 이어 쇼가든까지 석권한 첼시의 별, 황지해 작가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이 박람회장의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참여정원과 테마정원, 네덜란드, 중국, 프랑스 등 11개국의 전통정원도 자리하고 있다.
갯지렁이 다니는 길
크고작은 정원이 들어선 이 곳의 넓이는 111만m²(약 33만평)에 달한다. 이에 조직위는 공부, 체험, 여행 등 자연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7가지의 주제별 여행 코스를 제안했다. 다양한 식물을 공부할 수 있는 코스, 습지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코스, 경험하며 배우는 코스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정원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로 1조3천억원의 생산 유발효과를 볼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 11000명의 고용창출, 400만명의 관람객 등의 예상 경제효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관람객 수, 입장권 수입 등 단순히 숫자로 얻는 경제적 가치보다는 건강한 도시문화 등으로 창출되는 내재적 가치가 더 크다고 말한다.
성종상 서울대 교수도 "박람회장에 입장하는 관람객수를 성공의 지표로 삼는 것보다 관람객의 만족과 순천시민의 참여를 통해 나타나는 건강한 도시문화의 창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고 밝힌바 있다.(그린전남 2013년 1월호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기대와 성공 전략)
27만 인구의 순천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재정이 열악한 중소도시임에도 2455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끌어들이는 등 쉴 새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이다. 진정한 출발선상에 서게 된 것이다. 정원은 돌봄과 가꿈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강풍과 집중호우 같은 악천후와도 싸워야 하며, 관람객들의 이용행태도 관찰해야 한다. 정원도시로의 방향을 설정한 순천시가 고민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박람회가 끝나도 정원은 남는다.
박람회 개최 등 순천시의 행보가 조금씩 싹띄우는 우리나라 정원문화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미칠지에 대한 것도 관심사안이다.
이처럼 다양한 기대와 숙제를 안고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닻을 올렸다. 박람회가 진행되는 184일동안의, 아니 오늘 이후의 순천시의 변화가 궁금하다.
- 공동사진 _ 나창호 기자, 신정우 통신원(순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