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콘서트] 정원의 도시 멜버른 Melbourne
글_송명준 오피니언리더(님프Nymph 대표)라펜트l송명준 대표l기사입력2020-04-10
[정원콘서트] 호주 4대 도시 정원 01
정원의 도시 멜버른 Melbourne
글_송명준 오피니언리더(님프Nymph 대표,
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콘서트의 사전적 정의는 두 사람 이상이 음악을 연주하여 청중에게 들려주는 모임입니다. 이곳은 거창하지만 독자에게 정원과 식물, 정원과 사람, 정원과 문화, 식물원에 대한 단상, 미국 서부의 국립공원, 미국 동부의 식물원, 호주 4대도시 정원, 기타 등 8가지 주제로 연주되는 정원콘서트입니다. 다음회는 4월 24일 [호주 4대 도시 정원 02 - 무한한 상상력을 품은 Canberra]이며 격주로 연재됩니다.
2018년 3월, 호주 도심의 정원 속으로 들어가다.
호주는 면적이 769만㎢으로 대륙이라는 엄청난 크기의 땅을 가지고 있기에 반건조기후와 사막성기후 그리고 온대성기후 등 다양한 기후대를 보이고 있다. 호주인들의 대부분은 해안 도시에 살고 있고, 2020년 현재 인구는 2,541만 명이다. 자료를 보면 2018년 추계 2,480만 명 호주인들의 86%가 정원이 있는 주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그들은 정원 관리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여기며 크고 작은 정원들을 가꾼다. 특히 주말이면 가족과 친구들로 넘쳐나 먹고 즐기는 문화와 교류의 공간인 것을 보면 한편에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때론 그런 자유로움에 “좋다”라고 혼잣말을 하곤 한다. 정원콘서트에서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8년 3월 3일부터 시작된 멜버른(Melbourne), 캔버라(Canberra), 시드니(Sydney) 그리고 브리즈번(BrisBane)에서의 10일이라는 짧지만 굵은 여정의 흔적과 기억이 지워지기 전에 4회에 걸쳐 남기려 한다.
Australian Garden이라 불리는 RBG(Royal Botanic Gardens), Cranbourne
멜버른(Melbourne)은 호주의 제2의 도시이다. 이곳은 정원의 도시라 불릴 만큼 크고 작은 정원들이 많은 곳이다. 특히 RBG, Cranbourne은 호주인들의 자랑이라 그런지 그들은 이곳을 Australian Garden이라 부른다. RBG, Cranbourne에 대한 분석, 아니 설계자들(Taylor Cullity Lethlean와 그의 팀원들)의 구상들은 뒤로 하고 멜버른(Melbourne)의 사진작가인 존 골링스(John gollings)의 홈페이지(www.gollings.com.au)에 들어가 하늘위에서 찍은 사진들은 눈으로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기회가 된다면 RBG, Cranbourne에 달려가 그 놀라움을 온몸으로 느껴 보기를 권한다.
정원의 입구에 들어서면 관람객들을 한방의 KO패 시키는 거대한 무기, 호주 대륙의 중심을 재현한 Red Sand Garden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 순간 너무 당황해서 처음에는 탁구 경기에서 탁구공이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는 것처럼 시선을 고정시킬 수 없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Red Sand Garden속의 초목과 둔덕 그리고 초화가 눈에 들어온다.
정신 차리고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완만한 경사에 물이 흐르고 남녀노소 함께 발을 담구고 놀 수 있는 100여 미터의 냇가 Rock pool Waterway가 이어져 있다. 냇가의 벽은 Escarpment Wall Sculpture이라 불린다. 붉게 녹슨 소재로 되어있어 걸어가는 내내 이질감을 느꼈다. 아마도 Red Sand Garden과의 둔덕 부분과의 경계이기에 색감의 조화를 생각한 설계자의 의도인 듯 하다.
Rock pool Waterway
Exhibition Gardens이 그 옆에서 5가지 세부정원으로 Diversity Garden, Water Saving Garden, Future Garden, Home Garden 그리고 Kid’s Backyard 되어있다. 그 외 Eucalypt Walk, Arid Garden and Dry River Bed의 정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수공간도 연출되어 있으며 조경 잡지에서 접하던 그대로의 모습들이 나의 눈앞에서 스쳐 지나간다.
RBG, Mel
멜버른 도심지와 규모와 비슷하다는 RBG, Mel은 11만5천 평의 엄청난 면적에 산책로와 연못들로 아름답게 만든 문화유산이다. 이 정원의 비전은 Life is sustained and enriched by plants로 주제정원 중 이안포터 재단이 만든 Children’s Garden(어린이정원)이 가장 인기 있다. 그 외 참나무 정원, 동백나무 정원, 남아프리카 정원, 남중국 정원, 가막살나무속 정원, 멸종위기정원, 장미정원, 소철정원, 대나무정원, 야자수정원, 양치식물정원, 허브 정원, 뉴질랜드정원, 캘리포니아 정원 등 주제원이 있다.
주제정원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양치식물원(Fern Gully)이다. 미국북동부의 필라델피아 Morris Arboretum 모리스수목원과 시키고 Garfield Park conservatory의 유리온실속의 Fernery 와 달리 도심 속에 엄청난 크기의 관목들이 우거져 있기에 가능한 듯한데, RBG, Sydney와 Briabane Botanic Garden - Mt Coot-tha의 시설이 있는 Fernery도 좋았지만 오직 조경시설은 바닥 데크의 관람로만 있는 양치식물의 작은 협곡처럼 RBG, Mel의 Fern Gully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조깅을 하던 현지인이 Fern Gully을 가리키며 넘버원 표시를 하면서 강력 추천한 이유를 관람로를 내내 걸으면서 깨달았다. 엄청난 크기의 Dicksonia antarctica(안타르티카 나무고사리)들과 Asplenium antiquum(파초일엽)들이 지천에 널린 것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나게 된다.
1846년 Charles La Trobe 부총독에 의해 설립된 이후 16년과 37년간 장기집권한 원장님들 덕택에 전 세계 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했다. 현재의 식물표본관은 150만 가지 이상 표본을 보유할 정도로 과학적인 기반을 마련하였고, 영국식 자연풍경식 정원 도입을 통해 현재 RBG, Mel은 국가유산목록과 내셔널트러스트 등록되어 있다.
RGB, Mel
그 외 도심 속에는 여러 곳의 정원들이 있다.
Carlton Gardens-Melbourne Museum은 1880년 멜버른 국제 전시장으로 설계된 7여 평의 규모 왕립 전시관과 멜버른 박물관을 비롯한 이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분류되어 있다. 왕립전시관 정면에는 빅토리아 시대의 호치구텔 분수와 원형의 프랑스 분수가 우아하게 물을 뿜고 있다. 요즘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파피루스의 학명은 cyperus percamenthus(이명, papyrus, dwarf giant)인데, 외국 책에서 보았던 2.5미터 크기의 cyperus papyrus(이명, papyrus, giant)가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어 놀라웠다.
Fitzroy Garden은 호주의 동쪽 해안에 도달한 최초의 유럽인이 된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의 생가를 1934년 멜버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영국에서 옮겨왔다. 하늘에서 보면 영국의 국기인 세 개의 십자가 조합으로 만들어진 유니언 잭(Union Jack)의 모양을 형상화한 오솔길로 인해 작은 영국이라고 불린다. 호주에서는 이제 멸종위기종인 유칼립투스 나무(eucalyptus globulus) 한 그루가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의 생가 앞에서 그를 지켜주고 있는 듯하다.
Flagstaff Gardens는 1862년 공원으로 지정된 지역 회사원들의 점심 장소로 이용되는 도심 속의 작은 정원이다. 잔디밭, 유칼립투스, 남양삼나무, 무화과, 느릅나무 가로수, 장미 정원, 조각품 등 조그마한 볼거리가 있으나 관람으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현지인에 의하면 여름이면 사람들이 누워서 한가로이 시간 보내는 곳, 특히 일광욕을 하면 좋은 곳이라 한다.
Queen victoria Gardens는 RBG, Mel 옆에 있으며 꽃시계와 빅토리아 여왕 동상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관람으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Treasury Gzrdens는 Carlton Gardens에서 본 cyperus papyrus(이명, papyrus, giant)가 있었다. 오래된 정원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 기념비, 로버트 번즈 기념관 및 윌리엄 클라크 경의 기념 동상이 있는 연못들이 있다.
Carlton Gardens-Melbourne Museum
Fitzroy Garden
Flagstaff Gardens
Queen victoria Gardens
Treasury Gzrdens
National Gallery of victoria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으로 1861년 설립되었다. 입구의 좌우에는 넓은 연못에 여러 개의 분수들이 물을 내뿜고 있고, 건물의 유리창에는 위에서 물이 계속 내려와 건물 안을 볼 수 없도록 되었다. 무료이기에 주저 없이 들어가면 1977년생의 중국 작가인 슈첸(Xu Zhen)의 작품이 있다. 18m 길이의 거인 와불 주위에 소인국의 서양의 사람 조각품들이 수십 개 배치되어 있는 작품 Eternity-Buddha는 관람객들을 초반부터 KO패 시킨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당시 개원 3주년 초청작품이기에 지금은 철거되었다고 한다.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 글·사진 _ 송명준 대표 · 님프Nym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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