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리고 정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정원이야기'
홍광표 회장·황지해 작가, 환경영화제 그린토크 참석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6-05-11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황지해 작가, 김종근 (주)영화공간 대표이사
지난 7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정원’을 주제로 토크쇼가 열렸다. 참여자는 첼시의 여왕 황지해 작가,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첼시 플라워쇼를 다룬 영화 ‘데어 투 비 와일드’이다.
이날 상영된 ‘데어 투비 와일드’는 아일랜드 가든디자이너 메리 레이놀즈가 식물학자 크리스티 콜라드의 도움을 받아 2002년 첼시 플라워쇼 ‘쇼가든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을 그린 감동 실화이다.
아일랜드에 메리 레이놀즈가 있다면 한국에는 2년 연속 금빛 메달 수상에 빛나는 첼시의 여왕, 황지해 작가가 있다. 그녀는 2011년 ‘해우소’로 혜성같이 등장, 2012년도 ‘고요한 시간-DMZ 금지된 화원’으로 세계 정원계에 ‘자연주의’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현지인들은 그녀를 ‘자연주의 플랜팅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해우소’는 첼시플라워쇼 소형정원(Artisan Garden) 부문에서 금상을, 아티즌가든 부문 최고상을 받은 작품이다. ‘해우소’가 공개된 이후, 이듬해 다른 나라의 화장실이 작품으로 나올만큼 황지해가 주는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녀는 해우소에 대해 “우리가 버린 분뇨가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비옥한 토양이 식물을 살찌우고, 식물은 다시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선조들의 자연주의 철학을 통해 내연하고 보이지 않는 진실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이듬해 공개된 ‘고요한 시간-DMZ 금지된 화원’은 대형정원(Show Garden) 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해 전 세계인의 이슈가 됐다. 치밀하고 세심한 플랜팅은 물론이고, 실제 이산가족의 편지와 군화, 군번줄 등 수많은 의미가 담긴 소품들을 통해 한국전쟁과 분단, 그 내면의 이야기를 표현했다. 전쟁에 대한 기념비적인 공간으로써 평가받는 작품이다.
“DMZ는 60여 년간 고립된 장소로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 고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DMZ를 피상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정원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공간으로 해석했다”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황지해 작가
황지해 작가가 대한민국 대표로 국위선양한다면 우리나라만의 정원인 K-Garden을 개발,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이 있다.
정원을 사랑하고 있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하고 생활 속에 정원을 옮기는 일을 하고 있는 정원디자인학회는, 신한류 동향을 연구해 한국정원을 매개체로 전 세계에 가장 한국다운 것을 보여주기 위한 K-Garden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K-Garden을 ‘전통성, 한국성’에 국한하는 것을 넘어 다른 차원으로 접근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홍광표 회장은 “현재 전 세계에 조성된 K-Garden은 합쳐봐야 20여개도 안 된다.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특히 민간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갖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며 정원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화적, 산업적 힘을 강조했다.
한편, 첼시 플라워쇼는 정원의 나라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최고의 정원박람회로 1827년에 치스윅 가든(Chiswick Garden)에서 처음 열린 치스윅 페트(Chiswick Fete)에서 시작되어서 세계 정원디자인의 경향과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는 행사이다.
봄이 시작되면 런던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시작된다. 5월부터 개최되는 첼시 플라워쇼는 봄꽃의 꽃망울이 터지는 것과 같이 런던시즌의 신호탄이 된다. 첼시플라워쇼는 대형정원인 쇼가든, 어반가든, 아티슨 가든으로 카테고리가 나눠 진행된다.
아울러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서울 환경영화제는 전 세계 111개국 1,300여 편의 영화가 출품되어 역대 최고 규모를 경신하기도 한 아시아 최고의 환경 영화제이다.
-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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