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가능성·아쉬움 혼재

리드엑스포 단독주최, 조경박람회 모습은?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05-09




리드엑스포가 주최하는 2014 대한민국 조경박람회가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4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는 (사)한국조경사회와 분리해 치루는 첫 조경박람회로 업계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참여업체 숫자는 약 130개로 평년보다 많았고, 평일임을 감안한다면 관람객도 예년 수준을 유지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시설물이 줄었고, 대신에 생활소품, 정원용품이 그 자리를 채웠다는 점이다.


참가업체 관계자는 “5월 9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예정돼 있었던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와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시설물 업체 참가가 줄은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신 식물과 정원관련 용품 숫자는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귀농귀촌과 전원주택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조경과 이를 둘러싼 테마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심지어 유명 캠핑용품 업체가 단독부스로 참여해 텐트 등 관련용품을 판매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주)이노블록, (주)디자인파크개발, (주)예건 등 조경분야 중견기업도 이번 전시에 참가했다. 이들 선도기업의 전시품목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전원주택과 정원문화 등 사회적 트렌드에 발맞춰 적극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개발수요를 타겟으로 삼는 업체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먼저 이노블록이 선보인 제품은, 전원주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질감의 보도블록과 경관옹벽이다. 이번 신제품의 공통점은 전문 시공기술자가 아니어도 자재를 구매하면 일반인도 직접 자연스러운 바닥과 옹벽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이어피트, 클레어몬트

벨비디어, 올드미션


전원주택이나 팬션에서 모닥불을 피우는 ‘파이어 피트’는 안전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 팔레트가 한 패키지로 제공됨으로써 누구나 쉽게 DIY 시공이 가능하다.

세월에 풍화된 멋스러운 사고석 질감이 부각되는 올드미션, 부드러운 자연석의 질감에 정형화된 치수로 물량낭비가 없는 벨비디어, 끌로 깍은 듯한 질감으로 담장과 옹벽에 모두 사용가능한 클레어몬트도 간편한 시공으로 관심을 끈다.


신재생에너지와 놀이와의 결합, 시민들의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주목해 왔던, 디자인파크개발의 신제품도 주목할만 하다. 글램핑과 텐트의 중간형태인 ‘모던이글루’를 출시해 조경의 새로운 영역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던이글루


텐트형태의 캠핑과 카라반 형태의 캠핑의 장점들을 도입한 ‘모던이글루’는 천이 아닌 딱딱한 소재를 사용한 새로운 개념의 텐트하우스이다.

‘모던이글루’의 구조는 모듈의 조합으로, 크기나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고, 놀이 아이템과 조합도 가능하다. 다양한 각도의 창을 통하여 주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지붕부분의 조각만 투명재질로 바꾸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펜션이나 캠핑장 관계자들도 현재 ‘모던이글루’를 주목하고 있어,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건의 가드닝 브랜드 푸르너스는 예술성이 가미된 고급 정원용 장식품을 준비했다. 기존의 정원 소품에 종수를 늘림으로써, 시민들의 수요를 반영하고자 했다.




하지만 한국조경사회와 공동으로 주최하였던 그동안의 조경박람회를 떠올리며, 아쉬움을 전하는 조경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먼저 전시의 밀도이다. ‘대한민국 조경박람회’라는 타이틀이 걸린 이상,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이 박람회는 시민들이 조경을 인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소통창구 중 하나이다. 비록 캠핑과 귀농귀촌과 같은 신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여성 액세서리나 샤워기, 심지어 건강팔찌의 등장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백화점식 전시로 조경박람회의 테마를 쉽게 읽기 어려웠다. 귀농귀촌 등과 관련한 세미나도 토지분양 또는 회원가입 등의 목적성을 갖고 있어 공익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모 참가업계 관계자는 “조경박람회는 조경신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일 뿐만아니라 국토환경에 공헌해온 조경의 참모습을 시민에게 보여주는데 큰 목적을 두고 있다.”며 나아가 조경의 비전까지 보여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박람회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엑스를 찾은 수십 수만의 관람객은 조경박람회를 통해 조경을 떠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도시녹화의 김철민 대표는 사회적 이슈나 쟁점사안을 조경에서 꺼내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가령 최근 세월호 참사로 새로 부각되는 안전과 방재에 관련된 이슈파이팅을 조경박람회가 해주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참가 업체가 중심이 되어 박람회장에 안전을 테마로 전시를 진행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결국 조경분야 알리미로서 ‘조경박람회’가 유지되는 한 리드엑스포와 조경단체, 조경업체와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름아닌 ‘조경’박람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7회에 걸쳐 쌓아올린 '대한민국 조경박람회'의 이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가 ‘국제인증전시회’로 선정하였으며, 올해 1월엔 한국전시산업진흥회로부터 유망전시회 49건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리드엑스포 뿐만아니라 공동 주최사였던 한국조경사회와 조경관련 업체가 함께 일궈낸 성취였다.


리드엑스포 관계자는 “조경박람회의 주인은 참가업체와 관람객이다.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경청함으로써 앞으로 보다나은 조경박람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사)한국조경사회는 5월 9일부터 서울신청사 앞 광장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를 세월호 참사로 오는 11월에 날짜를 옮겨 개최할 예정이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ch_19@hanmail.net

네티즌 공감 (2)

의견쓰기
조경...이런거라고 보여주고 싶어서 딴 분야 사람들과 같다............
간 후에는.................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매년 가지만 하나도 볼 게 없던건 올해가 처음이다. 주최가 누구던 간에 나는 모른다.
이 기사도...기자님 생각이 주최가 분리하여, 진행해서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어떻게 해야된다는건지 의도를 도대체 모르겠다. 양쪽 눈치 보는 것인지.
조경 실무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도움이되는 행사가 됬으면 좋겠다.
2014-06-19
올 봄...대한민국 조경축제는 없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세월호 핑계는 대지말라..-.-
2014-05-10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