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마라케시 전통시장(Souk)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3-10-13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50


모로코와 파리편 - 7

마라케시 전통시장(Souk)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메디나 지구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이 도시의 역사이고 상징이며 관광명소입니다.

제마 엘 프나 광장과 붙어있는 전통시장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망라되어 있답니다.

현대판 백화점과 같은 셈이지요.

지역의 특산품인 금속과 가죽제품을 비롯하여 카펫, 향신료, 장신구, 의류, 그릇, 수공예품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답니다.





















마라케시는 모로코의 대표적 역사도시이지요.

오랜 기간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이었답니다.

그래서 모스크와 궁전 등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전통시장(Souk)을 포함한 옛 시가지 메디나 지역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지요. 

이곳 전통시장은 골목이 좁고 복잡하여 미로나 다름없습니다.

마침 호텔이 제마 엘 프나 광장에서 가깝지만 시장을 거쳐 들어가야 하므로 매번 입구를 찾지 못하여 고생을 하였답니다.

넓고 복잡하기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이나 런던, 파리, 동경, 북경에서도 숙소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매일같이 혼란을 겪었답니다.





















가장 복잡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의 시장에도 여유로운 쉼터와 문화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이 가장 모로코다운 시장 모습이지요.

Souk은 아랍권에서의 재래시장을 뜻하지요.

이곳은 모로코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곳이랍니다.

이스탄불에 있는 그랜드 바자르보다 더 예스럽고 풍성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곳이야말로 아프리카에서 만나는 이슬람 문화의 꽃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역동적인 삶의 현장과는 달리, 토속적이면서 세련되고 분위기 있는 카페가 이방인을 유혹합니다.

이슬람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있는 듯한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라네요.





















시장은 광장과 붙어 있어 구역 경계가 모호합니다.

시장통 미로를 걷다 보면 광장으로 나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건장한 청년들이 길을 안내해 주고 용돈을 챙기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필자는 그동안 공간 지각능력이 꽤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착각이었음을 이곳에서 깨닫게 되었답니다.

어느 도시에서도 전통시장을 둘러보면 그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대략 읽을 수 있지요.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정겹고 좋답니다.





















시장은 물건을 사고 파는 고유한 기능외에도 많은 의미를 갖습니다.

필자 역시 젊은 한 때 외국 답사를 나오면 기념품 쇼핑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였지요.

가끔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웃음이 나온답니다.

맥주잔을 비롯하여 닥치는 대로 구입하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지금은 구입하고 싶어하던 그때의 열정이 온통 식었습니다.

이러다가 혹시 답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도 식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도 하게 된답니다.





















필자가 마라케시를 지난 6월 중순에 다녀왔는데, 9월초에 마라케시 인근에서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하였다지요.

저는 그 당시 동유럽과 발칸지역을 답사하며, 마라케시 기사를 작성하였답니다.

독자분들께서 저가 마라케시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여 걱정 어린 안부를 전해 왔습니다. 

지면을 통하여 관심과 염려에 감사드립니다.

전통시장의 건물과 담장 등 구조물들이 대부분 지진에 매우 취약한 붉은 색상의 진흙으로 된 벽돌 구조랍니다.

마라케시의 지붕이자 상징으로 통하는 69m 높이의 850년 된 쿠투비아 모스크의 첩탑 일부도 훼손되었다는 뉴스를 접하였습니다. 

활시찬 제마 엘 프나 광장이 이재민들의 피난처가 되었다는 소식이 믿기질 않네요.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더 큰 피해 없이 조속한 복구를 기원해봅니다.





















전통시장과 광장 주변의 모습입니다.

인력거와 마차들이 승용차와 함께 자연스럽게 거리를 분주하게 오갑니다.

낙후되었다기보다 전통을 잘 고수한 모습이 대단하고 자랑스럽답니다.

모로코의 마라케시는 한때 세계의 여행자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도시 1위를 차지한 곳이랍니다.

이렇게 과거의 정취를 잘 간직하며, 현대 문물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진정한 현대적 관광자원으로 박수를 받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구시가를 맴돌다 우연히 입구를 만났습니다.

입구의 안내 문구를 봐도 무슨 뜻인지 알길이 없네요.

왕궁의 입장료와 같습니다.

들어와서 살펴보니 꽤 오래된 묘지 유적이네요. 

날씨는 무덥고 크게 관심 있는 영역도 아니라서 지나쳐 나왔답니다.

뜰도 제법 있다지만 평범한 녹지에 해당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마라케시의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랍니다.

치장이나 꾸밈이 없이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이지요.

그래서 더 많은 감동을 주는가 봅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1인당 GNP를 따져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일괄 평가하는 잘못된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생동하는 삶의 현장이 다소 불편하고 시골스럽게 보이지만, 아주 평온하고 자유분방한 가운데 평화롭기만 합니다. 

남의 눈치 살피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고 좋습니다.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입니다.

아직까지도 온전한 모습으로 도시의 역사와 시각적 정체성을 일러줍니다.

도시의 개발과 발전 과정에 훼손되지 않고 보존되어 있음이 대단하네요.

다음 기회가 되어 이 도시를 방문하게 된다면, 성곽을 따라 꼭 한 바퀴를 돌아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 사진 출입문은 무와히드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는 카스부의 정문인 ‘Bab Agnaou’랍니다.

도시 곳곳에 크고 작은 모습의 모스크가 자리하고 있네요.

황토색 성벽과 야자수가 이 도시의 대표적 경관으로 인식됩니다.

낙타가 지나가면 더욱 잘 어울리겠네요.













거미줄 처럼 연결되고 얽혀있는 시장과 골목길이 정겹습니다.

골목길 곳곳에 화분이나 볼라드를 놓아 보행자를 위한 배려를 하고 있음이 각별하지요.

온통 붉은 점토벽돌로 만들어진 특이한 도시경관이 아련합니다.

지진으로 훼손된 구시가지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하루속히 재건되길 기원해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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