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원 없애고 아파트만 짓는다?···오해와 진실은
공원‧녹지공간 지키려 5천억 들여 부지매입‧민간특례 추진
중앙공원 전경 / 광주광역시 제공
2조 원대의 광주 중앙공원 특례사업이 난타전에 돌입했다. 한양은 선분양을 언급하며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으며, 광주시와 SPC측은 법적 대응을 경고하는 등 이들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광주 중앙공원 특례사업을 두고 일각에서는 “광주는 왜 녹지를 훼손하면서까지 성냥갑 같은 아파트만 짓는거냐”는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20일 광주광역시는 “그 어느 도시보다도 공원과 녹지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어서다. 도시공원을 지키는데 드는 직접 사업비만 5000억 원에 달한다”라며, ‘광주 도시공원 오해와 진실’이란 입장문을 발표했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도시공원 조성사업은 두 가지 방향이다. 시 자체 예산을 투입해 조성하는 재정공원 15곳(월산, 발산, 우산, 신촌, 학동, 방림, 봉주, 양산, 본촌, 신용, 황룡강대상, 영산강대상, 화정, 운천, 송정)과 민간자본을 활용해 조성하는 민간공원 9곳(수랑, 마륵, 송암, 봉산, 일곡, 중외, 중앙, 신용, 운암산)이다.
공원 조성사업, 왜 이리 많은 예산 소요되나
시가 추진하는 도시공원 24곳은 모두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으로 일몰대상이다. 사유지를 매입하지 않으면 도시공원 일몰제로 공원부지에서 해제돼 땅 소유주가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자체 예산 4867억 원을 투입해 사유지 보상과 공원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737억 원을 투입해 보상대상 사유지 96만7,000㎡ 중 10만4,000㎡를 매입할 계획이다. 올해 매입 절차가 끝나면 총 보상 규모는 79만7,000㎡로 사유지의 83%를 확보하게 된다. 나머지 사유지 20만㎡는 내년까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실제 광주지역 재정공원의 경우(2017년 기준) 전체 부지 중 사유지가 평균 70.1%를 차지하고, 나머지 29.9%가 국‧공유지이다. 영산강 대상공원의 사유지는 82.3%, 발산공원은 84.6%에 달한다. 이 사유지를 매입하는데 드는 보상비만 무려 4598억 원이 소요된다.
민간공원의 사유지 비율은 더 높다. 9개 민간공원 평균 사유지 비율은 2020년 기준 81.5%다. 수랑공원 96.7%, 신용공원 95.2%, 송암공원 93%, 일곡공원 89.7% 등이다. 여기에 드는 보상비는 1조6,194억 원으로 추산된다.
민간공원 조성사업, 꼭 필요한가
15개 재정공원을 조성하는데 시 예산 4867억 원이 투입된다. 9개 민간공원까지 시가 떠안는다면 2조 원(보상비 1조6194억 원, 공사비 4158억 원)이 웃도는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이는 광주시 재정여건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이 때문에 민간공원특례사업이 추진됐다. 현재의 공원면적을 최대한 지키기 위한 현실적 방안인 것이다.
만약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도시공원 일몰제로 묶여있던 공원부지가 해제돼 사유지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는 난개발을 부추기게 돼 도심 속 허파같은 시민의 휴식처가 사라졌을 것이다.
시의 민간공원특례사업은 성공한 정책으로 꼽힌다. 타 지자체에 비해 아파트 등 비공원시설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도시공원법 상 민간공원 조성사업은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면 남은 30% 부지에 비공원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돼 있다. 70%를 공원으로 사용하는 대신 30%는 아파트 등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는 비공원시설 비율을 30%가 아닌 9.6%로 대폭 낮췄다. 이는 전국 평균 비공원시설 비율 19.9%의 절반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민간공원특례사업, 아파트 건립이 목적인가
민간공원특례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도시공원의 사유지 매입과 공원시설을 설치해 이를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공원부지 일부에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민간사업자는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공원 사유지를 매입해 쉼과 힐링의 공간인 공원시설을 조성한다. 이는 아파트 건립이 목적이 아니라 1평이라도 더 공원을 지켜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려는 것이다.
녹지 훼손하면서 아파트 건립해야 하나
시는 “공원녹지를 마구잡이로 훼손한다는 지적은 오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에 따르면, 민간공원특례사업에서 아파트 건립부지 위치를 결정할 때는 공원부지 중 임야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선정한다. 공원녹지 일부는 불가피하게 훼손되겠지만, 아파트 부지 대부분은 수십 년간 이어졌던 경작지이거나 불법 건축물 등 타 용도로 사용하고 있던 부지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공원시설도 기존 수림대를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원형보전하는 범위 내에서 계획돼 있다.
공원 조성의 근본인 울창한 숲은 원형보전하고 훼손된 구간은 숲으로 복원해 많은 시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재정‧민간공원 조성사업 완료되면 어떻게 달라지나
공원 확보율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을 든다.
시가 추진하는 재정공원과 민간공원 24곳에 대한 공원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광주시민 1인당 도시공원 조성면적은 6.3㎡(2023년)에서 12.3㎡(2027년)로 대폭 늘어난다. 현재 이용하는 공원보다 2배 추가 조성되는 것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많은 시민이 도시공원에 왜 아파트를 지어 공원과 녹지를 훼손하느냐고 묻는데 사실은 그 반대이다”라며 “만약 광주시가 공원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공원부지에 사유지를 가지고 있는 소유자들은 전부 땅을 난개발했을 거다. 공원과 녹지는 심각하게 파괴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시는 엄청난 재정압박에도 불구하고 5000억 원을 들여 사유지를 매입하고,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공원부지 최소한만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더 많은 공원과 녹지를 지키려는 노력이다”고 강조했다.
광주광역시 제공
- 글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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