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프랑크푸르트 시내 산책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2-03-25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75
독일 중남부와 오스트리아편 - 6
프랑크푸르트 시내 산책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프랑크푸르트는 유럽 교통의 허브나 다름없어 자주 경유하게 되었지요.
저는 새로운 도시를 개척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미 다녀온 정든 도시를 다시 찾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유명도시들은 대체로 다섯 차례 이상 답사한 셈이지요.
뉴욕과 워싱턴을 비롯하여 밴쿠버, 시드니, 캔버라, 브리즈번, 홍콩, 싱가포르, 북경, 상하이, 방콕, 발리, 런던, 파리, 벨기에, 암스테르담과 일본의 여러 도시들이 해당되지요.
어떻든 수많은 세계의 도시를 둘러보며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평생 동안 이어지며 일상적 생활이자 삶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독일의 많은 도시에는 공원이나 녹지도 풍부하지만, 시민들의 여가활동과 텃밭으로 이용되는 클라인가르텐을 쉽게 만날 수 있지요. 그 역사도 오래되어 매우 분위기가 안정되어 있고, 참고가 될 요소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기반시설이 체계적으로 잘 갖추어져 눈여겨보게 되지요. 과잉 시설이나 투자가 되지 않고 소박하고 알뜰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어느 곳에서나 공통적으로 느끼게 된답니다.
이러한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여가 문화가 시민들의 일상생활화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독일에서는 분구원을 즐겨 찾게 됩니다.
꽃개오동나무
텃밭의 경작 방법이나 작물들도 매우 다양하지요.
한편 정원수나 화훼류의 종류도 각양각색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각종 정원박람회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랍니다.
가로수 주변에서 토목공사가 이루어지나 봅니다.
수목의 줄기에 손상이 우려되어 부목을 정성스럽게 설치하였네요. 수목을 대하는 수준이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이 도시는 그렇게 넓지 않아 답사를 하다보면 동선이 여러 차례 겹치는 경우도 쉽게 경험하게 마련입니다.
녹지가 많고 보행환경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답사하기에 매우 적합한 도시이지요.
이번에는 주로 마인강의 북쪽지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플라터너스 녹음수 광장으로 왔습니다. 보행자를 위한 공간과 시설이 너무 잘 되어있지요. 예전에 처음 이 도시를 방문했을 때 보행전용교를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거리의 여유로움이 이 도시의 상징처럼 다가오네요.
우리 도시의 일상은 너무 여유가 없어 보이고, 삭막하고 바쁘게 돌아간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답니다.
도심이 자전거 천국처럼 보입니다. 여유와 젊음의 낭만이 묻어나지요.
도시 문화가 우열을 떠나 우리와는 현격한 온도 차이가 납니다.
보다 여유롭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그립습니다. 그러기 위하여 경제 못지않게 환경도 매우 중요하겠지요.
발길 닿는 대로 오갔던 거리를 배회하는 오늘 일정입니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고 카메라는 분주하게 움직이네요.
거리와 골목을 가리지 않고 차량들로 가득한 우리의 현실과 자꾸 비교가 됩니다.
도심 산책이 너무 여유롭고 좋네요.
곳곳에 쉼터와 거리 카페가 있고, 책을 읽거나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박진감이 넘치는 우리의 일상과는 온도차이가 커 보입니다.
이제 우리도 앞만 보고 질주하는 무조건적 전진보다, 삶의 목표와 질에 대한 근원적인 고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자연이나 정원에 관련된 책들도 일상에서 쉽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음도 의외이지요.
중요한 약속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가롭게 외국의 도시에서 시가지를 배회하는 것 자체가 저의 즐거움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쫓기며 박진감 넘치는 일상에서 지내왔을까요?
살다보면 봄날같은 시절도 만나고 누리게 되네요.
프랑크푸르트는 머물기 좋은 참 편안한 환경입니다.
2005년 조성된 한국정원의 아름다운 자태가 눈에 선합니다. 방화로 소실되었다니 더욱 가슴 아프네요.
그 자리에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되길 간절하게 기원해봅니다.
낯설지 않은 장면들을 다시 반갑게 만나게 됩니다.
마인강도 올 때마다 찾았기에 정이 많이 들었지요. 모두가 정겹습니다.
오늘 오전에 정들었던 프랑크푸르트를 떠나게됩니다.
아침부터 숙소에서 멀지 않은 마인강변과 주변을 살피며 고별인사를 하였지요.
상쾌한 아침공기가 산책하기에 너무 좋습니다.
다음에 방문하여도 중앙역 주변에서 머물고 싶네요.
정겨운 모습들과 작별입니다.
인생살이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 했지요.
특히 답사를 다니다 보면 더욱 실감이 나지요. 어떻든 좋은 인상과 추억을 담아 프랑크푸르트를 떠나게 됩니다.
요즘 올리브나무가 세계 곳곳의 거리에서 심심찮게 관상수로 만날 수 있습니다.
중동이나 일본 싱가포르 홍콩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네요.
또 다른 독일을 만나기 위하여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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