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대상팀
“팀원간 공통의 목표가 중요…믿고 의지해야”‘그린인프라·그린시티’를 주제로 개최한 ‘제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서 서울대 신지선 팀(최재혁, 원종호, 안데레사)의 ‘Urban Edge: Symbiotic Landscape 도시 경계부, 상생적 경관’이 대상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조경학과 학생이라면 한 번쯤 꿈꿔보는 ‘제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대상을 차지한 이들의 설계 전략과 소감을 들어봤다.
왼쪽부터 안데레사, 최재혁, 원종호, 신지선
[인터뷰_안데레사, 최재혁, 원종호, 신지선 학생]
대상지는 어떻게 선정하게 되었나?
대상지를 선정함에 있어서 저희가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대상지가 도시에서 기반시설(Landscape Infrastructure)로서 역할을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 몇 가지 대안들에 대하여 그것들이 도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대상지의 스케일이 적절한지에 대해 검토했습니다.
대상지인 장항습지 일대는 최근 다양한 개발이슈가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높은 생태적, 경제적 가치를 지닌 면적 7.29km²의 거대한 땅(Mega-Landscape)으로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풀어갔는지 궁금하다.
디자인 개념은 ‘상생적 경관Symbiotic Landscape’ 입니다. 저희가 개념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것은 도시개발 혹은 환경보전의 이념이 상충하는 도시의 경계부(Urban Edge)에서 대안적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 중재적(intermediate)이고 상생적인(Symbiotic) 개발 방식입니다.
장항습지 일대는 신곡수중보의 건설 및 일산대교의 건설, 자유로 및 하천제방의 건설 등 인간 활동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고 성장해 온 습지인데, 현재는 일대에 퇴적 일변도의 수문 현상이 나타남으로 인하여 생태적,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하지 못한 곳입니다. 최근에는 주변 신도시 개발과 관련하여 신곡수중보를 이전시키고 도시형 워터프론트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찬반 논쟁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대상지는 도시와 자연이 접하는 4km에 이르는 선형적 경계부(Linear Edge)로서, 보전과 개발의 논쟁이 첨예한 곳 입니다.
저희는 ‘하천 생태계의 보전’ 혹은 ‘도시형 워터프론트 개발’이라는 이원적인 접근을 지양하고, 자연과 도시의 상충적인 관계를 개선하여 양자가 상생적(Symbiotic) 관계를 이룰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고민해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향후 도시의 성장을 고려하여 도시와 자연을 중재적으로 통합하는 전략을 사용하면서 녹색 기반시설(green infrastructure)을 디자인하고자 했습니다.
분석 단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먼저 장항습지의 가치를 개량적으로 측정해보았고, 그 일대의 수문학적 메커니즘을 파악함으로써 향후 수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단서를 찾아내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로, 대상지 일대의 도시적 이슈를 살펴보면서 향후에 장항습지, 배후의 농경지, 최근 성장하는 도시조직이 공생적인 관계를 가지며 발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디자인 단계에서는 광역적 차원의 계획과 구역별 상세계획의 두 갈래의 접근을 통해 구체화하고자 했습니다.
면적 7.29km²의 거대한 경관(Landscape)인 장항습지는 그 규모와 성격을 고려할 때, 주변의 도시조직과 어떤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하여 광역적으로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동시에 광역적 스케일에서만 머무르지 말고, 몇 개의 구역(Zone)을 나누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광역적 차원에서 도시조직의 무차별적인 확장을 지양하고, 반대로 자연적 조직을 도시조직으로 삽입시키면서 동선체계와 녹지체계를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하여, 유수 습지공원과 생태문화 주거단지, 기존의 농경지를 활용하는 도시농업공원과 직거래 마켓, 현재 산업단지를 개선한 녹색물류창고와 같은 새로운 조직을 삽입시켰습니다. 또한, 일산대교 하부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고양시와 김포시를 연결하는 거점 녹지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인공섬은 장항습지 일대의 퇴적현상을 조절하는 자연형 보의 기능을 하는데, 조석현상에 의해 하류로부터 유입되는 토사가 섬에 집중적으로 퇴적되도록 유도함으로써 스스로 성장하는 경관 요소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인공섬이 효율적인 준설작업을 돕는 기반시설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도 실험해 보고자 했습니다.
상세계획의 차원에서는 장항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는 동시에, 대상지의 생태적 기능 및 도시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6가지 전략을 구역별로 나누어 제시하였습니다. 퇴적을 유도하는 하중도, 새로운 유수 저수습지 공원, 생태적 기능이 강화된 습지, 비점오염원 정화 습지, 도시농업 공원, 녹색물류창고가 이에 해당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구간이 있는지 궁금하다.
대상지의 어느 특정 부분의 디자인에 중점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고민한 점은 어느 정도 크기의 대상지를 얼마만큼의 구체성을 가지고 디자인 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처음에 도시 인프라로서의 잠재력 때문에 선정한 ‘거대한 랜드스케이프’인 대상지에 대한 디자인을 제한된 지면 안에서 압축적으로 표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향후 도시의 인프라로서 활용하기 위한 광역적인 개발 전략과 함께 부문별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제시하여 가독성 있게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광역적 계획과 구역별 상세계획을 각각 3:7정도의 비중을 두어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최재혁: 2주 정도에 걸쳐 대상지를 선정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환경조경대전의 주제인 Green Infra, Green City의 경우, 이슈가 불분명한 대상지를 선택할 경우 개념적이고 관성적 제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슈가 뚜렷하고 과학적 접근에 유리한 대상지를 선정하고자 했습니다.
원종호: 팀원 중 몇몇은 이전에 함께 작업을 진행했던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 팀워크를 맞추기가 힘들었습니다. 개개인이 상대적으로 잘하는 점과 모자란 점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작업의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죠. 공모전 준비 후반부에는 팀워크가 맞으면서 작업의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Urban Edge: Symbiotic Landscape 도시 경계부, 상생적 경관’이 대상작으로 선정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안데레사: 자연환경과 도시개발의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해석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디자인은 광역적 계획과 상세계획을 통해 가능한 종합적으로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이 두 가지 노력을 높이 평가해 주신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작품 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나요? 있다면 왜 그런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신지선: 분석과정을 통해서 해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발전시키고 그 효과를 명쾌하게 드러내고자 의도했었는데, 내용과 표현의 양면에서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신지선: 정원 설계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한국 스타일의 정원이 세계적 관심을 끄는 디자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데레사: 시대에 걸맞은 조경가가 되고 싶고, 이를 위해 학업에 정진하고 싶습니다.
원종호: 다양한 스케일의 공간에 자유로운 대응이 가능한 조경가가 되고 싶습니다.
최재혁: 창의적이며 실천적인 조경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팀원 모두가 공통의 목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서로가 서로를 믿고 작업을 진행한다면 항상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하시기를 바랍니다.
-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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