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발리에서 떠나오다
전원과 정원이 유혹하는 신들의 섬! Bali - 16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9-05-02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35
발리 편 - 16
발리에서 떠나오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우리나라 겨울에 찾은 발리는 무엇보다 따뜻해서 좋습니다. 이곳에서 며칠 지내다보면 우리의 겨울을 쉽게 망각하게 되지요. 그래서 인간은 간사한 동물로 평가되나 봅니다. 다시 추운 겨울로 복귀해야 한다니 발리가 아쉽습니다. 발리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은 주로 밤 12시 전후라 귀국 당일에도 온종일 답사가 가능하지요.
우붓에서 공항이 위치한 덴파사르로 이동하는 중간에 전통가옥을 찾았습니다.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는 곳이라 주거환경과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답니다. 저는 이곳에서 종종 손 때 묻은 나무망치를 구입하지요. 목공예가들에게 좋은 선물이 됩니다. 발리의 주택 뜰에는 조상신을 모시는 탑이 필수적이지요.
오전에 우붓을 출발하여 이곳저곳을 살피며 시내로 나왔습니다. 마침 최근 새롭게 개장한 5성급 리조트에서 점심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발리의 특급 리조트들은 대부분 정원에 많은 고심과 투자를 하기 때문에 답사를 겸한 값비싼 선택을 하였답니다.
통로의 벽면 장식이나 실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네요. 발리의 다른 리조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듭니다. 다소 경직되고 삼엄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안내와 경비가 분간되지 않고, 뭔가 어색하고 불편하네요.
이곳은 원숭이들이 많은 울루와뚜의 바닷가 언덕에 위치하여 매력적입니다. 특급 수준의 리조트답게 분수와 폰드 등 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네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휴게시설입니다. 세찬 바람과 강렬한 햇살을 고려한 고급스런 자재와 독특한 디자인의 분위기가 돋보이네요.
입지여건과 시설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리조트라 기대가 컸으나 음식은 물론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네요. 가격은 의외로 비싸답니다. 한편 옥외공간의 주요 조망점에는 투숙객이 아니면 통제를 하는 등, 발리에서 가장 실망스런 답사 장소로 기억될 듯 합니다.
마음이 불편하고 여유롭지 못하여 이곳에서는 식사 후 가장 빨리 자리를 떠나게 되는 새로운 기록을 남긴 게 큰 수확입니다.
예술의 섬, 발리의 화장실.
발리 주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은 오토바이랍니다. 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 수단이 미흡하니 학생들이나 주부들도 개인용 오토바이가 필수품으로 자리매김 되었겠지요. 그래서 도로가 혼잡하고 위험하고 공해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발리다움이 사라질까봐 걱정이지요.
이곳은 덴파사에 있는 Big Garden Corner라는 미니어처 정원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유명한 명소들을 재현해 놓았는데 꽤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으로 붐비네요. 외국인 입장료가 한화 5천원으로 매우 높은 가격입니다.
몇 년 전 보다 나무들이 무성해지고 보완이 많이 되었습니다.
나무위에 지어진 산촌마을의 전통가옥입니다. 이곳을 찾은 도시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인기네요.
중심에 위치한 레스토랑과 카페 주변은 잔디와 정원으로 잘 가꾸어져 있네요.
족자카르타에서 본 보루부두르 사원의 스토파를 비롯하여 많은 석불들이 전시되어 옥외 박물관을 연상케 합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쉼터가 마련되어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것 같네요.
부지가 결코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동선유도와 공간분할 그리고 차폐를 통하여 다양한 시각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곳 발리인들의 탁월한 예술적 감각이 정원문화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가 많습니다. 가족과 공동체를 우선하는 발리답네요.
1시간 30분을 머물며 곳곳을 살펴보았습니다.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느긋하게 차 한 잔 못하는 저의 처지가 안타깝게 보이나 봅니다. 필자는 답사 중독증 환자로 활동한지 이미 30년이 되어갑니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지요. 60 중반의 나이에 생활 습관이나 버릇을 고치고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정원입구에 도착.
귀국은 중국 샤먼(하문)을 경유하는 완행 항공편을 이용하여 다음날 오전에 인천으로 입국. 금번 답사를 통하여 발리는 우리가족의 겨울 휴양지로 최적지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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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hul@gn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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