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의 길을 묻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5]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1-10-27

조경직 공무원은 많은 예비조경인들이 희망하는 직종 중 하나이다. 넓은 그림에서 시민들을 위한 녹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직군이 바로 조경직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 공원녹지직 공무원을 총괄하는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을 만나고 싶어하는 조경학도의 요청도 많았다. 27년 동안 서울시 녹지분야에서 시민을 위한 공원녹지 정책에 헌신해온 그가 예비조경인에게 말한다.

 

 

간담회 참여소감

길을 묻고자 했던 예비조경인의 뜨거운 열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직업은 삶의 만족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참여 참여를 통해 서울시 조경직 공무원의 수장으로서 조경을 전공한 여러분들의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기실 공무원으로서의 삶은 경제적으로 그리 윤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보다 주민의 삶을 개선한 사명감 속에서 일하는 사람이 더 큰 만족을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반짝반짝한 눈망울을 간담회장이 아니라 이젠 현장에서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조경공무원 시험준비

우선 공무원 직의 구분은 크게는 행정직군과 기술직군으로 나누며 조경의 경우는 기술직군중 녹지직렬의 조경직류입니다. 같은 녹지직렬인 산림자원직류와 함께 채용, 승진 등의 기회를 나누는 시스템이지요.

 

조경직류 공무원 시험은 전국 최초로 서울시에서 지난 2007년도에 9 8명을 채용하기 시작해, 경기도, 인천시, 부산시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까지 총 58명을 선발해 불과 5년사이에 전체 녹지직 556명 중 조경직이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산림자원직류와 조경직류의 채용비율이 1:1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서울시 녹지직의 50% 정도가 조경직류로 구성될 것입니다.

 

시험과목은 모두 아시겠지만 조경직 9급의 경우 국어, 영어, 국사의 공통과목과 조경학, 조경계획 및 생태계 관리로 이루어지며, 7급의 경우 공통과목 외 조경계획 및 설계, 조경사 및 이론, 조경재료 및 시공, 생태계 관리 등 보다 심도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상합격점수는 매년 시험의 난이도와 관계가 있겠습니다만 9급의 경우는 대략 100점기준 72~73점 수준이며, 7급의 경우는 대략 67~8점 수준입니다.

 

 

조경분야 중앙직은 언제 생길까?

중앙부처의 경우 조경직렬을 지방조직과 비슷한 시기에 법령을 개정하여 조경직의 채용을 법제화 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용산공원 등 국가공원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채용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국토해양부, 산림청, 문화체육부 등 업무 연관이 많은 부처의 채용이 기대됩니다.

 

서울시는 일찍부터 조경직류 공무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그간 북서울꿈의숲, 서울숲, 월드컵공원 등 대형공원 조성과 옥상공원, 학교공원화, 띠녹지 등 다양한 업역확대의 과정에서 쌓인 경험들이 조직내부에 공감대를 형성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경직 공무원의 위상과 매력

조경직 공무원을 떠나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은 업무 자체의 공익성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삶과 노력이 많은 주민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이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경직 공무원은 담당하는 업무 자체가 시민들이 모두 원하고 있는 아름다운 공원녹지공간을 조성해 제공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일을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시민들로부터 세금을 독촉한다든가 노점상을 단속한다든가 하는 업무들은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못 받으며 일을 하는 경우가 있어 여타 다른 직 공무원들과 비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서울은 특히 과밀한 거대도시의 성격이 강하므로 도시 자체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다 주민들 또한 녹지에 대한 요구도가 강한 측면이 커, 조경직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조경분야의 비전

서울시의 경우 용산 미군기지를 마지막으로 대형공원 조성이 가능한 유보지는 거의 마무리단계로 여기고 있습니다. 보다 작은 규모의 사업이나 도심재개발의 한 축으로써 기능해 나갈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예측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결국 한계는 내부 구성원이 가지는 상상력(창의력)의 한계와 비례할 것입니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다양한 상상력을 시민들과의 교감을 통해 하나하나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녹지확충의 방식은 이제 거의 다 다다랐다고 할 수 있지만, 최근 부상하는 도시농업, 건강, 걷기, 자원봉사 등의 내용들도 먼저 고민하고, 주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노력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주도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뉴욕의 하이라인의 경우도 대단한 규모나 시설이라기 보다,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결국 공무원들이 받아들이고 추진해나가는 과정이 부각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 조경인이 해야 할 일은 전세계의 다양한 현상들을 우리의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많이 고민하고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입니다. 녹지나 공원이라는 범위에 국한하지 않고 도시계획, 경관, 생태 등 여러 영역으로 사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조경직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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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20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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