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환 교수, 한국조경 미래전략은 ‘융합’

한양조경 30주년, 스타이너 교수 ‘외부공간 생태평가시스템 소개’
라펜트l강진솔, 박지현, 이형주 기자l기사입력2012-04-12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원장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한양대 대학원 조경학과의 기념행사가 지난 10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기념행사는  Fredrick R. Steiner(이하 스타이너)교수와 조세환 원장의 특강과 한조인의 밤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같은날 30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였던 '오휘영 작품전'도 뜨거운 관심 속에서 7일간의 전시를 마감하였다.

 

본격적인 기념행사에 앞서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원장은 학과개설 30주년을 맞이하며, 따뜻한 관심 속에서 한양조경을 독려해 주었던 조경계 모든분께 보답을 하기위해 해외 석학 특강을 마련하게 됐다. 오늘 강연을 통해 한국 조경의 지향점을 그려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특별강연]

조세환 교수 "한국조경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  
조세환 교수는 한국에 조경이 도입 된지 40년이 지난 현재 건설경기의 침체와 도시 숲 법 발의, 건축기본법 개정 발의 등이 일어나는 것을 '조경학과 업의 혼돈의 시기'라고 진단하였다. 이에 "한국 조경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한국 조경의 새로운 지향점과 전략에 관한 담론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며 강연의 목적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 조경의 정체성을 이해하려면 한국 산업화의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한국에서 조경이 태동된 배경에 대해 비교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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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부유한 상태에서 조경이 태동되었기 때문에 도시민의 삶의 질과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 측면에서 출발하였다. 하지만 한국은 최빈국의 상태에서 산업화를 진행하는 과정에 조경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위한 개발과 산업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훼손된 국토의 회복을 위해서 출발하였다."고 전하며 한국 조경의 도입배경과 압축 성장의 당위성에 대해 미국과 비교설명했다. 

조세환 교수는 한국 조경의 도입은 "재미 조경가 오휘영(현 한양대학교 명예교수)과 박정희 대통령의 만남"에서 시작하고 있으며, "자연관이 남달랐던 박정희 대통령이 조경가 오휘영을 대통령 조경건설담당비서관으로 임명하면서, 한국에 조경을 도입하기 위한 교육, 기술, 산업 등의 제도적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5년이라는 비교적 빠른 시간에 관련 정책수립의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조경의 시작을 미국으로 이주한 영국인 등이 고국의 문화에 대한 향수로 만든 공원에서 찾고자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일제강점기의 농업문명과 산업화에 연동되어 있는 한국조경의 정체성에 비추어 볼 때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물론 한국 조경은 도입 초창기에 미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1980년대와 1990, 2000년대를 거치면서 독자적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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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조경이 도입 된지 40년이 지난 현재, 세계는 산업문명을 넘어 지식정보문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경분야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혼돈과 혼란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읽고 실천적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 후 그러한 전략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시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첫째, 조경은 새로운 니치(Niche; 틈새전략, 다각화)를 구축하기 위해 다른 분야와의 융합전략을 구축해야 하며 특히 교육, 기술 등에서 혁신적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조경은 그 학문적 속성이 종합적인만큼 하나의 이름으로 모든 부서를 공략할 수 없다. 조경이라는 하나의 우산 아래 각 부서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자 접근하는 분산접근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조경은 기존의 제도적 시스템에서는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각각의 전문분야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함께 가는 기생전략이 필요하다.



조세환 원장(상단)과 스타이너 교수(하단)



스타이너 교수 "건축물은 LEED, 조경은 SITE"
프레드릭 스타이너 교수는 허리케인, 지진, 쓰나미 등 세계각국의 자연재해 사례를 보여주며 자연재해에 대한 예방과 복원에 대한 조경의 참여가 부진해 안타깝다. 조경가들은 피해방지를 위한 디자인과 생태적으로 복구하는 작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어 어떤 종(Species)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환경상황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냐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융통성있게 환경에 적응하고 대처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조경도시계획”이라며, 기후변화 시대, 조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앞으로 조경이 과거처럼 단순히 국소적인 부분의 계획보다는 좀 더 넓은 부분에서 도시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방향아래 디자인을 진행시켜야 한다는 것이 스타이너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스타이너 교수는 SITE(외부공간에 대한 생태평가시스템)을 언급건축물은 LEED라는 인증제로 환경적인 등급을 책정하고 있는데, 조경은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조경에도 생태적인 관점에서 등급을 매기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SITE라는 생태평가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고 아직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이제 우리는 어떻게 그 지역이 갖는 생태적인 가치와 시스템을 회복할 수 있을까에 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강의가 끝나고 양홍모 ()한국조경학회 회장은 생태적인 디자인을 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과 이를 조경학도들이 공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스타이너 교수는 자연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시작점이다. 원론적으로 생태학은 환경에 대한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며, 생태적으로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고 그것을 시각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오휘영 작가전]

한양대 조경학과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문화예술적 접근에서도 이루어졌다.

바로 조경가 오휘영 작가(한양대 명예교수)의 작품 전시회가 4 4일부터 10일까지 총 7일간 서울 인사동 조형갤러리에서 개최된 것이다.

 

한양조경 30주년을 기념하며 오휘영 한양대 명예교수는 지난 수년간 화폭에 담은 유화 70여 점을 한양대에 기부했고총동문회에서는 오휘영 작가의 작품을 조경인과 함께 감상하며 공유했다.  

 

이렇게 대중에 공개된 오 작가의 유화 작품은 KBS1, KBS2 TV 아침뉴스 사회문화편에 소개되기도 했다. 뉴스에서는 강렬한 색채가 인상적인 '조경가 오휘영 작가의 전시회'라고 전하며, 조경가의 예술적 감성을 짚어내기도 했다.

 

오휘영 명예교수는오랜기간 몸담았던 대학원 동문회의 기념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며, 작품들이 뜻있는 곳에 기증됨에 다시 한 번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전업미술가협회의 고문으로 활동 중인 최광성 서양화가는모든 그림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최근 작품에서는 작가의 내면세계에서 여과된 생동감있는 창조적 감성이 나타나고 있다. 빛을 통해 자연을 재해석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신선함이 담겨있다.”며 작가로서 그에대해 평가했다. 

 

김의영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장은많은 작품을 준비해주셔서 놀랬다. 작품하나 하나 마다 어느 전문 작가의 작품에 못지 않은 빼어난 작품이라 생각된다. 나아가 작품을 통해 편안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고 작품 감상평을 전하였다.

 

오휘영 작가는 이번 유화전시회를 통해 동문에 대한 애정과 함께 조경인의 예술적 영역으로의 진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예술에 관심이 많은 조경인들에게는 새로운 분야로의 탐험이 불가능만은 아니라는 부분을 일깨우기도 했다.


[KBS1 TV 뉴스 보러가기]
 


치악산 자락의 추억- 오휘영 作


봄 축제 - 오휘영 作



 


[한조인의 밤/ 30주년 기념도서 발간]


10일 오후 5시에는 동문회관에서 한조인의 밤행사가 진행되었다.

 

임덕호 한양대학교 총장은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조경분야의 다방면적으로 실용적인 교육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할 인재를 적극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양병이 한국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축사에서지금까지 500명정도 졸업생이 배출되었는데, 앞으로도 큰 발전이 있으리라 믿는다. 조경이 융합형으로 발전하기 위해 인접분야와의 끊임없는 교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의영 동문회장이 임덕호 총장에게 동문회에서 모금된 모교 발전기금을 전달했으며, 30주년을 축하하는 케익컷팅을 하며 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의영 동문회장은 오휘영 명예교수, 조세환 원장, 스타이너 텍사스주립대 교수에게 모교재직 교수님 감사패를 수여했다. 또한자랑스러운 동문상을 시상하기도 했는데, 수상자는 유의열, 김기성, 윤성수, 김자영, 정태건, 유길종, 박인재 동문까지 총 7명이다. 이어 행사준비위원 감사증 수여식과, 30주년 축하메세지 영상도 상영됐다.


기념도서 헌정식도 이어졌다. 30주년 기념도서는 2권으로 책 제목은 한국조경의 발단과 전개-태동의 빛과 프리즘’, 한양조경 30년 백서’이다. 동문회는 이 두권의 책을 오휘영 명예교수와 조세환 교수에게 각각 헌정하였다.

 

2부 행사는 개그맨 김원효가 사회자로 나섰으며, 오휘영 명예교수의 작품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기도 했다.

 

이어 한양대 음대생들의 국악연주, 일렉그룹 미켈의 공연, 한양대 연구생으로 이루어진 그룹 독수리오형제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독수리오형제의 공연에는 조세환 원장이 깜짝 출연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경품추첨과 기념촬영을 끝으로 뜨거웠던 한조인의 밤은 마무리되었다.




30주년 기념서적 헌정식


자랑스런 동문상


양병이 서울 그린트러스트 이사장


김의영 동문회장



사진: 나창호, 이형주 기자

강진솔, 박지현, 이형주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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