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친구들이 저보고 ‘김조경’이래요~”

[인터뷰]김다영 쌘뽈여자고등학교 3학년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2-06-06

지난 5월초 한 여고생이 라펜트 페이스북으로 동영상과 함께 텍스트를 남겼다. 대학 진학에 조경인들의 댓글과 좋아요 표시가 도움이 된다는 글이었고, 영상제목은세계의 신비한 공원이었다.

 

이후 라펜트는 페이스북으로 그 여고생의 사연을 조경인들에게 공유하였고, 게시 직후 수많은 조경인들이 응원 댓글과  좋아요흔적을 남김으로써 조경가로서 그녀의 미래를 축복해 주었다.

이 여고생의 이름은 김다영. 현재 충청남도 논산시에 소재한 쌘뽈여자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고3 수험생이다.

 

김다영 학생은 고교입학과 동시에행복한 조경가라는 미래 자화상을 뚜렷이 그려놓았다. 공간디자인에서 비롯된 흥미가 조경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빈부격차에 따라 공원녹지 혜택이 차등되는 사회현상을 보며,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조경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는 그녀다.  

 

수능성적표와 지원가능 학과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다수의 예비 대학생과 달리조경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열정을 가지고 씩씩하게 전진하는 당찬 여고생, 김다영 학생을 라펜트가 만나보았다. 


2012 대한민국 조경박람회에서 만난 김다영 학생

  

자기소개?

저는 행복한 조경가를 꿈꾸는 쌘뽈여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다영이라고 합니다. 친구들은 제 이름 대신에 김조경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어 불러주고 있어요.

 

조경가라는 꿈을 향해 미래를 설계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부터 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고3 수험생이 되었고, 대한민국 청소년이면 모두가 겪어야 할 입시 전쟁 속에서 어떻게하면 행복하고 즐겁게 이 시기를 보낼지 고민하게 되었죠.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즐길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라는 입시전형을 알게되어 조경학과 진학을 목표로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수험생은 수능성적에 맞추어 과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꿈을 위해 공부하는 친구를 찾기도 쉽지 않죠. 현재 조경학과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심지어 존재를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러한 학생들과 똑같은 수능을 치루면서 조경학과에 진학한다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조경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라는 입시전형을 준비하게 된 것이고요.

 

조경학과 진학을 준비하며 진행했던 활동은?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다보니 조경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와 비례하여 조경에 대한 공부와 연계된 활동도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먼저, 부족한 조경학적 지식을 메꾸고자,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조경뉴스를 꾸준히 스크랩하고 관련도서를 읽어왔습니다.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조경이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작성해 선생님께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론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학교에 방치되어 있는 땅을 직접 찾아 부지를 디자인하고, 그것대로 꽃을 심고, 울타리도 치며, 팻말까지 세웠습니다. 과거에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무심하게 지나치던 장소였지만, 이제는 어엿이 직접 이곳에서 사진도 찍고 답답한 학교생활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또 저희 지역에는오거리 공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새롭게 설계도를 그려보고 모형까지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조경산업의 현주소를 공부하고자 조경박람회와 관련 전시회를 꾸준히 견학해 왔습니다.

 

비록 미진하나마 알고 있는 지식으로 다른사람들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논산농업기술센터 온실에 있는 실내조경의 관리를 돕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개최된 서울정원박람회에서는 푸르네 볼런티어로 활동해 직접 정원만들기에 참여하고, 관람객 안내를 위한 봉사활동도 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아직 계획하고 실행 중인 활동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미흡하지만 조경에 대한 큰 열정만큼은 조경인 여러분께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조경가라는 장래희망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어린시절 외할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댁 마당에 가면 항상 많은 식물들이 있었습니다. 버려진 화분을 주워서 고사직전의 식물들을 다시 살려서 저에게 선물로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꽃과 나무에 대한 애착을 갖기 시작한 것이죠.

 

특히 어린시절부터 무엇을 계획하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나만의 것을 만드는 작업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방학숙제로 제가 디자인하고 만든 것들을 가져가면 항상 상을 받았습니다. 항상 무엇을 만들고 생각해내면 주변에서 참신하다는 평가를 내려주시기도 했어요. 

 

진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됨에 따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일까?’,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져야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하다 우연히 조경가라는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조경가가 하는 일에 대해 알고부터는 무조건 조경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조경가라는 꿈을 키우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며 느꼈던 점이, ‘아직까진 공원녹지가 부유한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있으며, 소외받는 계층의 사람에게는 반대로 공원녹지 혜택이 적게 부여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조경이라는 것이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매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똑같이 자연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도 똑같이 조경이 만드는 아름다운 공원녹지 환경을 누림으로써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행복한 조경가가 되고 싶습니다.



 

동영상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그동안 저는 조경계획을 수행하는 조경가로서 꿈을 키워왔습니다. 이를 위해 2년 넘게 조경관련 뉴스기사를 수집하고, 관련서적도 지속적으로 읽어왔습니다. 그런데 스크랩과 독서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으로 이러한 것들을 정리할 수 없을까'라는 궁리를 하였지요. 그래서 2년동안 몸담았던 학교 방송부 활동시절 익혔던 편집기술을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라펜트 페이스북으로 많은 조경인이 응원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처음 라펜트 페이스북에 동영상 공유요청을 하였을 때는 ‘10명 이상만 보아 주셔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페이스북에 게재된 다음날 응원을 표시하는 좋아요수가 100이 훌쩍 넘어 있었고 댓글도 많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너무 기뻐서 감동을 받아 저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지요. 그것을 지켜본 저의 학교 선후배들과 친구들 모두가 같이 기뻐해주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도잘 됐다고 칭찬해주시고 부모님께서도꿈을 이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외에도 대학 조경학과 선배님들과 교수님, 환경원예조경연구소 소장님에 이르기까지 조경분야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저에게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라펜트라는 조경포털사이트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고등학교 1학년 때, 앞서 설명드린 ‘조경이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논문을 쓰기위한 자료를 검색하다 우연히 라펜트라는 조경포털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라펜트를 통해 많은 자료를 얻게되었고 논문을 쓰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제작한 동영상 역시 라펜트에 있는 기사를 참고하였습니다.

 

아직 조경이란 분야가 많은 대중이 관심을 두는 분야가 아니다보니, 조경관련 전문지식과 자료를 수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라펜트는 조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자료를 쉽게 구하지 못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조경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현재 대한민국에서 조경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주위의 어른들과 친구에게 조경학과를 가고 싶다고 말을 꺼내면, ‘거기는 무엇을하는 과냐'고 심지어풀심고 나무심는 과를 왜 가느냐며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이런 소리를 들을 때 정말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나라에 조경이라는 분야를 널리알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전 조경에 대한 지식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미래에 조경계획 업무를 수행하는 조경가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조경이 무엇이고 인간에게 얼마나 필요한 분야인지를 인지시키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국내와 해외의 조경시장을 넓힐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물론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루기 힘든 꿈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와 함께 잠재된 조경시장을 개척해 나갈 미래의 조경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조경가를 꿈꾸는 청소년이 많이 탄생될 수 있도록 선배님들의 많은 배려와 관심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조경인 김다영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계의 신비한 공원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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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20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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