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미집행 공원지역, 주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인터뷰] 정용기 대전시 대덕구청장
라펜트l강진솔 기자l기사입력2012-09-18

얼마전 조성된 송촌생활체육공원은 이 지역 주민들이 사랑하는 대표 공간이다. 우리가 이 공간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공원으로 조성된 이 곳이 과거 공원시설로 지정됐던 장기미집행 지역이었다는 점이다. ‘장기미집행 공원은 최근 몇 개월 사이 전 조경계의 뜨거운 감자이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이 지역이 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정용기 대전 대덕구청장의 추진력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자치구 스스로 해결할 수 없게 되자 정부에 적극적인 지원요청을 했고 결국 대덕구민의 10년 숙원사업이 꽃을 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녹색인프라 조성에 남다른 목표를 가진 정 구청장은 대전시 전체를 잇는 로하스 200리길을 완성하면서 대전 대덕구의 녹색인프라 조성에 큰 획을 긋기도 했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학습도시를 구의 비전으로전국 최우수 생태도시선정, 2010년 녹색성장위원회가 선정하는생동하는 생태도시(생생도시)’ 선정, ‘전국 최우수 평생학습도시선정이라는 쾌거를 일구고 있는 대전 대덕구의 정용기 구청장을 만나보았다.


정용기 대덕구청장

 

‘환경’ 인프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근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전산업단지와 대덕산업단지, 두 개의 산단이 대전 대덕구에 자리하게 되었다. 어떤 분들은 첨단과학시설인 대덕연구단지가 대덕구 내에 위치하고 있는 줄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상 환경적 측면에서 본다면 매연, 분진, 소음, 악취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환경적으로 열악한 지역이다. 하지만 동시에 진산인 계족산과 대청호수가 위치한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도 대덕구이다.

이런 사실은 2006년 처음 대덕구에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환경을 기반으로 하여 구정을 꾸려가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환경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지역의 발전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연결되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환경 및 녹색인프라 측면에서 추진 중인 대표적인 사업

대덕구는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학습도시를 비전으로 주요 사업들을 펼쳐가고 있다. 녹색인프라 구축사업 또한생태학습이란 틀 속에서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로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계획을 세운로하스 금강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환경적 가치가 높은 대청호수와 금강을 적극 활용한 계획으로, 대덕구가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이었다.

 

한 가지 일화를 이야기하자면, 기초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상당히 약하다. 때문에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가는데 많은 재정적 어려움이 앞선다. 특히 900억 이상의 사업비가 투자되는로하스 금강프로젝트사업은 대덕구 스스로가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그러던 중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발표하고 나섰고 각고의 노력 끝에 대덕구 금강 구역이 4대강 사업 구역으로 포함되게 되었다.

대전 및 청주의 250만 이상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친환경 공간이 조성된다는 설득과 사전에 마련된 계획안 등이 관계기관의 승인을 얻는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또한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녹색인프라 사업을 묶어 나가기 위한 발판이 된 ‘200리 로하스길을 손꼽을 수 있겠다. 대덕구 도시 전체의 둘레를 잇는 생태학습의 현장으로 총 76.3km 길이에 해피로드, 계족산 황톳길, 송촌체육공원 100세 건강길 등 14개 테마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녹색생활을 위한 로하스 도시농업, 친환경 녹색길, 갑천·유등천·대전천 등 생태환경조성 사업, 대청호 일원 생활체육시설 확충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궁극적인 생태도시를 위해서는 녹색인프라를 구축하는 하드웨어도 필요하지만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해야한다고 본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관내에서는 녹색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생태교육과 도시농업의 보급 등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다각도에서 도입중이다.


관내 조성된 로하스해피로드, 송촌생활체육공원을 도는 정용기 대덕구청장. 하단은 공원 내에서 도시농업을 체험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다양한 창구를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러한 측면에서 대도시에서 추진해야 할 녹지정책이 있다면?

현재 대도시에 산재해 있는 장기미집행 구역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대부분 대도시의 경우, 몇 십 년간 공원 시설용지로 결정만 해놓고 토지매입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지역이 너무나 많다. 사유지를 공원부지로 묶어놓고 방치해 놓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전시의 경우, 공원시설로 지정한 지역을 자치구 스스로 개발하도록 하여, 토지매입비용 조차 부족한 기초지자체로서는 공사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몇 년 전 대전시에 문제를 제기했고 타 광역시처럼 토지매입부터 공원조성까지 대전광역시가 실행하는 형태로 제도가 변경됐다. 관리 책임만 자치구가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 공원이 조성되는 지역을 살펴보면 시민이 진정으로 필요한 내 집 앞의 공원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미 공원조성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시설물들이 들어와 많은 예산을 쏟아붇고 있다. 문제는 이 공원들의 활용도가 낮다는 점에 있으며, 실제적으로 공원이 필요한 주거지역에는 이러한 공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도심지에 조성된 공원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게 투입되는 예산을 장기미집행 지역으로 돌려보자는 이야기이다.

 

얼마전 조성된 송촌생활체육공원은 10년간 장기미집행 지역이었던 곳으로 대덕구의 대표적인 주민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땅이 주민들의 공간으로 조성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공원과 연계된 로하스 해피로드역시 밤과 낮으로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는 주민 중심의 녹색인프라 조성,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공원녹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녹색인프라의 경우, 실제적으로 도시농업같은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나 생활체육시설 등 주민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하며, 가족과 함께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공간적 위치에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촌생활체육공원
 

녹색인프라, 왜 중요한가?

지구온난화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 흐름에서지구를 살리자라는 대 명분이 모든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구 환경이 이대로 가다가는 진정 지구가 멸망할 수 있다는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주민에게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녹색인프라는 중요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실리적·경제적 측면에서 본다면, 친환경적 라이프스타일을 도시구성원 다수가 실행해 나갈 때 그 도시는 결국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결국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지구를 구할 수 도 있고, 돈도 벌 수 있는 있다는 이야기다. 대덕구의 경우 미미하지만 녹색생활, 에너지절약생활을 실천하는 주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포인트제도 등을 펼쳐가고 있다.

 

결국 대덕구 구성원에게만이라도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시대 흐름을 인식시켜 생활화 할 수 있게 하려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로하스 해피로드

 

앞으로의 계획

앞서 언급한 ‘200리 로하스길의 전체를 연계하는 사업이 마무리단계에 있다.

유사한 사례로 제주 올레길이 있지만, 제주는 섬이라는 특수지역이고 대덕구처럼 전 지역을 아우르는 생태축으로서의 길을 갖춘 도시는 없다고 본다. 큰 틀에서는 거의 완성이 되었으며, 미완성 구간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목표이다. 나아가 이미 갖춰진 녹색인프라를 하드웨어적 측면을 넘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례로 ‘200리 로하스길의 경우 문화·교육인프라와 결합하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생태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최근 모든 토요일에 아이들이 쉬게 되었다는 점과 또 저소득층의 아이들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교육사업으로, 아이들이 14개 구간으로 나뉜 200리길 중 1개 구간을 선택하면 구에서 양성한 생태해설사가 동행하게 되고,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과학기술부에 신청하여 국비지원을 받은 사업이기도 하다.

 

이렇게 갖춰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 특히 아이들이 지역을 사랑하고 또 환경이나 생태문제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내가 사는 공간을 배우고 직접 깨우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들을 확대·개발하고자 한다.

 

공원·녹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조경인들에게

건설경기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민간 분야의 경제정책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지만, 그 전까지는 공공분야에서 조경에 대한 사업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를 살리는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러한 사업이 이미 만들어진 공원에 자꾸 중복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주민이 생활하는 주거지역 내에 지정된 미집행지역에 실제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광역 지자체를 포함하여 범국가적으로 시동을 건다면 조경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고 이것이 결국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있다.

 

글·사진 _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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