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를 낚는 숭실대앞 ‘강태공 의자’

[테이크어반⑦]STUDIOS terra
라펜트l이형주 기자l기사입력2012-11-13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대학원 리서치스튜디오와 디자인 스튜디오로 구성된 STUDIOS terra는 동작구의 숭실대 정문 앞(분수대 옆)희망 물고기 낚시터라는 이름의 작품을 설치했다.

 

이 작품은 어린시절 물가의 목교 위에서 발이 닿을듯 말듯 했던 행복한기억에서 출발한다. ‘희망 물고기 낚시터는 휴게공간을 단순히 앉았다 가는 곳이 아닌, 작은기억하나라도 가져갈 수 있는이야기가 있는장소로서 바라보고 있다.

 

STUDIOS terra팀의 김아연 교수(서울시립대)시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용하면서부터 진정한 시민 참여가 시작되고, 장소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아연 교수(서울시립대)


Take urban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휴게공간을 만든다는 점과 7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설계에서 시공까지 끝내야한다는 프로젝트 성격에 흥미를 갖고 참가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권유도 있었다. 팀구성은 서울시립대 대학원생과 학부생의 조합으로 이루어졌고, 실제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작업 특성상 안전을 위해 시공회사 사장님께 자문을 부탁드렸다. 작업을 직접 봐주시고 실수하는 것을 고쳐주시다가 그 사장님까지 함께 팀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 학생들은 매년 설계스튜디오를 진행하는데, 설계작품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교과서와 이론만으로 습득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현장에서 직접 만들고 참여하면서, 시민들과 만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시민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지 배우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품 컨셉은?

휴게공간이라고 하면 시설물 개념으로 접근하기 쉽지만, 우리는어딘가에 앉아있던 아름다운 기억이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했다. 처음 학생과의 대화는 아주 단순한데서 시작했다. 대화과정에서 작은 연못 위의 목교에 걸터앉아 발끝이 물에 닿을 듯 말 듯 장난치며 누군가와 함께했던 경험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했다. 무심하게 던져놓은 낚싯대를 들고 있어도 좋을 것이다. 낚시보다는 옆에 앉은 사람과의 이야기가 더 즐거울 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리는 누군가가 간직하고 싶은 즐거운 기억의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던져놓은 낚싯대에 물고기가 걸린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그 물고기가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면 더 더욱 좋을 것이다.

 

물고기는 내가 세상 누군가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작은 매체이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남기는 메시지를 물고기에 써서 꽃밭에 던져놓고 가면, 다른 사람이 그 물고기를 낚아 메시지를 전달받을 것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물고기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놀이를 통해 이 지역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작은 이야기꺼리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물고기가 이곳을 지나치거나 쉬어가는 사람들에게 그들만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미끼가 되길 바란다.


 

다른팀과 비교해 작품의 스케일이 크다

대상지를 정하기 전부터 낚시터 개념을 도입하고자 했는데, 현장에 나와서 보니 어정쩡한 크기는 애매할 것 같아서 과감하게 크기를 키웠다.

 

대상지를 선정 받고 나서 카페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진행하면서 생각하다 보니 이곳에 설치되는 구조물 크기를 작게 하기에는 애매모호한 느낌을 받았다. 원 대상지는 공연장으로 조성되었는데, 실제 공연이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고 전해들었다.

 

작업 중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72시간 동안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금요일 아침에 장소선정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오후에 필요한 자재를 발주해 토요일 오전부터 작업을 해야 했다. 72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설계에서 시공까지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비가 온 것은 상당한 장애요인이 되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단시간 내에 만든다는 점과 몇 개 작품을 제외하면 철거된다는 이유로 일부 주민은 세금낭비를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 대부분의 호응도는 높았다. 학생들과 많은 주민들이 참여의사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즐거운 분위기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시민참여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72시간 내에 시민들과 과정을 공유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런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전공자도 어려운 일이어서 처음부터 시민들을 제작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을까도 고민했다. 시민들의 참여를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하였고, 물고기를 만드는 작은 작업을 통해 시민들이 참여를 이끌어 내기로 했다. 공간의 생명은 그때부터가 부여되는 것이며, 시민들의 사용패턴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설치 전





취재_이형주 기자, 이재순 통신원(28기, 청주대)

이형주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klam@chollian.net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