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쿨하스 등 참여 광주폴리Ⅱ 공개

도서관⋅화장실 등 공공공간의 기능성과 공익성 초점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3-11-12

획일화된 도시에 예술적 생명력과 시민 참여 정신으로 채우는 도시 건축 프로젝트인 광주폴리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광주폴리는 총 9개국 8개 팀이 참여해인권과 공공공간이라는 주제에 맞게 민주와 인권, 평화 등의 함의를 현대적인 조형 감각으로 풀어냈다.

 

지난 1차 광주폴리가 일제에 말살된 읍성터의 역사적 복원이었다면, 광주폴리는 광주의 관문과 오늘날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 주목하면서 실용성과 기능성을 지니고 활용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광주폴리 1차 폴리가 지녔던 지리적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공 공간을 창출해내며 시민 사회를 확장해간다. 여기에 작가와 예술가, 건축가 등 다학제적 접근을 꾀한 점도 광주폴리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1차 광주폴리 참여 작가가 건축가 중심이었다면 2차 광주폴리 작가는 건축가 뿐만 아니라 미술가, 소설가, 인문학자 등이 결합했다.

 

광주폴리 8개 작품은 제각각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건축학적사회적 함의를 지니며 시민 사회와 소통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투표' by 렘 쿨하스 & 잉고 니어만_ 사진: 바스 프린센

 

먼저 현대 건축의 거장 렘 쿨하스와 잉고 니어만이 만든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옆 도로에 들어선 폴리투표는 세계적 건축 거장이 광주에 만드는 최초의 여론조사의 장이자 투표소가 될 전망이다. 이 작품은 긴 가로등 형태의 배너에서 질문을 던지면 시민들은 찬성과 반대, 또는 유보 등으로 답변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원하는 답변이 적힌 통로를 통과하게 되면 카메라가 자동 인식해 집계되는 시스템의 투표소이다. 거의 모든 현안에 걸쳐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혁명의 교차로' by 에얄 와이즈만_ 사진: 바스 프린센

 

광주역 앞 교통섬에 들어선 에얄 와이즈만의혁명의 교차로는 아랍의 오렌지혁명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원형광장이나 원형로터리에서 일어난 혁명들의 특징을 표현한 것이다. 투명한 원통 유리로 된 공간 안에 15인 용 원탁 테이블이 설치됐으며 인권과 인문학을 토론하는 미디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된다. 회전문 21개가 둥글게 설치돼있어 외부 어느 방향에서든 출입할 수 있다.

 

 


'유네스코 화장실' by 수퍼플렉스_ 사진: 바스 프린센

 

덴마크 3명의 아티스트 그룹인 수퍼플렉스의유네스코 화장실은 광주 공원 입구에 있는 기존의 낡은 화장실을 철거하고, 파리 소재 유네스코 본부의 상임위원화장실을 복제한 새 화장실을 설치했다. 유엔기구 가운데 인류에게 공헌도가 가장 높은 유네스코의 기능과 의미를 인권도시인 광주에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콘크리트 소재의 단순한 형태로 꾸며진 유네스코 화장실은 권력의 시민화를 지향하는 광주정신과 맞닿아 있다.

 


'틈새호텔' by 서도호 & 서아키텍스_ 사진:바스 프린센 

 

지리적 제약에서 벗어나 광주 도심 곳곳으로 이동하면서 광주 시민과의 소통을 꾀하는 폴리도 제작돼 눈길을 끈다. 2012광주비엔날레 기간 동안 선보인 서도호의틈새호텔은 지난 비엔날레 때 체험했던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업그레이드 됐다. ‘틈새호텔에 들어서면 일인용 침대와 접이식 테이블 선반이 있으며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다.

 


'포장마차' by 아이 웨이웨이_ 사진: 바스 프린센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공동감독을 역임한 예술가 겸 건축가인 아이 웨이웨이는 1m 규모의포장마차를 선보인다. 흔히 생각하는 한국의 포장마차와 달리 큐브식 형태로 외관에 모든 조리용품을 걸 수 있게끔 효율성과 기능성을 높였다. 이 포장마차는 광주 도심 일원을 유랑하면서 시민들을 위하여 따뜻한 음식을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열린 사랑방으로 활용된다.

 


'탐구자의 전철' by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 _ 사진: 바스 프린센

 

인도 출신 예술가 그룹인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Raqs Media Collective)탐구자의 전철은 광주 지하철 일부 구간을 강한 시각예술로 꾸민다. 내부가 자유롭게 휘갈긴 듯한 검정색 선을 시트지로 붙였으며, 영상, 빛 등이 혼합되면서 지하철을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탑승객들은 기존 LCD모니터를 통해 영상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광주천 독서실' by 데이비드 아자예 & 타이에 셀라시_ 사진: 바스 프린센

 

워싱턴 흑인미술관 설계자인 영국의 젊은 건축가인 데이비드 아자예와 미국의 촉망받는 소설가인 타이에 셀라시가 만든 인권 도서관인 광주천 천변광주천 독서실은 인문학적 지식의 공간이다. 한국의 정자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천변과 징검다리, 인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목재의 자연미를 살려 광주천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젊은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작품에서부터 프랑스의 에밀 졸라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인권 관련 도서 200여권을 소장하며 시민들에게 책과 휴식의 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기억의 상자' by 고석홍 & 김미희_ 사진: 바스 프린센

 

이외에 지난해 열린 광주폴리 공모전 최우수상작인 고석홍과 김미희의 작품으로 금남지하상가에 설치된기억의 상자38x34x29cm의 총 448개 소형 박스로 구성됐다. 시민들에게 분양된 메모리 상자는 광주와 광주시민들의 기억을 담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며, 일부는 일반 사물함으로 사용된다.

 

광주폴리는 추진 과정에서 시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폴리시민협의회를 구성했으며, 광주폴리 운영은 시민단체가 맡으면서 민주와 인권의 정신이 담긴 광주폴리의 취지를 실질적으로 구현해낸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해 8월 광주폴리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시민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폴리를 위한 시민협의회를 구성했다. 11명의 지역 건축가, 시민, 시민단체 운동가, 학자 등의 시민협의회는 최근까지 11차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광주폴리준공이 임박해오면서 지난달에는 각계각층으로 이뤄진폴리 평가단을 꾸려 검토 및 보완 작업을 거쳤다.

 

이외에 시민단체 및 인권단체 등의폴리 프로그램 운영 파트너를 선정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작품마다 운영할 방침이다.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광주폴리는 획일화되고 규격화된 오늘날 도시에 건축과 예술을 통한 새로운 도시 시민 문화를 생산해내는 방법론이라며또한 광주폴리는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진행형인 인문학적 도시 계획이라고 밝혔다.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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