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문화확산, ‘주거문화’와 ‘교육’이 해답

‘제2회 정원문화 심포지엄’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5-10
(사)한국조경학회는 ‘제2회 정원문화 심포지엄’을 ‘정원문화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8일(금) 고양꽃전시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정원문화확산에 대한 의견으로 ‘주거문화’와 ‘교육’의 변화에 대한 의견들이 주를 이루었다.

정주현 (사)한국정원문화협회 회장

정주현 (사)한국정원문화협회 회장은 “정원확산을 위해 주거문화가 변해야 한다”며 도시민의 80%가 살고 있는 아파트 위주의 주거문화라면 정원의 활성화는 요원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파트의 문제점이 지하주차장에 있다고 꼽았다. 주차장이 지하화되면서 아파트 조경의 80~90%가 슬라브 위에 조성돼 토심확보와 하중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포장재의 다양화와 장식적 기교 위주의 화려한 조경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정주현 회장은 이를 ‘화장술 조경’이라 칭했다.

또한 지하주차장 확대로 지상녹지면적이 법정기준 2배 이상을 확보했지만 식재수량은 법정기준에 다소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바닥분수나 경관조명 등 불필요한 시설들도 전부 입주자부담이기 때문에 분양 후에 전부 뜯어내는 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주현 회장은 식재기법을 달리 할 것을 제안했다.

동과 동 사이 오목렌즈 형태로 조성하던 수관선을 볼록렌즈형태로, 가장 중앙에 녹지를 밀집시키고 건물의 입면을 드러내도록 식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1층을 필로티화 해 주민들을 위한 편의, 운동, 문화시설을 배치하면 1층 차폐를 하지 않아도 돼 식재도 자유롭다. 지하에 설치되는 편의시설에 비해 건축비용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아울러 과한 포장과 파편화된 녹지들을 지적하며, 아파트 건물 쪽에 관리자 동선을 주고, 식재는 밀집시킨 후 산책로는 포장을 줄이고 에지에 잔디를 주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열린공간과 닫힌공간을 확연하게 구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주현 회장은 “아파트의 공동정원은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정원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에는 선진국형 주거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정원을 소유하고 직접 가꾸지 않으면 정원문화가 활성화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땅의 수요를 위한 대책으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중규모‧소규모 단지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벨트는 100% 녹지가 아니며, 주택이 45%, 임야가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임야가 아닌 땅도 많다는 것이다.

정주현 회장은 “작금의 주거형태가 바뀌지 않으면 정원은 결국 아파트에 살면서 공동정원이나 박람회에서 구경만 하는 곳이 될 것”이라며 땅을 그린벨트에 묶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정 순천대 교수, 정원문화진흥사업단 단장

한편 대학교육의 측면에서 이정 순천대 교수는 정원 특성화교육인 ‘정원문화진흥사업단’에 대해 소개했다.

‘정원문화진흥사업단’ 특성화교육은 조경학과과 산림자원학과가 함께 정원관련 커리큘럼을 새롭게 개편, 약 1년간 진행해오고 있다. 5년간 25억 원의 지원을 받았으며, 조경학과가 우수학과로 선정돼 추가지원을 받았다.

특히 올해 1학기부터 교과목들이 개편됐다. 새로 신설된 팀티칭 과목인 ‘정원 문화의 이해’를 비롯 기존 과목들이 정원관련 과목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계절학기 현장실습과정’과 오토캐드 자격증 취득, 어학교육(토익)을 진행했으며, 조경학과에서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 ‘전국 한평정원 페스티벌’ 등 정원관련 전국규모 공모전에 참가하도록 지원했다.

이정 교수는 특성화 사업의 1차년도가 지난 지금 ‘학부통합’과 ‘예산’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2개 학부의 물리적 통합은 가능하나 화학적 통합이 어려우며, 그에 따라 사업 프로그램이 이분화 되기도 했다. 학생들도 학부통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CK-1은 학부중심사업으로 대학원생에 대한 수혜가 없으며, 교수들의 업무가 과중되고, 내부교수의 인센티브가 불가하며 행정직원의 불균형 등의 문제점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예산에 있어서도 배분의 문제점과 조기예산으로 프로그램의 내실화가 어려우며, 일정 기간 안에 예산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운영과 교육의 질적‧양적 불균형을 야기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대학교육에 관해서 조경설계과목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조경진 (사)한국조경학회 정원학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 조경설계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시설물 위주로, 건설사와 수요자의 의도에 맞춰왔다”며 그간의 교육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본위주의 식물교육으로 초화에 대한 교육은 미비한 것이 현실이며, 그에 따라 공원도 하부식생이 있는 공원이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곽혜란 (사)한국마스터가드너협회 회장은 초‧중등교육에도 ‘정원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원문화는 어릴 때부터 정원을 접해야 형성되나 현재 중등교과는 물론, 초등교과의 ‘화분가꾸기’ 단원마저 삭제됐다”며 정원문화를 형성하고 학문의 맥을 잇기 위해 교육과정에 정원이 편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춘화 (사)한국정원디자이너협회 회장, 최연철 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장

시민교육에 대한 의견도 다수 개진됐다.

임춘화 (사)한국정원디자이너협회 회장은 “정원교육이 식물 가꾸기와 관리에 치우쳐있으며 플랜팅 디자인에 대한 부분이 매우 약하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은 정원의뢰를 할 때에도 정원에 대한 지식이 없어 대부분 한 가지 스타일의 정원을 요구한다”며 일반인들에 대한 교육은 정원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많은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정원에 필요한 가구, 장식품 등 광범위한 소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의뢰뿐만 아니라 실제로 정원을 만들 때도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을 정원디자인이라 오해하고 있다. 정원은 디테일한 공간구성이 세심한 디자인이 요구되기 때문에 식재디자인 프로그램이 다양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조경진 (사)한국조경학회 정원학연구센터장, 곽혜란 (사)한국마스터가드너협회 회장, 송정섭 (사)정원문화포럼 회장, 류병열 (사)한국실내조경협회 회장, 이종석 서울시 도시농업위원회 회장

아울러 정원문화의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서는 정원연구가 산업으로 이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시민들의 정원에 대한 욕망을 키우는 일이 오랜시간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시관 내 협업시스템 구축, 가든센터 육성, 국가 전체적인 R&D개발사업, 다양한 분야의 인사 참여 등의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정원관련 정책에 관해 △박동금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장의 ‘정원산업활성화를 위한 도시농업의 역할과 추진 방향’, △주요원 산림청 사무관의 ‘정원산업 육성 및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 방향’,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 과장의 ‘“서울, 꽃으로 피다”로 본 시민 자율참여를 위한 정원정책’, △진혜영 국립수목원 연구관의 ‘수목원, 식물원, 그리고 정원’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김성균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은 “심포지엄은 정원의 정의와 정체성을 확립하고 바람직한 정원문화 정착을 위해 마련됐다. 정원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각 정원관련 단체가 함께 논의하고 함께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균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박동금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장, 주요원 산림청 사무관,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 과장, 진혜영 국립수목원 연구관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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