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조경학과

“내년부터 산림자원․조경학부로 연계·융합, 정원교육 특성화”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6-01
최정민 학과장(순천대 조경학과)

순천대 조경학과는?

1935년 순천공립농업학교로 개교한 순천대학교는 올해로 80주년을 맞았습니다. 조경학과는 1987년에 녹지조경학과로 신설되어 산림자원·조경학부(1999)를 거쳐 2010년에 지금의 조경학과가 되었습니다.

순천대학교 조경학과는 산림자원학과와 공동으로 참여하는 ‘정원문화진흥사업단’이 2014년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에 선정되어 5년 동안 25억 원을 지원받아 정원문화특성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경학과는 전국 조경학과가운데는 처음으로 특성화 우수학과로 선정되어 우수한 교육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육적 기반을 토대로 신입생들에게는 입학성적우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재학생들에게는 학기 성적 3.0 이상인 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재학 중에 자격증 취득이나 어학(토익) 성적향상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계절학기 현장실습, 산업체 견학, 전문가 초청 강의, 국내 정원 및 공원 답사, 해외 정원(일본, 중국 등) 답사를 지원하여 이론과 현장이 연계될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봄학기 전체 모꼬지(M.T)를 실시하여 신입생들이 선배들과 같이 대학 생활을 설계해갈 수 있도록 돕고, 사회봉사 활동(소록도/SOS어린이마을)을 통해 사회적 인식을 고양하며, 선후배들이 같이하는 취업 박람회,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 졸업설계작품전 등을 통해 서로 격려하고, 배우면서 조경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학과만의 차별화된 커리큘럼이 있다면?

순천대 조경학과는 정원문화특성화 우수학과로서 이론과 현장이 연계된 체감하는 교육을 통한 동시대적 감각을 가진 실천적 인재를 양성하여 향후 정원 관련 산업 및 직무와 연계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체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정원문화의 토대가 되는 인문학적 소양 증진을 위해 필요한 교양과정을 필수로 지정하였습니다. 둘째로 정원의 전 과정을 체득할 수 있도록 계획과 설계 - 소재 - 시공 - 관리 운영이 체계화되도록 교과과정을 구성하여 정원문화에 대한 기본을 다지고 응용력을 높여 사회적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자하고 있습니다. 



졸업한 학생들이 기대할 수 있는 진로는?

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교육부 공시 취업률은 2014년 12월 기준으로 64.6%입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건설업체, 조경관련 전문건설업체(조경식재, 조경시설물 및 공사업), 조경설계사무소 등이 주요 진로입니다. 

정원문화특성화 교육에 따라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진로는 정원 기획자(공무원, CEO 등), 정원 설계사무소 취업, (프리랜서) 정원 디자이너, 정원 시공 회사 취업 및 창업, 가든 퍼니처 생산 업체 취업 및 창업, 정원수(지피, 초화류) 생산 업체 취업, 정원수 농장 조성 및 운영, 정원 관리(나무병원, 식물병원 등) 회사 취업 및 창업 정원 해설사, 정원 관리사, 정원 교육자 등과 같이 정원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진로도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교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진로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들이 주로 제게 토로하고, 제가 들어주어야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젊지만 무언가를 결정해야하는 힘든 시기를 보내는 20대들입니다. 소개라는 형식의 취업 알선을 통해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경우는 안도합니다만, 불만족스러운 경우가 생기면 서로 난감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도 해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후배들에게 조경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듭니다. 그들에게는 겨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세대도 똑 같은 고민을 했지만, 지금은 다들 무엇인가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교육자로서 조경학과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적토성산積土成山, 풍우흥언風雨興焉”. ‘한 줌의 흙을 쌓으면 산이 되어 비바람이 인다’는 뜻으로 ‘KBS 생각의 집’, 최진석 교수의 강의 내용 가운데 한 구절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해야 하는) 일은 흙을 쌓는 일이고, 비바람이 이는 것은 흙이 쌓여 산이 되고 난 후의 일입니다. 비바람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행운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모두가 늘 좋은 성과와 실적을 원하고, 많은 학생들이 높은 보수와 좋은 복지가 보장되는 직장을 원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성과를 가능하게 하는 노력입니다. 좋은 직장과 높은 보수는 그 이후의 일일 것입니다. 약간의 행운이 함께해야하는.

조경의 미래가 비관적일 것이라는 예측은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런 예측의 논리는 앞으로 다가 올 논리가 아니라 지금의 논리이거나 과거의 경험에 근거한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이나 현재의 논리가 어떻게 미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아직 오지 않은 것을 현재의 논리로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미래는 꿈입니다. 꿈은, 마치 비바람과 같이 이루어질 수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시도했을 때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아무 시도도 하지 않으면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결국, 조경에 대한 전망은 꿈을 가지고 꿈을 구현하기 위해 시도(노력)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이지, 조경이라는 꿈이 낙관적이냐 비관적이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조경의 미래에 대한 전망 가운데 분명한 것 한가지는 조경이라는 분야가 소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조경학과를 졸업한 모두가 조경분야로 진출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도, 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젊은 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바쳐 공부한 자신의 전공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합니다. “확고한 자부심만이 열등감의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열등감만큼 상황 판단을 그르치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앞으로의 학과 사업방향은?

“스마트폰 하나가 서울대생 3000명을 합한 것보다 더 똑똑하다. 3000명이 아는 것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이 그 안에 들어 있다. 옛날에 공부한 내용을 교수가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시대는 끝났다.” 생각의 집을 운용하는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말입니다. 교육의 방향은 학생들이 활동해야할 미래에 두어야지 교수가 교육받았던 시대에 두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시대가 많이 외우는 인재보다는 많이 생각하는 인재를 원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교육이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 모두의 잠재적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잠재적 역량이 있는 학생을 한정시키는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향후 조경학과는 2016년부터 산림자원학과와 함께 산림자원․조경학부로 연계·융합하여 정원 계획과 설계, 정원 소재, 시공과 관리 등 정원 문화와 산업 전반에 대한 체계적 지식을 가진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 실습 등을 통한 체감 교육과 실무 능력 향상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를 희망합니다. 
 
조경분야 문제와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방안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맞물려 조경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경이 좋았던 시절을 보낸 이들이 조경의 미래는 비관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학생들을 더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러나 조경이 좋았던 시절이 조경 스스로의 노력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일구어낸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조경분야의 문제와 그 해결책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경 내부에 있는 것 아닐까요?

조경 스스로의 성찰이 문제의 원인과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서구의 선례에 의존하던 것에서 자생적 담론을 고민하는 것, 경험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생각과 논리를 체계화하는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조경인들에 한 마디.

종간 경쟁, 경쟁을 통해 특정종이 우점하는 식물의 사회학적 관계를 인간관계에 대입시켜 경쟁의 정당성을 이야기합니다. 어떤 이를 견제하거나 시기하여 그늘을 드리워 고사시키거나, 밟고 올라서서 우위를 차지하려합니다. 출신 학교로, 지역으로 편을 나누어 유사한 종끼리 우점화하려 합니다. 다섯 명만 있어도 다수결이라는 이름으로 편을 갈라 우점적 위치를 차지하려 합니다. 과연 조경이라는 소생태계는 우점종만으로도 유지되는 생태계일까요?

조경 분야는 사회적 마이너리티입니다. 이 마이너리티 그룹은 어느 직군이 쇠락하면 다른 직군이 우점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설계사무소가 쇠락하면 시공회사가 좋아지고, 업계가 쇠락하면 학계가 좋아지는 게임이 아닌 것입니다. 그가 설계사무소에 있든, 시공회사에 있든, 보다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국영기업체, 또는 대학에 있어도 모두 ‘조경하는 사람들’이라는 범주로 묶입니다. 모두 조경이라는 마이너리티 그룹의 일원들인 것입니다. 한 배를 탔다는 표현이 이런 구조를 쉽게 이해하게 합니다. 그러니 서로 도와야 같이 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조경분야의 구성원 모두가 책임자이고 참여자입니다. 편을 갈라 대립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결국 집단을 동원해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사람들의 대표적 수법입니다. 지속 가능한 조경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공멸을 피하기 위해서 가장 경계해야할 것입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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