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행정의 달인, 최재군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푸른조경팀장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소 방안 제안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08-10

"공무원 사회도 녹지관리나 민원처리, 가로수관리 등 일상적인 사업으로 업무에 대해 평가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공무원이 업무분장으로 담당하고 있는 업무 이외의 사업도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최재군 팀장(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푸른조경팀)은 지난 2010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행정의 달인'에서 조경분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었다. 레인시티를 표방하고 있는 수원시의 빗물 정책에서도 다양한 제안을 해왔을 뿐만아니라, 조경기술사, 자연환경관리기술사 등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공직사회에 귀감이 되고있다. 그의 좌우명도 '어디에 있든 그 곳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최재군 팀장(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푸른조경팀)

 

최근 수원시 교통섬에 새로운 관수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봄철 장기가뭄과 고온으로 가로변 초화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교통섬과 같은 곳의 가로화단은 주변의 불투수층으로 인해 지하수원 확보가 어렵고 물주기를 하더라도 콘크리트와 아스콘의 복사열에 의한 수분 증발량이 급증하고 지표면으로 흘러내려 관수효과가 미비한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가로화단 초화나 수목은 큰 피해를 보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술은 심지가 물을 흡수하는 원리와 모세관 현상으로 일어나는 수분의 이동원리를 적용한 기술로 가로화단 지하 30cm 깊이에 물을 담아두는 수조(水槽)를 두고 여기에 수분이동용 심지와 수조덮개를 설치한 다음 그 위를 부직포로 포설한 후 식재지반을 조성하는 방법입니다.

 


1.사업전 2.수조설치

3.상토포설 4.사업완료

 

수조에 있는 물은 심지를 통해 상단면의 부직포와 상토쪽으로 수분이 이동하고 이어서 부직포와 상토(두께 10cm 층)를 통해 수분이 옆으로 이동하여 가로화단 전체에 물이 퍼지게 됩니다. 상토 층으로 이동한 물은 식재지반 토양의 모세관 현상에 의해 식재된 꽃이나 나무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입니다.

 

본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연90회 이상 물주기를 해야 하는 화단을 연14회 이하로 관리할 수 있고 이를 수원시 전체에 적용할 경우 연 8천 만 원의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관수문제 해결로 꽃이나 나무의 정상적인 생육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가로화단의 품질을 최고로 높일 수 있습니다.  

 


노지(露地) 화단 자동급수시스템 단면도

 

 

수원시 녹지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축구모형 화분개발, 수원천 얼음공원 도입 등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함으로써 다른 녹지직 공무원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사업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요?

 

조경분야 공무원으로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업무 외적인 사업을 말합니다. 녹지관리나 민원처리, 가로수관리 등 일상적인 사업으로 업무에 대해 평가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공무원이 업무분장으로 담당하고 있는 업무 이외의 사업도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창의적인 사업으로 축구공화분 개발과 곤충호텔도입, 수벽형 가로수 개발, 토끼풀 녹지조성, 지속가능한 생태녹지 개발, 야구공 화분개발, 레인가든 조성,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추진 등이 있습니다.

 


레인가든과 야구공 화분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는  ‘수원 팔색길 조성사업’이 첫째로 떠오릅니다. 제주 올레길 등 걷는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2010년에 제안된 사업으로 2014년에 완료되었습니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사업비 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때에 사업비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경기도 지원 사업 전체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팔색길 사업과 관련성이 있는 국토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해 23억 원을 확보한 사업입니다. 지금도 그 당시 검토한 국도·사업비 확보 방안을 후배 공직자에게 중요한 교육 자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사업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방법을 구체화한 좋은 수범사례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지속가능한 생태녹지 조성사업’입니다. 2009년에 제안하여 지난해 시범사업을 완료하였으며 새로운 개념의 녹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녹지의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생태적으로 건전한 녹지를 도입하고자 추진된 사업으로 ㎡당 3000원 사업비를 1000원 이하로 줄이고자 추진된 사업입니다. 현재의 잔디중심 녹지는 죽어있는 녹지입니다. 잔디는 집중관리가 필요하고 이러한 이유로 녹지에서 메뚜기 한 마리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심지어는 제초제로 인해 녹지가 비점오염원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업장 주변 산림과 숲의 구조를 기본모델로 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다층구조의 숲형태 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지속가능한 생태녹지

 

조경기술사, 자연환경관리기술사 등을 취득하며, 업무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오신줄 아는데,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시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아마도 저 보다 어려운 여건에서 업무와 학업을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장 어려움 점은 자기와의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조경전공자도 아니고 대학을 금년도 2월에 졸업한 사람입니다. 항상 업무와 관련된 지식들을 꼼꼼하게 챙겨보게 되었고 이것이 쌓이면서 자격증 취득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3년에는 ‘완충녹지 등 시설녹지 조성기준’ 등에 관한 제도제안으로 조경진흥아이디어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으셨습니다. 이와 같이 공직에 계시면서, 조경과 관련한 법제도 중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점이 있으신지요?

 

당시 제안하었던 사항은 녹지조성기준이 사업장 마다 달라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지 내 조경’처럼 최소한의 식재 기준을 제정하자는 내용 이였습니다. 최근에 조경계가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나 정원법이 생겨나고 공원이나 녹지가 산림분야와 중첩되고 생태복원 업이 별도의 분야로 나누어지면서 업역의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책을 수립하여야 하며 거꾸로 조경 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하는데 한국 조경계 구심점의 역할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가장 시급한 것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소 제도입니다.
  
현재의 제도는 하나의 공원이 5만㎡ 이상인 경우 민간사업자가 30%의 토지를 타용도로 사용하고 잔여지에 대해 공원을 조성하여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일부지자체를 제외하고는 지지부진한 제도입니다. 국가적으로 120조원 이상의 토지매입비가 필요한 사업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자금조달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방안은 현행 제도에 제한을 두지 말고 모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동안 고민하던 몇 가지 사업방식을 제도적으로 도입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책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은 토지소유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조합결성이나 지분 참여방안 등을 검토해야 하고 이를 통해 개발이익금이 토지소유자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두 번째는 환지방식을 통한 공영개발 방식입니다. 이 경우 토지매입에 대한 자금 부담을 해소할 수 있고 사업의 투명성과 경제성이 높아 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총량적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의 자치단체 전체 미집행공원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어 그 면적 중 30%을 개발하게 하는 방식으로 상업지역 등 경제성이 높으나 공원 수요가 부족한 지역의 미집행 공원을 개발하여 경제성을 높일 수 있고 면적에 관계없이 전체 공원을 대상으로 함으로 이를 활용한다면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풀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는 결합개발제도 등 다양한 도시개발기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국토부에서 용적율 거래제를 도입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도시공원에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면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하고 어째든 미집행 도시공원을 풀어가는 방안을 재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발주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제안 방식에서 변경하여 공모사업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개발제안방식의 경우 담당 공무원의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도시공원이 일자리 창출과 건설경기 부흥에 일조할 수 있는 뉴딜정책으로 이용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현재 수원시의 공원녹지사업의 방향은 어디에 두고 있으며,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사업이 있으시다면?

 

정책의 방향은 관주도에서 시민주도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공원녹지정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있어서는 우선 미집행 도시공원 해소를 위해 채권발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300억원 발행할 예정으로 도심지 장기미집행공원 해소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2개소의 수목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원관리의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공원사랑시민단과 시민참여를 통한 도시녹화를 위해 도시녹화 시민운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강조할 사업으로 레인가든 조성사업으로 사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매뉴얼을 작성 운영하고 있으며 공공과 민간분야 확대를 위해 관계부서 업무협의 시 레인가든과 저영향개발(LID) 도입을 적극반영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직원

 


 

공직 생활에서 좌우명은?
좌우명은 소재필유(所在必有) 입니다. 제가 어디에 있든 그 곳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 동안 공무원 입장에서만 일을 추진한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이제는 상생관계로서 시민과 업계, 관이 함께 참여하고 고민하는 정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시민참여를 활성화하고 조경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녹지행정 참여를 위해 정기적인 의견 청취를 실시하고 우수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금년에는 수원시 소재 조경업체와 간담회를 지난 7월 3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조경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조경업역의 축소와 건설경기 침체, 장기간의 가뭄 등으로 모두 어려운 시기로 생각합니다. 이럴수록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타 분야에 비해 결속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분야별, 업종별 단결된 모습을 이루었음 합니다. 전국 단위의 조경협의회와 전국 시·도 공원녹지협의회 등을 활성화하여 결속을 강화하고 이러한 활동들이 조경분야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 가길 바랍니다.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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