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공원 100주년과 과정의 공유

[기고]이성근 (사)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라펜트l이성근 사무처장l기사입력2015-08-11

용두산공원 100주년 

 '미래 100년 시민에게 길물으니, 등불을 밝혀야 한다 했다'


글_ 이성근(사)부산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지난 7월 11일 부산중구청 대강당에서 <용두산공원 100주년 기념, 용두산공원 - 미래 100년 시민에게 길을 묻다 100인 토론>이 있었다. 최초 논의는 지난 2013년 대학생 달팽이 탐사단 운영을 통해서 였고, 당시 자문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던 것이 “조만간 100주년이 될 터인데 뭔가 준비를 하면 좋겠다.”였다. 단순한 바람을 현실화 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예산과 조직, 시간의 흐름이 반영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어떤 주제를 견지할 것인가가 토론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 된다.


연초부터 파트너를 찾았다. 시설공단, 중구청 등 직간접적으로 이해를 가진 기관들을 찾아 문을 두드렸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심지어 지역 유력자인 국회의장실까지 노크했었다. 하지만 5월이되자 메르스 파동이 불어닥쳤다. 내부적인 준비에 주력했다. 시기를 놓치면 예산과 업무부하도 배로 늘기 때문에 일을 놓을 수 없었다. 7월초 메르스 기세가 한풀 꺾이자 그제사 언론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두산공원의 100년 속에는 일제의 신사, 우남공원을 거쳐 지금의 이름을 찾기까지 숫한 시민의 애환과 추억이 스며있는 곳이다. 그래서 한때 부산을 대표하는 공원으로서 기능해왔고 기억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유감스럽게도 용두산공원은 더 이상 시민이 즐겨찾는 공원이 아니다. 그래서 ‘한 때’에 갇혀 있다. 기실 100인토론을 기획했던 배경 또한 여기에서 출발한다. 과연 그러한가.


주최측이 견지하고자 했던 토론 키워드는 역사성과 장소성에 더한 미래성과 지역연계였다. 이는 용두산공원이 내장한 시간의 흐름이 부산의 다른 공원과 비교되는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장소성 역시 초량왜관시대로부터 지금까지 무려 400여년간 다양한 사건과 기억이 중첩되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100인의 토론기획은 이 두 가지를 전제하였다. 여기에 우리가 목도해왔던 현재 용두산의 모습이 물음표를 제기하였다. 예컨데 현재의 모습대로 존치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인가. 변화를 모색한다면 용두산공원에 한정지을 것인가. 아니면 지역의 연계를 병행할 것인가. 답을 찾기 위해 시민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관련 전문가들과 설문조사결과가 뜻하는 의미를 해석하고 토론의 주제를 도모했다.


두가지 주제가 선정됐다. 용두산공원의 아쉬운 점이나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향후 용두산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였다. 결과는 상호토론과 심화토론의 과정을 거치며 운선순위의 반전이 있었고, 공교롭게도 두 주제 공히 귀결된 답은 ‘정체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용두산공원이 단순한 오픈스페이스를 넘어 지역의 시대성과 역사성, 사회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두번째 주제에 대한 답 역시 공원의 정체성이 압도적이었다. 다시말해 향후 공원의 방향성에 대해 명확한 답이 제시되었다는 것이다. 주목할 사실은 ‘다양한 꺼리’를 주변지역과 연계하자는 것으로 인식이 변화되었다는 점으로, 이는 공원과 지역의 분리가 아닌 연장선상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의 반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역주민의 참여가 적었고, 그들의 이해를 반영한 토론에는 부족분을 남겼다는 것이다.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애쓴 노력에 비해 그리 되지 못했던 것은 단언할 수 없지만 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정치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음을 조심스럽게 깔아 본다.


어쨌든 이번 토론을 통해서 공원의 정체성 확보라는 총론은 분명해졌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용두산공원 100주년 기념이라 했지만, 정확히 표현하자면 2015년은 착공한지 100년이 되는 해이고, 2016년 10월 16일이 준공 100년이 되는 해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시민환경단체, 전문가들과 올해 일을 도모한 것은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켜 진짜 100년을 기리기 위함이다.


토론장에서도 제기된 의견이지만 100주년 주체를 조직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위원회가 되었든, 용두산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되든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100주년을 기념하고 어떤 방향으로 용두산공원을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인가 이다. 이미 터무니 없는 재정비의 아픈 경험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자본의 이해에 충실한 공원은 더 이상 용두산에 맞는 옷이 아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의 공유이다. 지난 100년을 뒤돌아 보며 다시 100년을 내다보는 마당에 100년을 함부로 재단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토론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노력한 것 중의 하나가 토론 주체의 다양성과 민주성 확보였다. 그럼에도 어느 공무원은 “고작 정체성이란 답을 얻기 위해 그만큼 많은 돈을 들였나”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했다.


(사)100만평문화공원에서 추진중인 국가도시공원 운동이 국회 법통과에서 발목이 잡혀있다. 수차례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국회, 정부, 전문가, 국민들의 동참을 피력했다. 필요성에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예산이 걸림돌이 되고있다.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정책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_ 이성근 사무처장  ·  부산그린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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