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공사업, ‘조경’죽이는 ‘LH 주계약자공동도급’ 반발

건축 하위공정 전락, 입찰기회 상실 등 불만 목소리 높아
한국건설신문l주선영 기자l기사입력2016-08-02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주계약자 공동도급을 활성화한다고 해, 조경계가 반발에 나서고 있다.

LH는 올해 총 14건, 7천345억원(전문 752억원) 규모의 공사를 주계약자 공동도급 방식으로 발주할 계획이며, 이 중 조경공사는 총 2건으로 약 60억 정도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135%(총 10건, 5천435억원) 늘어난 물량이다.

LH 주택원가관리처 관계자는 “이번 제도 확대로 전문건설업체들은 원도급자의 지위로 공사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공사비가 약 18% 상승할 것이다”라며 “발주기관으로부터 직접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지급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도 수혜 확대를 위해 기계, 토목공종 뿐 아니라 조경, 미장 등으로 공종을 다양화하거나 공종선택형으로도 시범발주(울산송정지구)할 예정”이라며 상생협력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반면 조경계는 “LH가 조경공사를 분리발주하면서 발주방식은 주계약자 공동도급으로 추진한다면, 조경은 건축의 하위공정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 조경시설물업체 대표는 “이번 제도의 문제는 조경공사를 건축과 통합 발주하는데 있다. 이로 인해 조경공사업은 입찰에 참여할 기회마저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조경공사업이 나오는게 관급 공사 발주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아파트 공사를 분리 발주하던 LH가 주계약자 공동도급방식을 한다면 공사업 자체가 일 년에 몇 건이 안 된다”며 이건 조경 죽이기라며 격분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이번 방침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물론 공사품질 향상 등을 이유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협회는 LH의 주계약자 공동도급 활성화를 요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LH 박상우 사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공동협의체 구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하도급을 받아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업체는 기존보다 공사대금을 많이 받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공사품질이 좋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다른 조경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시설물설치 공사 자체가 훗날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10년이 지나고 나면 조경은 식재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며 “조경공사업 자체가 없어진다면 조경은 유명무실하다. 모든 통제를 다 건축에서 한다고 하면 그건 하도급이다”라고 말했다.

조경공사업 한 관계자는 “LH에서 18% 정도 공사비 상승효과가 있을 거라고 하는데,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조경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는 LH에 조경공사업의 입장을 밝히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_ 주선영 기자  ·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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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i@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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