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큐슈의 원생림 - 1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25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5-30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삼나무의 고향, 야쿠시마를 가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필자는 최근 몇 차례 학기 중에 외국답사를 하였습니다. 학기 중이라 보강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그 유혹을 떨치지 못한 채 일본의 명품숲을 만나기로 작정하였지요. 비록 5박6일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되고 한편으로는 부담스런 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즐기던 술도 한 달 여 전부터 최대한 억제하고, 가급적 주말 하루는 산방에서 머물며 가볍게 지내며, 또 하루는 지인들과 주변 산행을 하며 몸만들기를 하였습니다.

야쿠시마의 숲을 알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지 않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곳 숲의 특징과 매력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곧 바로 관심을 갖고 자료를 챙기는 도중에 숲이 끄는 마력에 이끌려 생각보다 빨리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지요. 다소 힘들고 험난한 코스도 있어 필자 전용 스텝의 활용도 곤란한 처지였습니다. 마침 산림에 관한 전문지식도 수혈할 겸, 산림생태 전문가인 이정환 박사(에코비젼21 대표)께 답사를 타진하게 되었는데, 이후부터는 모든 계획이 이박사의 주도로 진행되었습니다. 철저한 사전준비로 이번 답사는 매우 알차고 유익하였습니다. 실로 에코비젼21 이정환 소장께 감사드립니다.

야쿠시마는 일본열도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개의 큰 섬 중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큐슈섬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입니다. 일본 열도가 대부분 화산으로 인한 용암으로 이루어진데 비하여 이곳은 바다가 융기되어 생성된 화강암으로 된 섬이라고 합니다. 본토와의 지정학적 관계는 제주도와 흡사한 처지이지만, 그 면적은 반 정도랍니다.

그렇다고 제주처럼 교통편이 많거나 편리하지 않습니다.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여 가고시마까지 가서 다시 선박편을 이용하거나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부산에서 후쿠오카를 경유하여 다시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여 목적지 야쿠시마로 들어갔습니다.



대나무 산책코스 등 주말 마다 진주의 근교산을 돌며 체력을 다졌습니다.




우리지역의 명품 산책로인 대나무숲은 지난 70-80년대 소득창출을 목적으로 조성된 맹종죽(죽순 생산용)입니다. 지금은 죽순 수요도 적어 도시 환경림으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지요.(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소유)



이곳 진주는 온대남부 수종인 대나무를 비롯하여 편백, 화백, 삼나무의 오래된 조림지가 많습니다.



진주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남강과 촉석루가 위치한 진주성공원.



한강과 청계천의 중간정도 폭을 유지하며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남강과 진주시가지. 사진 속 진주성에는 건축가 김수근 선생의 국립진주박물관이 숲에 숨겨져 있고, 강변에는 김중업선생의 경상남도 문화예술회관이 밤낮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냅니다.



김해공항에서 출발하여 후쿠오카를 거쳐 목적지(야쿠시마)에 도착. 이곳은 일기도 좋지 않고, 비행장도 소규모라 작은 프로펠러기가 운항됩니다.


공항 주차장. 우리나라의 한적한 소도시 공항 분위기와 흡사합니다.



공항 주차창 입구에 있는 여행안내소. 시설이나 규모는 초라하지만, 친절하고 이곳 섬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한국어로 된 여행안내서도 있습니다.



야쿠시마의 야산. 아열대 상록수림(구실잣밤나무, 가시나무, 녹나무 등)의 신록이 싱그럽기만 합니다.





산이 높고 숲이 울창하여 맑은 계곡이 여러 곳 있다고 합니다.





도착 첫날 오후에 찾은 곳이 이곳의 자연을 소개하는 ‘야쿠스기자연관’입니다.



선착장이나 공항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뮤지엄 성격의 자연관에서는 이곳 섬의 명물인 삼나무(스기)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시절 벌채된 목재를 운송하던 좁은 궤도의 모습. 자연관으로 들어가는 숲속에 재현하였습니다. 철로 사이 침목위에 는 걷기 편한 목재판(데크)이 조성되었습니다.





야쿠스기자연관.



옥외쉼터. 모든 목재시설물은 삼나무(스기)입니다.











자연관의 옥외공간에는 벌목 닷이 목재와 운송과정 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실내 전시관은 다양한 정보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섬의 상징인 명성 높은 여러 삼나무를 비롯하여 사슴과 원숭이의 모습도 보입니다.



가장 수령이 많다는 조몬스기. 옛날 신문기사를 확대해 놓은 빛바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가장 고령의 생존나무로 평가되는 조몬스기(2,700년-7,200년생으로 추정)에 관한 내용이 많습니다.

2005년 폭설로 인하여 가지가 훼손되었는데, 가지 나이테를 확인한 결과 무려 1,000년이 더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조몬스기의 실물 몸체를 직접 만져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초고령 수목(조몬스기)에 관한 것입니다. 실로 신앙적 존재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모레 그곳을 찾게 되는데 만남이나 조우보다는 ‘알현’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생각만하여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두근거립니다.





자연관에서는 상주하는 해설사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목재산림체험관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숲의 역사가 비교되지 않은 게 특징.



벽면에 전시된 당시의 벌목 도구들.



벌채되어 운송된 삼나무는 곧바로 판재로 가공되어 주로 문화재나 궁중건축물의 지붕재로 사용되었다고 전합니다.





야쿠시마의 벌목 이용과 훼손이 덜된 지역은 1993년 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다시 옥외공간으로 나왔습니다.



옥외에 전시된 삼나무의 거목들은 방부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목재가 자연으로 환원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별관과 세계유산홍보관 등 여러 시설들이 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아 아쉽네요.



자연관이 입지한 주변도 꽤나 잘 가꾸어진 울창한 산림지역입니다.

여러 가지 수종들의 이식된 모습도 보입니다. 사슴들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그물망.





오늘의 답사 일정은 어느 때 보다 단순하고 가볍습니다. 마을입구의 작은 쉼터에는 원숭이 조각상과 열대지역에서 볼 수 있는 벤자민이 인상적입니다. 이곳에서의 4박 가운데 첫날만 민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설은 다소 불편하였으나, 운영하는 할머니 내외분이 너무 인상이 좋고 친절하였습니다.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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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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