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구곡과 팔경이 가진 현대적 가치 모색해야

‘전통 구곡과 팔경의 문화재적 가치’ 학술심포지엄 개최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7-10-24


전국 구곡과 팔경을 대상으로 명승 지정자원을 발굴하고 분석하여 문화재 지정 및 저액자료로 활용하고자 DB구축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구곡과 팔경의 현대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보는 논의의 장이 열렸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3일(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본관강당에서 ‘전통 구곡과 팔경의 문화재적 가치’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전통 구곡팔경의 자연·인문환경과 경관자원, 명승으로서의 지정가치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보존·관리·활용 방안을 설정하기 위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최맹식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과거부터 존재해 온 명승이 현재에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검토해 보고, 새롭게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학계와 국민의 인식을 새롭게 전환하기 위해 그 동안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회사에서는 “전통 구곡팔경의 명승적 가치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의 장을 통해 전국에 산재한 구곡과 팔경을 명승으로 지정하고 보존·관리하기 위한 정책비전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전통 구곡과 팔경의 보존과 활용이 조화를 이루어 명승 문화재가 후대까지 보전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구곡과 팔경의 현대적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 방향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김학범 명예교수는 “앞으로 어떻게 재해석하고 활용하고 응용할 것인지 고려돼서 많은 구곡과 팔경이 명승으로 지정됐으면 좋겠다. 덧붙여 용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한요소나 훼손 여부가 함께 파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보경 성신여대 교수는 “훼손 여부를 파악해 보전이나 복원이 가능한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구곡과 팔경이 갖는 현대적 의미와 해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장리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온전한 구곡과 팔경이 유지되고 있는 곳이 많지 않으며, 이의 훼손은 더욱 급속해질 전망이다. 하루 빨리 조경·문학·미술·건축 등의 학제적 연구를 통해 전통 집경문화를 찾고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해준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실장은 “구곡과 팔경은 우리나라 회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이에 대한 고찰과 연구는 아직 미진하다. 앞으로 보다 많은 작품이 새롭게 발굴되고 연구되어 우리나라 팔경도와 구곡도의 발달이 지닌 의미와 가치가 올바르게 평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행열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소중한 우리의 구곡과 팔경이 가지는 문화경관 자원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여 이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와 유지관리를 위한 방향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윤순 한경대 교수는 “전통적 자원을 미래 세대에게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새로운 매체들을 개발하고 다양한 컨텐츠들을 잘 정리해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최맹식 국립문화재연구소장

김학범 국립한경대학교 명예교수, 前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장

기조강연에는 ‘한국 명승 활성화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김학범 한경대학교 명예교수가 발표했다.

우리나라 명승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 문화재청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단 7건에 불과했던 국가지정명승은 2003년을 기점으로 활발하게 지정됐다. 그 후 불과 10여년이 경과된 2017년 110건이 지정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약 360건, 북한은 약 320건, 중국은 약 2,788건으로 여전히 많이 미흡한 실정이다.

김학범 명예교수는 "한국의 명승은 2003년 이후 급속도로 활성화되는 계기를 맞았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은 다소 침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명승 지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명승 지정과 관련한 몇 가지 개선 사항을 조언했다. 

우선, 2007년 이후 명승으로 지정된 고정원이 아직도 사적으로 남아있는 사례가 많아 상당수 문화재를 명승으로 재분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에서 이미 지정하고 있는 공원의 경우도 앞으로 명승으로 지정해야 할 대상이라고 제안했다. 공원은 이미 100년이 지난 유서 깊은 사례가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국가문화재 지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크게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지정명승 한 가지만을 문화재 종목으로 정하여 지정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과 중국은 명승의 종류와 등급을 다양하게 구분하여 지정하고 있다며, "이것은 다양한 자원을 발굴하고 지정함으로써 명승자원을 보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문화재는 그 가치가 밝혀지면 가장 먼저 지정절차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지정 시기를 놓치면 문화재의 가치가 빠르게 훼손되는 경우가 많은데 명승은 훼손의 우려가 매우 큰 자원이기 때문에 시급히 지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건냈다. 

특히, "21세기의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의 중심이 문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문화재청은 확대된 조직과 예산을 가져야 한다"며, "현재 천연기념물과 하나에 머물러 있는 문화재청 조직은 명승과 신설과 함께 최소한 국단위의 행정직제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연유산을 연구하는 연구소의 기능도 독립되어 더욱 활발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하며, 앞으로 자연유산분야의 발전은 곧 문화재청의 발전이라는 관념이 문화재 관계자 모두에게 각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전통 구곡 팔경의 역사와 의미(안장리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 ▲전통 구곡경영의 현황과 인문학적 인식(이향배 충남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한국의 팔경도와 구곡도(박해훈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실장), ▲우리나라 명승과 구곡 팔경에 대한 다양한 공간분석(장은미 서울시립대학교 지리학과 겸임교수), 전통 구곡과 팔경의 명승자원으로서의 경관적 가치(이행열 상명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등이 발제됐다.


안장리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 이향배 충남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박해훈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실장, 장은미 서울시립대학교 공간정보학과 겸임교수

이행열 상명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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